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했던 일상의 쉼표, 템플스테이
상태바
갑갑했던 일상의 쉼표, 템플스테이
  • 이진영 기자
  • 승인 2020.07.29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삶의 여백과 마음속 빈 공간을 돌아볼 기회
관음사 템플스테이
관음사 템플스테이

 

음이 음악이 되려면 최소한 장단과 고저 정도는 가져야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음과 음 사이의 여백이다. 여백이 없는 음이란 기계적 소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음악을 감상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음을 받아들이려면 음이 울릴 수 있는 마음속 빈 공간이 있어야한다. 각박하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여백이나 마음속 빈 공간이란 좀처럼 쉽게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제 장마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휴가시즌이 시작될 것이다. 덩달아 스님들의 수행의 공간인 사찰이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으로 불자가 아닌 대중들에게까지 활짝 열린다. 우리들의 삶의 여백과 마음속 빈 공간을 돌아볼 기회이다. 

▲금룡사 템플스테이
▲금룡사 템플스테이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코로나19라는 국면으로 올해의 템플스테이는 참으로 곡절이 많았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지난 2월24일 템플스테이 운영을 전면 중지했다가 지난 4월 20일, 전국 139개 템플스테이 사찰의 프로그램 운영을 일부 재개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스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분들이 우울감과 피로를 호소하고 있어 대국민적 ‘코로나 블루’ 극복에 도움이 되고자 템플스테이 운영을 재개했다”며 “템플스테이를 통한 문화사업단의 사회공익적 역할 강화와 대국민 힐링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제주 지역에서도 관음사·금룡사·백제사·약천사 등 4개 사찰이 7월 26일에서 31일 사이에 템플스테이를 시작할 예정이다.

▲백제사 템플스테이
▲백제사 템플스테이

 

한라산 650m 기슭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주지 허운 스님)는 당일형·체험형·휴식형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당일형은 관음사에서 3시간가량 머물며 사찰안내와 108 염주 만들기 등 불교 문화체험, 그리고 스님과의 차담 등이 가능하다. 1박 2일 일정의 체험형은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자연 속에서 수행체험과 불교문화체험을 통해서 일상생활 가운데서도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을 배운다. 1박부터 가능한 휴식형은 사찰에서 자유롭게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자유정진 시간 중에 한라산에 오를 수 있으며, 사찰안내와 스님과의 다담시간 또한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제주 동쪽 바닷가가 아름다운 김녕리에 위치한 금룡사(주지 현도 스님)에서도 템플스테이를 시작한다. 

▲약천사 템플스테이
▲약천사 템플스테이

 

마찬가지로 당일형은 금룡사에 3~4시간 정도 머물면서 사찰안내, 108 염주 꿰기, 스님과의 차담, 파도명상, 바닷가 걷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체험형은 108배와 참선, 스님과의 차담을 통해서 불교의 전통과 사찰의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붇다쉼팡은 금룡사의 휴식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오리엔테이션, 예불, 공양시간 등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자유롭게 바닷가 산책, 명상, 독서 등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서귀포시 대포동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 소속 사찰 약천사(주지 덕조 스님)에서는 두 개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체험형은 올레길 걷기명상, 호흡명상 및 요가와 108염주 만들기, 108배, 스님과의 차담 등 불교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몸과 마음을 정화해보는 기회를 제공하며, 휴식형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이 사찰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자신을 돌아보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보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약천사 템플스테이에서 타종을 하는 참가자
▲약천사 템플스테이에서 타종을 하는 참가자

 

아름다운 제주의 청정자연과 수려한 경관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제주 백제사(주지 원오 스님)의 템플스테이는 이미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이름이 높다. 하지만 인근 지역에서 코로나19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현재는 예약을 받고 있지 않다. 관계자는, “코로나19 전파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감염우려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예약을 받을 예정”이라 하면서, 이번에도 백제사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템플스테이 문의나 예약은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통합 운영하고 있는 ‘템플스테이’ 홈페이지에서도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