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고통 나누던 조상들의 공동체정신으로 위기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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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고통 나누던 조상들의 공동체정신으로 위기 극복해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0.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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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의 안녕과 코로나19 극복기원 제21회 한라산 영산대재 봉행
예년에 비해 코로나19로 축소하여 진행된 한라산 영산대재
예년에 비해 코로나19로 축소하여 진행된 한라산 영산대재

 

제21회 한라산 영산대재가 10월 10일(토) 오후 2시 제주관음사 삼성각 앞에서 봉행되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교구장 무소 허운 스님)가 주최하고,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가 주관한 이번 영산대재는 도내 대덕스님과 여러 스님들, 오영훈 국회의원과 본지 김군호 이사를 비롯한 기관단체장, 신행단체장과 최소한의 인원이 참석하여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영산대재는 예년과 달리 프로그램을 축소하여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수칙에 부응하였다.   
한라산 영산대재는 탐라시대 전통 재례 문화를 복원, 재현하여 제주지역사회의 전통문화 계승과 제주창조의 신화.설화. 역사 속에 응결된 선조들의 고난과 원한을 씻어내며, 위대한 정신과 저력을 계승.발전하여 조상들 간에 서로 화해하고 신과 정령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화해함으로써 이 땅을 해원상생과 발전을 위한 평화와 문화의 섬으로 기운을 조성하고 민족의 평화통일과 번영을 기원하는 제주도민의 탐라문화 중심 재례이다. 특별히 이번 영산대재는 한라산신에게 코로나19 극복과 제주도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내용에 맞추어졌다. 

좌남수 총제관과 이영진.이양문 부제관이 축문을 올린후 소지를 하고 있다.
좌남수 총제관과 이영진.이양문 부제관이 축문을 올린후 소지를 하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 삼신산 중 하나인 제주 한라산 산신에게 공양을 올리는 경신공양재를 봉행했다. 총 제관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좌남수 의장이, 부제관은 이영진 제주부시장과 이양문 서귀포 부시장이 맡았으며, 분향과 헌화로 부처님 전에 예를 올렸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인 좌남수 총제관은 ‘축문’에서,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재난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으나 한라산 산신님과 제주 해신님이 보살펴주셔서 제주도민의 안녕과 화평을 내려주소서!”라고 기원했다. 

봉률 우경 스님에게 무소 허운 스님이 가사를 올리고 있다.
봉률 우경 스님에게 무소 허운 스님이 가사를 올리고 있다.

 

제주부시장인 이영진 부제관은 ‘축문’에서 “설문대할망, 영등할망, 고량부 삼성, 제주입도조 75위, 제주역사문화 개척선조시여!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제주도민들을 위하여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라고 기원했고, 서귀포시 부시장 이양문 부제관은 “제주도 향토수호신 369신이시여! 우리를 보살피시고 어여삐 여겨 어려움 없이 무사.평안하도록 지켜주시옵소서!”라고 기원했다. 
이어진 권공의식은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15호 제주불교의식보존회 성원 스님, 능혜 스님, 대진 스님, 일향 스님, 수지 스님 등이 권공의식과 천수바라 의식공연에 이어 관음사 회주인 봉률 우경 스님을 필두로 무소 허운 스님(관음사 주지)과 대덕스님 및 참석내빈들의 헌화 및 헌향이 이어졌다. 

신도들이 스님들에게 가사를 올리고 있다.
신도들이 스님들에게 가사를 올리고 있다.

 

중단권공을 마치고, 봉행위원장인 무소 허운 스님은 ‘환영사’에서, “가을은 성찰과 감사의 계절입니다. 이 좋은 계절에 가장 큰 왕오름인 민족의 영산인 한라산 영산대재를 올리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류대재앙인 코로나19로 인해 이번 영산대재는 축소하여 봉행하게 되었고, 이 상황이 그치지 않고 계속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 재앙이 하루빨리 극복되도록 부처님과 한라산신에게 기원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봉률 우경 스님이 회향사를 하고 있다.
봉률 우경 스님이 회향사를 하고 있다.

관음사 양방규 신도회장은 ‘인사말’에서, “코로나19의 대재앙과 길고긴 장마와 태풍 피해를 입은 도민들과 고통 받는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내리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의회 좌남수 의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날의 아픔과 갈등을 모두 털어내고 영험한 부처님께서 선조들의 고난과 아픔을 모두 풀어 극락왕생의 길로 이끌어주시고, 코로나19가 조기에 종식되도록 기원합니다. 또 제주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협력과 화해로 도민이 모두 하나가 되도록 굽어 살펴 주시기를 발원한다”라고 기원했다.   

무소 허운 스님의 환영사
무소 허운 스님의 환영사

김문자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신도회장은 ‘인사말’에서, “경자년 올해는 상상하기 힘든 병마의 피해와 긴 장마로 모두에게 힘든 한해였습니다. 오늘 대재는 우리 선조들이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이웃과 고통을 나누던 공동체정신에 감사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오늘 우리의 후손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공동체정신의 실천과 이웃을 위한 보살행에 솔선수범하기를 부처님께 발원합니다”라고 다짐했다. 
이어진 가사불사회향 순서는 신도들이 정성을 지어 스님들께 수승한 가사를 올리는 순서로, 이번 가사불사는 모두 6,520만원을 모연해 이루어졌다. 불자들은 “중생들의 무량복덕인 스님들을 공경하며, 거룩한 해탈복을 입고 중생을 제도하여 주시고, 이 공덕으로 스님들께서 수행정진하여 이윽고 성불을 이루소서”라며 발원했다. 

 

가사전달식은 먼저 무소 허운 스님이 봉률 우경 스님께 가사를 올렸고, 이어서 총무국장 응진 스님이 교구장 허운 스님께 가사를 올렸다. 그리고 신도들이 비구.비구니스님께 가사를 올렸다. 
이어 봉률 우경 스님은 ‘회향사’에서, “불자들이 한마음으로 스님들께 가사를 보시해주셨지만, 그 가사불사를 지은 공덕을 불자들이 가져가시라. 가사의 상징은 근본을 나타내며, 그 근본이란 복과 지혜가 평등하고 사람과 영혼이 평등한 것이다. 장삼의 양쪽 소매 날개는 사성제를 나타내고, 아래쪽 치마폭이 여덟 폭이라 팔정도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법을 펼쳐서 대중들에게 주고 가는 것이 스님들이 가사 장삼을 입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불자들은 스님과 부처님을 가까이 하여 그 은혜를 받으시라.”고 축원하였다. 

권공의식을 하는 제주불교의식보존회 스님들.
권공의식을 하는 제주불교의식보존회 스님들.

 

다음으로 백만원력 결집불사 모연기금을 전달하는 순서를 가졌다. 조계종단 차원에서 추진된 이 백만원력결집불사는 하루 100원을 모아 그 기금으로 인도 보드가야에 한국사찰을 설립하고, 경주 남산에 마애불 조성과 군법당 및 도심포교당 건립, 그리고 불교병원과 요양원 건립에 사용된다.  
이번 모연금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말사 신도들과 전국 각지에서 제주도와 인연이 있는 공덕주들이 모았다. 이날 상징적으로 불탑사 어린이들이 발우저금통을 올리며, 대미를 장식했다. 그동안 모인 2천만 원은 김문자 교구신도회장이 대표하여 교구장인 무소 허운 스님께 전달했으며, 10월19일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에게 직접 전달된다. 
마지막으로 화주단장 양정인 보살에게 관음사불사 공로감사패를 전달하고, 비록 축소된 형태로 진행되었던 영산대재가 관음시식으로 뜻 깊은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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