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족쇄를 풀어줄 창밖의 108要談” -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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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족쇄를 풀어줄 창밖의 108要談” -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
  • 황경환 - 21세기불교포럼 공동대표, 전 울산불교방송 사장
  • 승인 2021.01.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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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환 - 21세기불교포럼 공동대표, 전 울산불교방송 사장
황경환 - 21세기불교포럼 공동대표, 전 울산불교방송 사장

관념(觀念)의 족쇄에 묶여 있는 
사람을 중생이라고 하고,
관념의 족쇄를 풀어버린 이를 
깨어난 이라 하네.
관념이 만든 세계를 
세간(世間)이라 이름하고,
관념의 세계를 뛰어넘으면 
그곳이 바로 출세간(出世間)이리.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을 
벌려 놓았네.

관념을 여기서 두 가지 의미로 설명한다.
첫째는 관례적 일상용어인 관념의 의미 즉 6근(根) 6경(境) 육식(六識)이 조합해서 만든 18경계(境界)에서 일어난 상념(想念)들이 만들어낸 생각들을 관념이라 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불교 명상수행의 핵심열쇠 낱말이라 할 수 있는 관(觀:vipassan)과 념(念:sati)이 그것이다.
18경계(境界)는 한마디로 관념(觀念)의 세계(世界)이다. 정지, 정념(Sampajanna, sammasati)과 위빠사나(Vipassana) 지혜를 개발하여 관념의 족쇄를 풀어라, 그 구체적 수단과 방법이 8정도이며, 이를 통해 사쌍팔배(四雙八輩: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도와 과를 증득한 사문)의 도(道)와 과(果)를 성취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것은 관념의 족쇄 10개를 완전히 풀어버린, 또는 3개 이상을 풀어버린 상태를 말하며, 부처님은 그런 수행자를 진정한 사문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계신다.
대승불교 경전인 금강경의 대의가 무엇이던가? 오직 관념이 만든 유위법의 세계는 꿈과 같고, 허깨비 같고, 물 위의 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고, 이슬과 같고, 번갯불 같은 상념(想念)의 세계다. 이 산냐(想: sanna)의 노름 놀이를 깨어버리라는 뜻 이외에 무슨 또 다른 것을 말하려 함이 아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데미안』에는 첫머리에 알을 깨고 나오라는 중요한 구절이 있다. 헤세가 말하는 알은 곧 세계이다. 그 세계는 저마다 사람들 자신의 관념이 지어놓은 산냐[想]의 세계가 아니고 무엇이랴!

“부처님께서는 ”어떠한 원인과 조건 때문에 인간의 모습을 한 인간들 사이에 천하고 귀한 차별이 있습니까?“라고 하는 쑤바 바라문 청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바라문 청년이여, 중생(衆生)들의 뭇 삶들은 자신의 업을 주인으로 하는 자이고, 업을 상속하는 자이고, 업을 모태로 하는 자이고, 업을 권속으로 하는 자이고, 업을 의지 처로 하는 자이다. 업이 뭇 삶들을 차별하여 천하고 귀한 상태가 생겨난다“(MN135 업에 대한 작은 분석경).

또 바라문에 대한 명확한 정의(定義)를 내리신 내용이 바셋타경이다(숫타니파타 3품제 9 전재성 역, 맛지마니까야 3권 98 대림스님 옮김). 부처님께서는 바셋타와 바라드와자라 바라문 학인에게 출생과 가계 때문에 혹은 계급 때문에 거룩한 자가 되고 바라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위로 인해 거룩한 자가 되고 바라문인 자가 되고 행위로 인해 이름만 바라문인, 즉 바라문이 아닌 자도 됩니다. 감관을 수호하고 제어하고 자제하고 사는 이것이 바라문이 되고 이것이 으뜸가는 바라문입니다. 이러한 님을 ‘거룩한 님’이라 하고 아라한과 동일시한다고 숫타니파타 주석서 1497에서 밝히고 있다.

실상(實相)에는 가고 옴이 없으나
무지(無知)의 안목(眼目)에는 
가고 옴이 있네.
실상을 증득한 지혜로운 분상에는
실상은 무상이고 무상이 실상이니
그것은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일세.
실상에는 생(生)과 사(死)가 없으나
무지(無知)의 안목(眼目)에는 
생사(生死)가 엄연히 존재하나.
실상을 증득한 깨달음의 경지에는
생과 사가 둘이 아니니
이것은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또한 하나일세.

─세간의 진리(眞理)는 변화무상함이 진리요, 출세간의 진리는 조건 지어짐이 없는 항상함이 진리다. 이 둘은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이다. 탐욕을 제어하여 끓어버리고, 10개의 족쇄를 풀어버려 무지(無知)가 벗겨지면 간다 온다, 무상과 실상, 생과 사, 세간과 출세간이 꿈속의 꿈이요, 세간의 말장난일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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