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 [통일법요집]이 제시하는 불교식 차례상 차리기 술 대신 차로 조상님 은덕 기리는 불교와 孝정신 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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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포교원 [통일법요집]이 제시하는 불교식 차례상 차리기 술 대신 차로 조상님 은덕 기리는 불교와 孝정신 전승
  • 안종국 기자
  • 승인 2021.02.0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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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식 차례에는 술대신 차가, 육류대신 오색나물과 과일을 올린다.
불교식 차례에는 술대신 차가, 육류대신 오색나물과 과일을 올린다.

 

설이나 추석명절에 차례를 지낼 때 불자들은 의례적으로 술을 올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차례법이 불교의례와 상충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차례법은 유교식 차례법으로 불교와는 무관하다. 불교적인 차례에는 술이 등장하지 않고 차(茶)가 등장한다. 차례의 어원도 차에서 비롯됐다. 이로 유추해 보면 우리 전통 차례법에는 차가 올려졌을 것으로 본다. 조계종 포교원이 발행한 <통일법요집>에 소개된 불교식 차례를 소개한다.
불교식 제사와 유교식 제사는 개념부터 다르다. 유교식 제사는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는데 있지만 불교식 재사는 영가로 하여금 애착심을 버리고 미혹에서 벗어나 왕생극락하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명절에는 반드시 엄숙한 불교의식 차례를 봉행함으로써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가문의 소중함과 바른 의식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도리다. 모든 가족들이 빠짐없이 동참하도록 하여 화합과 효도의 근본을 배우고 사후의 세계에 대한 바른 견해를 가지도록 어른들이 모범을 보임으로써 교육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유교식 차례상에는 생선, 육류가 올라가지만 불교식에는 일체의 육류와 생선이 제외된다. 불교식 차례(제사)의 식순은 거불(擧佛), 다게(茶偈), 청혼(請魂), 공양, 묵념, 보공양진언, 광명진언, 찬불가(극락왕생하소서), 발원, 음복 등의 순으로 봉행된다.
차례나 제사를 지낼 때 먼저 위패를 쓴다. 남자의 경우에는 ‘선 엄부 해주후인 무상 ○○○영가’ 라고 쓰고 여자의 경우에는 ‘선 자모 전주유인 보리심 ○○○영가’ 와 같은 형식으로 쓰면 된다. 제사의 경우에는 위패와 사진을 모시고 생전에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준비하되, 오색나물 오색과일을 기본으로 한다. 떡과 나물, 전, 송편, 떡국 등을 준비하며 불교적인 차례상은 좌우에 국화등 현란하지 않은 꽃으로 장엄을 한다. 잔을 올리는 것은 녹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차례상이 준비되면 먼저 조상님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아미타불을 청하는 아미타거불을 한다. ‘나무 극락도사 아미타불’ ‘나무 좌보처 관세음보살’ ‘나무 우보처 대세지보살’ 염송을 3번하면서 절을 올린다.
이어 차를 올리는 ‘다게’를 보통음으로 염송한다. “시방삼세 부처님과 청정미묘하신 법과 삼승사과의 해탈 얻으신 승가에 공양하오니 자비를 베푸사 감응하여 주옵소서”
이어 조상님을 청하여 모시는 청혼을 한다. 차례를 주관하는 이가 “금일 지극정성 설향봉청 제자 (주소) 거주 가족 등 복위 ○○○영가시여, 저희들이 모시는 설 차례에 감응하여 정성으로 올리는 다과를 흠향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하면 가족들은 모두 합창하고 참석가족은 모두 세 번 절을 한다.
온 가족이 합창으로 “저희 자손들이 계.정.혜 혜 해탈 해탈지견의 오분향을 공양하오니.....발원하옵니다”라는 게송을 한다. 이어 차례를 주관하는 제주는 밥그릇 뚜껑을 열고 수저는 밥에, 젓가락은 반찬류에 올려 놓고 세 번 절을 한 뒤 가부좌를 하고 앉아 죽비를 3번 치며 잠시 입정한다.
이어 차례를 주관하는 이가 “오늘 조상님 영가께 올린 모든 진수는 저희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 오린 것이오니 흠향하여 주옵소서.”라고 청한다. 이어 대중들이 영가님께 공양을 올리는 보공양진언 “옴 아아나 삼바바 바아라 훔”을 세 번 염송한다.
이어 마무리하는 진언인 보회향진언 “옴 삼마라 삼마라 미만나 사라마하 자거라바 훔”을 세 번 염송한다. 보회향진언이 끝나면 광명진언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om amoga virocana maha-mudra mani-padma jvara pravartaya hum)”을 3번 외운다.
그 다음은 대중이 합창으로 발원을 한다. “오늘 저희들이 올린 공양을 받으시고 부처님의 진리를 깨달으시어 아미타부처님의 국토, 극락세계에 태어나시어 저희 후손들이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으로 올바른 삶을 영위하여 깨달음을 얻는 길로 이끌어 주시기를 발원하옵니다” 이렇게 차례가 끝나면 함께 <반야심경><금강경><아미타경><무상계> 등의 경전 중 하나를 택해 독송한 뒤 “나무 아미타불”을 7회 혹은 21회 외운다.
마지막으로 대중이 세 번 절을 하고 그릇의 뚜껑을 닫고 위패를 사룬다. 그리고는 온 가족들이 함께 모여 차를 마시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이 강화되어 설날 명절에도 5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 비록 코로나로 인한 재난상황이지만, 마음만은 설날의 아름다운 전통을 생각하면서 조촐하게나마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신축년 설날을 맞이하고, 내년에는 모두가 함께 모여 즐거운 설날을 지내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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