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코로나 블루 속에 저무는 경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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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코로나 블루 속에 저무는 경자년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2.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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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밝았을 때, 기대와 희망에 부풀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2019년이 어려움이 컸던 탓이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경제보복, 성장률 1%대 추락 등으로 가정도 나라도 한숨이 가득한 해였다. 그래서 경자년이 밝아오면 재물을 뜻하는 ‘흰쥐’가 복을 가져와 살림이 나아지고 부지런한 쥐처럼 모두들 바쁜 일상 속에서 새로운 꿈이 부풀어 오를 것으로 생각했다.    
그랬던 경자년이 코로나19의 공포 속에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표류하듯이 한해가 저물고 있다. 2020년 초만 해도 코로나19 전염병은 몇 개월 유행하다 사라질 것으로 안이하게 생각했다. 그러던 것이 문명의 이기인 교통수단을 따라 전세계로 급속하게 퍼져나갔고, 다양한 변종과 후유증까지 발생해 해를 넘기는 지금까지 전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생활의 근간을 흔들고, 인류문명이 바이러스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무기력한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앞에 도쿄올림픽도 국제무역도 인적 교류도 멈췄다.  
연말에 들어서면서 백신이 개발되어 95%이상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 아직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예정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코로나대란이 멈출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사망자 숫자라는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와 소외된 이웃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도 들려오고, 여기저기서 못살겠다는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코로나블루라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까지 얼마나 치유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편, 우리는 또 다른 희망을 확인한 한 해였다.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방역당국, 어려운 이들을 위해 달려가는 119대원들, 자원봉사자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시민들, 그리고 특히 사회적 환란에 슬기롭게 대처한 불교계의 노력들이 올 한해를 빛낸 영웅들이다.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하는 그날까지 경자년이 우리 역사에서 전화위복의 추억으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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