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행 - 도내 성지순례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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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행 - 도내 성지순례길에서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1.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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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섭 _ 서귀포불교대학 재학생 회장
송봉섭 _ 서귀포불교대학 재학생 회장

도내 사찰순례가 있던 11월 1일 아침은 가을바람이 유독 차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그간 열심히 달려왔던 나는, 사찰 성지순례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설레었다.
서둘러 일찍 불교대학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얼려다본 가을 하늘은 그 속에 풍덩 빠지고 싶은 생각이 들만큼 청명했다. 가을 하늘의 공활함이 극치랄까... 
버스를 타고 약 50분, 설렘을 안고 첫 순례지인 관음사에 도착했다. 학장님으로부터 관음사의 유래를 이해하기 쉽게 들었고 관음사는 고려 문종 때 창건되어 숙종 때 억불정책으로 이형상 목사가 폐찰을 한 이후 200년간 제주엔 불교와 사찰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관음사는 1908년 봉려관 스님이 창건했는데 처음에는 무당이었으나 비양도 가는 길에 풍랑을 만나 사경에 이르렀을 때 관음보살 신력으로 살아나자 이듬해 관음사를 지었다고 한다.
관음사 대웅전, 미륵대불과 석조상, 방사탑, 녹원전법상에 예를 올려 소원 성취를 빌고 마음의 깨달음을 얻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40기 법우님들과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사찰 분위기에 녹아 사진들도 찍으며 모두들 싱글벙글 좋아서 웃는 모습들이 나의 마음까지 동심 속으로 빨려가는 느낌이었다.
관음사 순례를 마치고 삼양동 원당봉 굼부리 안에 있는 문강사를 탐방했다. 원당봉 굼부리가 외부지형을 감싸 풍수를 모르는 나도 참 좋은 명당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세 번째 순례는 원당봉 기슭에 있는 불탑사로, 몽골 지배 시대에 제주도의 3대 사찰의 하나로, 원나라 기황후가 사신을 보내 삼첩칠봉 명당에 절과 불탑을 지어 불공을 올려 아들을 얻었다고 한다. 특히나 5층 석탑은 다른 탑과 달리 제주의 현무암으로 제작하였는데 북극성을 향해있어 별보고 점치거나 별 기운 따라 인간 개인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천문사상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또한 제주에 불교가 수용된 시기와 몽고가 제주를 지배했던 사실 등을 알려주어 국가 문화재로 등록이 되어 보물 제1187호로 지정되었다.
네 번째 순례는 원당사로서 세 종파가 자리한 원당봉의 기운이 서린 곳으로, 원나라의 법화사상을 착안한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내세워 아들을 얻기 위해 절을 세웠다는 사찰이었다.
마지막 순례지는 조천리에 있는 평화통일 불사리탑이었다. 불사리탑은 성지순례 전에 그 앞을 자주 지나다니면서 독특한 건물 양식으로 지은 사찰이라 궁금한 점이 많아 감회가 새로웠다.
 불사리탑사는 이념 갈등으로 우리나라 분단돼 억울하게 숨져간 영령들을 위로하고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고관사 주지였던 도림 스님의 원력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또한 불사리 탑 안은 원형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우주의 완전한 평화와 행복의 의미를 상징한다고 한다. 내 자신 또한 불사리 탑을 보며 마음 한켠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의 평화 통일을 잠시나마 기원하였다.
이번 성지 순례를 통해 법우들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우리들이 평소에 이해하지 못하고 알지 못한 부분을 많이 알고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고 코로나19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할 안전 수칙을 잘 지켜주어 무탈하게 성지 순례를 마칠 수 있었다. 
우리 삶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보물은 우리 내면의 참된 깨달음으로 자기 자신을 활짝 열어 놓는 것이다. 이번 성지순례를 같이 해주신 법우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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