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족쇄를 풀어줄 창밖의 108要談” - 일체제상一切諸相이 신비의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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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족쇄를 풀어줄 창밖의 108要談” - 일체제상一切諸相이 신비의 화두
  • 황경환 (21세기불교포럼 공동대표, 전 울산불교방송 사장)
  • 승인 2021.01.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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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환 - 21세기불교포럼 공동대표, 전 울산불교방송 사장
황경환 - 21세기불교포럼 공동대표, 전 울산불교방송 사장

중국 선종에는 크게 오가칠종(五家七宗)의 계보가 있다고 앞장에서도 전술한 바 있는데, 그 가운데 임제종의 한 계보인 양기파의 대혜종고 선사(1089-1163)가 간화선(看話禪)을 주창했다.
간화선에는 화두[話頭:공안(空案)]의 종류가 무려 1,700여 가지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불교의 핵심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다 보면, 성자의 지위(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에 오르기 전에는 사실 이 세상 모든 형상이 화두(話頭) 아님이 무엇이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 왜냐하면 진실로 인간의 인식 세계에서 지각된 ‘안다’는, ‘바르게 안다’(正見)가 아니라 모두가 개념으로 인식된 ‘안다’이기 때문이다. 개념으로 아는 것(형상으로 아는 것)은 바르게 아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불교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는 지극한 상식이다. 그래서 이 세상 모든 형상이, 깨어나지 못한 일반 범부 중생에게는 모두가 화두일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중국 선종의 초조 달마 대사는 양무제 임금과의 대화에서 ‘짐 앞에 있는 그대는 누구인가?’라고 물었을 때 ‘모릅니다.’[不識]라고 대답했을까?
소크라테스는 그의『대화록』에서 ‘내가 안다는 것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것 하나를 알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하면, “소크라테스 자신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라는 이 한 가지 사실을 안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는 말로 표현된다. 때문에 인간은 태어나면 누구나 늙고 병들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알고 있는 이 사실 역시도 ‘바르게 안다’[五見]가 아니고, 전도된 망상에서 비롯된 관념(觀念)의 세계가 조작한 ‘그릇되게 안다’의 현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진실을 올바로 완전히 깨달은 분이 바로 고타마 붓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중도(中道:팔정도[八正道]의 이치를 통해 무명(無明)에서 비롯된 이 관념의 족쇄를 풀어 버릴 때 비로소 정견이 열리는 것이며, 이를 두고 금강경에 나오는 4구게의 한 구절에서는, 모든 상(相)이 상(相) 아님을 알면 즉시 여래를 본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래(如來)는 부처님의 10가지 명호 가운데 첫 번째 명호로서 가고 옴이 없는, 즉 생사를 뛰어넘은 “진리의 화신”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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