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족쇄를 풀어줄 창밖의 108要談”⑭ 내 말을 믿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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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족쇄를 풀어줄 창밖의 108要談”⑭ 내 말을 믿지 말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1.1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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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확실성의 원리, 하이젠베르크

하이젠베르크는 독일의 이론 물리학자이다. 그는 1925년 양자역학의 구조를 발표했으며, 1932년 원자핵이 중성자와 양자로 구성됨을 발표하고 우주선의 이론적 분석 등, 양자 역학의 기초적 제 문제를 연구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또 아이작 뉴턴 이후 강한 객관성을 무너뜨린 사람이기도 하다. 강한 객관성이 양자론 물리학에서 무너져 버린 셈이다. 즉, 의식에 의해 대상이 일어나고 의식하는 사람에 따라 대상이 다르게 인식된다는 이론, 그는 이것을 양자역학의 철학적 해석인 ‘불확실성의 원리’라고 했다.
양자역학은 물리학일 뿐만 아니라 깊은 철학적 사색과 연관되어 있으며, 그래서 소위 닐스 보어의 상보성 이론과 함께 코펜하겐 해석이 확립되게 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신이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주사위를 굴리지 않는다.” 즉 코펜하겐 해석에 저항하며 반기를 들었다. 

-상보성이론(相補性理論): 불확실성의 원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한 쌍의 양(量: 운동량과 위치)에서 한쪽을 정확히 결정할수록 다른 쪽은 부정확하게 된다는 이론.

호리유차천지현격

신심명(信心銘)은 삼조(三祖) 승찬 스님이 지은 4언(言) 146구(句) 584자(字)로 이루어진 운문(韻文)형식의 책이다. 중국의 조사 스님들이 남기신 책 중에서 나는 신심명과 영가 스님이 지은 증도가(證道歌)를 특별히 좋아한다. 신심명에 ‘호리유차천지현격(毫釐有差天地懸隔)’이라는 구절이 있다.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나면 하늘과 땅 사이처럼 멀어진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카오스이론의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개념은 아주 미세한 변화 하나가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빚어낼 수 있다는, 미국의 에드워드 로렌즈 박사(메사추세츠공과대학 수학자)의 이론에서 나온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나비 한 마리가 일으킨 날개짓이 대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텍사스 주에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된 이론이다. 
로렌즈는 낡은 컴퓨터로 같은 계산을 두 번 했다가 엄청나게 다른 답을 얻은 적이 있었는데, 그 원인을 꼼꼼히 조사한 끝에 입력 때의 0.0001도 안되는 아주 미미한 차이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깨달음이 10년뒤, 1972년 발표된 나비효과 논문으로 발전했다. 

내 말을 믿지 말라

불교는 과학의 종교이자 깨달음의 종교이다. 다시 말하면, 깨달음의 길은 무작정 믿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과학적인 방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위대한 고타마 붓다께서는 내 말을 믿지 말라. 동의하지도 말라. 내 말을 듣고 사실인지 실험해 보고 내가 말한 대로 그러한 현상이 일어난다면 그때 그것만 확신하라고 했다. 이것을 대승불교 경전인 수능엄경 이근원통(耳根圓通) 품에서는 문(聞, 듣는 지혜), 사(思, 생각하는 지혜), 수(修, 실참수행의 지혜)로 기술하고 있다.
그래서 불교를 이해하는 많은 현대 물리학자들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불교를 ‘깨달음의 과학’ 또는 고타마 붓다를 ‘깨달음의 과학자’라고 부르고 있다. 
과학의 최종 목표물은 과학적인 지식이며, 과학적인 지식의 최종 목표물이 것들(개념: 비행기, 자동차, 선박, 기타 등등)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이 개념들이 지식적인 이론을 통해 완성되려면 여기에 동원되는 이론의 전문술어가 분명해야 되고, 관례적인 또는 추상문자가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과학의 가장 기초적인 입장이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대중들 앞에서 부처님 말씀을 전한답시고 자기 말만 늘어놓는가 하면, 이해도 가지 않는 온갖 추상문자를 동원해서 추상적인 설명이 더 어렵게 이러쿵저러쿵 늘어놓곤 하는 모습을 적잖게 보게 된다. 불교는 추상적이지 않다. 날이 갈수록 현대 과학이 불교의 진리됨을 입증해 가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불자라면 과학에도 눈을 한 번 돌려 보시기를 권장해 드리고 싶다. 앞장에서 말한 신심명의 구절을 다시 한 번 되읽어 보시고, 로렌즈 박사의 나비효과가 우리 불교인들에게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지를 되새겨 볼 일이다. 

증도가(證道歌)를 지으신 영가현각(永嘉玄覺) 스님께서는 “만약 헛된 말을 하여 중생을 속이려 한다면 티끌모래와 같은 겁이 다하도록 발설지옥의 고통을 자초하리라.”라고 했다. [약장망어 광중생 자초발설 진사겁(若將忘語 誑衆生 自招拔舌 塵沙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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