사설 - 제주도에서 순교한 三聖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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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제주도에서 순교한 三聖을 기억하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7.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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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의 감옥인 제주섬에 조선왕조 5백 년간 수많은 이들이 유배되었다. 조선시대에만 약 2백여 명이 제주에 유배됐는데, 이중에는 조선시대 억불정책에 맞서 불교중흥을 위해 헌신하다 유배당한 조선불교의 순교삼성인 천태 행호(天台 行乎.?~1447)·나암 보우(懶庵 普雨. 1507~1565)·환성 지안(喚惺 志安. 1664~1729) 스님이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천태 행호 스님은 제주로 유배되었다가 그해 참수 당했고, 나암 보우 스님은 455년전 8월 애월읍 어도봉에서 당시 제주 목사 변협에 의해 얻어맞아 죽었다. 그리고 환성 지안 스님은 제주도로 유배당한 다음 그해 7월 7일 참수되었는데, 사흘 동안 산과 바다가 끓었다고 한다.
이처럼 사대부 유배인과는 다르게 불교계의 고승들은 조선시대 불교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듯 참수 당한다.
조선시대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유교임에도 불교가 왕실의 비호를 받고 성장하는 것이 유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권력을 쥔 사대부에게는 눈에 가시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제주에서 고승들이 사라진 그 자리에는 ‘절오백 당오백’이라 불리던 제주에서 불교의 명맥이 끊긴 섬이 되어 버렸다.
유교라는 지배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 현실적으로 피폐해진 불교의 중흥을 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백성들에게 불법의 진리를 전하고자 했던 조선시대 고승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천주교는 순교성인에 대한 숭모사업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불교계는 제주에서 순교하신 스님들에 대해서는 하나된 마음으로 다례재를 봉행하는데 인색한 상황이다. 물론 평화통일불사리탑사에서 매년 8월15일, 순교성사 봉찬대재를 봉행하고 있지만 제주불교계 전체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제주불교는 과거의 이와 같은 스님들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라도 제주 사부대중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순교삼성에 대한 참 가치를 재발견하고 스님들의 유업을 받들고자 하는 추모 다례재를 제대로 지낸다면 그 순교가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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