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125)
상태바
제하스님의 법구경 (125)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2.30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5.
순진한 사람을 속이고
깨끗하고 때묻지않은 이를 해친다면
악은 도리어 어리석은 자에게 돌아간다.
마치 바람을 향해 던진 먼지처럼

- 사냥꾼 koka 이야기 -

어느날 아침, koka는 사냥개들을 데리고 사냥을 하러 가던 중 탁발을 위해 마을로 가던 수행자를 만났다. 그는 그것을 나쁜 징조라고 생각하며 “재수없는 놈을 만났다. 오늘은 공쳤구나”라고 하며 길을 갔다. 
그 후 장로는 마을로 들어가 탁발을 하고 공양을 마치고 승원으로 돌아가는데 사냥꾼은 장로를 보고 “오늘 아침에 만난 재수없는 놈이구나, 숲에 갔다가 공쳤다. 내앞에 불쑥 나타났으니 내 개들의 밥이나 되라.”고 생각하고 사냥개들을 장로에게 들이 댔다. 
그러자 장로는 “재가 신도여, 이러지 마시오” 라고 했지만 그는 사냥개들을 풀어 장로를 물라고 했다. 
장로는 재빨리 나무 위로 올라가 개가 덤비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사냥꾼은 화살 촉으로 장로의 발바닥을 찔러댔다. 장로는 너무 아퍼 이리저리 피하다가 가사를 잘 여밀수가 없었고 그 사이 가사는 흘러내려 사냥꾼 머리 위로 떨어졌다. 
사냥개들은 장로의 가사를 뒤집어 쓴 사냥꾼을 장로로 오인하고 물어 뜯었다. 나무 위의 장로는 나뭇가지를 꺾어 개들에게 던졌고, 그제서야 개들은 주인을 물은 것을 알고 숲으로 도망쳤다. 
장로는 나무에서 내려와 사냥꾼이 죽은 것을 보고 몹시 미안했고, 자신의 가사를 뒤짚어써서 죽은 것이니 자신의 책임이라는 자책을 했다. 해서 그는 부처님을 찾아 뵙고 의구심을 품기로 했다. 
부처님께서는 “내 아들아! 안심하라. 의구심을 내려놓으라. 그대는 사냥꾼의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계율을 범한 것도 아니다. 사실, 사냥꾼은 죄없는 그대를 공격하여 파멸을 자초한 것이다.”라고 하시며 게송을 들려주셨다. 가르침이 끝나자 수행자는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