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봉려관 스님 탄신 155주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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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봉려관 스님 탄신 155주년에 부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7.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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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불교가 몰락한 것은 조선 숙종 28년(1702년) 제주목사 이형상이 부임한 때로부터다. 이형상 목사는 제주시 광양리에 있는 광양당을 부수게 한 것을 시작으로 전도에 있는 당을 모조리 부수어 버리고 해륜사, 만수사를 불태웠으며, 불상들을 바다에 던져버렸다.
물론 백해무익한 음사(淫祠)를 없앤 것이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옥석을 가리지 않고 사찰을 불태워 버린 것은 조선이 불교를 탄압하고 공자의 도를 숭배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로 인하여 고려 시대부터 백성들의 피와 땀, 막대한 국비를 들여 만들어 놓은 국보급 문화재가 되고도 남을 사찰들을 불태워 버린 일은 너무나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후 200여 년간은 제주도에는 사찰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바로 이때 등장한 해월당 봉려관 스님은 약 200년 동안 불교의 자취마저 사라져버린 제주에서 불문에 귀의해 온갖 고난과 핍박 속에서도 오직 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큰 원력을 세워 제주 땅에 불교의 씨앗을 뿌렸다. 관음사 창건을 시작으로 십 여 개의 사찰을 창건 및 중창하였으니 근대 제주불교의 큰 선각자요, 제주불교의 중흥조시다. 또한 일제강점기 ‘법정사 무오항일운동’의 주역인 김연일·강창규 스님들께 거처와 자금을 제공하는 등 항일운동의 중심에 섰던 애국자이기도 하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는 봉려관 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다. 특히 봉려관스님의 업적은 불교의 명맥이 끊긴 제주도에서 오늘날의 근대불교가 자리 잡는데 그 기초를 다졌다는 차원에서 추앙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한 봉려관스님의 추모다례재가 탄신 155주년을 맞아 관음사에서 봉행되었다. 지난 7월 18일, 사단법인 봉려관선양회와 본지가 공동으로 추최한 해월당 봉려관 스님 탄신 155주년기념 제6회 전국신행수기 공모 시상식을 통해 다시 한번 스님의 고귀한 정신을 기렸고, 봉려관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반가워요 봉려관’ 도 편찬해 대중과 어린이들도 알기 쉽게 접하게 했다. 
봉려관스님 탄신 155주년을 맞아 우리 불자들은 스님의 원력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욱 제주불교의 중흥을 위한 서원을 저마다 세우고 실천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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