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소처럼 근면히, 흰색처럼 모든 악재 깨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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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소처럼 근면히, 흰색처럼 모든 악재 깨끗이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2.3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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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하늘과 줄기를 상징하는 천간(天干) 신(辛)과 땅과 가지를 상징하는 지지(地支) 축(丑)을 짜 맞추어 해석하면 신축년은 하얀 소의 해이다. 이는 십간 중 여덟 번째인 신이 색으로 볼 때 흰색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은 소를 한 식구나 다름없이 소중히 여겼다. 또 소는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희생제물이기도 하며, 소 발굽으로 나라의 중요한 일을 점치기도 한다. 소띠생은 근면하며 입이 무겁고 뚝심과 추진력이 강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더불어 소는 우리민족에게는 부를 불러오고 화를 막아주는 존재로 인식돼 왔다. 
선가(禪家)에서의 심우도(尋牛圖)는 깨달음을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불교적 가르침이다. 심우(尋牛)-견적(見跡)-견우(見牛)-득우(得牛)-목우(牧牛)-기우귀가(騎牛歸家)-망우존인(忘牛存人)-인우구망(人牛俱妄)-반본환원(返本還源)-입전수수(入廛垂手)에 이르는 점수(漸修)의 과정을 통해 도달하는 해탈열반의 경지를 소를 통해 은유로 설명하고 있다.   
‘유교경(遺敎經)’에서는 소의 야성적인 면을 통해 계(戒)로서 오근(五根)을 제어하고 오욕(五欲)에 들지 않도록 소와 목동의 비유를 들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 것을 가르치고 있고, ‘앙굿따라니까야’의 ‘소치는 사람경’에서는 소치는 사람이 항하를 건너가는 것을 수행자가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에 비유하고, 소치는 목동이 소를 다룰 때의 열한 가지 법이 수행자에게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제주불교계는 새해를 맞았지만, 5인 이상의 대면집회가 전면 중단됨에 따라 새해맞이 법회와 각종 신행집회를 열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해 연말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위기상황이 고조되고 있고, 변종 바이러스까지 유입되는 등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확진자 숫자는 8천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176만 명을 넘어섰다. 
신축년은 호시우보(虎視牛步)하되,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처럼 소의 걸음으로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결코 뒤걸음치지 않는 자세로 끝까지 이 고난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시련은 인생을 더욱 아름답고 빛나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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