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가 곧 법문 - 법상 스님의‘사찰 벽화’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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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가 곧 법문 - 법상 스님의‘사찰 벽화’강좌
  • 이진영 기자
  • 승인 2020.11.25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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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 스님은 한국의 사찰 벽화 대다수가 중국불교의 잘못된 관점에 의해서 오류가 많다고 지적했다.
법상 스님은 한국의 사찰 벽화 대다수가 중국불교의 잘못된 관점에 의해서 오류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한 달 동안 불교문화강좌를 이어온 선덕사(주지 학균 스님)에서 다시 불자들을 위한 교양 강좌를 마련했다. 지난 11월 22일(일), 선덕사가 주최하고 제주불교청년회(회장 김보성)가 주관하는 ‘사찰건축학개론’ 강좌가 선덕사에서 열렸다. 강의를 맡은 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 스님은 ‘벽화가 곧 법문’이라는 신념으로 전국 곳곳을 누비며 모든 사찰의 벽화 사진을 찍고 이와 관련 경전을 찾아 연구해왔으며,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의 저자이기도 하다. 
법상 스님은 이날 강의에서, 부처님의 탄생에서 부터 열반까지의 과정을 여덟 가지 주제로 한 그림인 ‘팔상도(八相圖)’ 중,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을 예로 들며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되면서 왜곡되었다고 지적했다.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부처님은 눈 구경을 한 번도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부처님이 돌아가시고 중국으로 불교가 넘어오는데 500년이 걸렸습니다. 당시 중국 사람들은 설산을 아주 중요시 여겼어요. 설산이라는 것은 눈은 깨끗하잖아요. 깨끗하다는 것은 성스럽다는 얘깁니다. 성스러운 곳에서 공부를 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보리수나무는 눈 오면 다 죽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설산에서 공부를 하셨다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거는 중국 불교가 보는 관점이지 틀리다는 겁니다. 부처님은 설산에서 수도한 게 아니라 보드가야 보리수나무 아래서 수도를 하신 겁니다.”라는 말로 경전에 없는 이야기가 후대에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 되면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부처님은 출가를 인적이 없는 깊은 설산으로 하여 고행을 한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그 때 당시 가장 번성하고 가장 강력하였던 마가다국의 수도에서 했다는 것이다. 

선덕사 사찰건축학개론 문화강좌가 성황리에 열렸다.
선덕사 사찰건축학개론 문화강좌가 성황리에 열렸다.

 

스님은 또 불상을 우상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왜 불교에는 불상이 없어야 하는가. 저희 절에는 있습니다. 불상한테 절하는 사람은 불쌍한 사람입니다. 서산대사의 선각귀감에 나오는 말입니다. 불상이 영험이 있다고 절을 하는 것은 우상숭배라는 겁니다. 불상은 영험이 없습니다. 그럼 불상은 왜 필요하냐. 믿음을 일으키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마치 살아있는 부처님이 내 앞에 딱 믿음을 일으키기 위해서 불상이 있는 것이지 불자가 이것을 모르면 자꾸 불상에게만 치중하게 됩니다. 당나라 임제선사도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고 외쳤듯이, 부처는 바로 내 ‘마음’이지 밖에 따로 존재하지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불교의 기본 정신이기 때문입니다.”라고도 했다.
법상스님은 불교의 종주국이라 여길 수 있는 스리랑카에서 포교를 18년 동안 하셨다고 밝히면서 그 경험을 토대로 한국불교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저희 절은 스리랑카 포교를 18년 했는데요. 한국불교를 엉터리라고 합니다. 스리랑카 불교는 부처님의 어머니가 마야부인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합니다. 부처는 깨달았다고 하는 뜻인데 사람의 이름이 아니거든요. 깨달았다고 하는데 어떻게 마야부인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스리랑카 법당에는 석가모니불 한 분만 모시는데, 북방불교는 방편이라 너무 많이 다양한 불상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불교는 석가모니부처님 한 분이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선덕사는 이번 강좌를 끝으로 경자년 문화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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