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날 - 코로나시대 불교식 설날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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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설날 - 코로나시대 불교식 설날맞이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2.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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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만의 설날의식 두루 알리는‘통알’행해
...법고 치고 절 떡 나누며 전염병 방지 기원
...육류 대신 오색나물과 과일로 차례상 준비
...아미타불 청해 정성껏 극락왕생 공양 올려
...자녀들에게 불교와 孝정신 가르치는 기회
지난해 관음사에서의 세배의식
지난해 관음사에서의 세배의식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
우리들의 절받기 좋아하셔요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동요 ‘설날’의 1-2절 가사다. 이 노래는 1927년에 ‘반달’로 유명한 윤극영선생이 만들었다. 노래가사처럼 고운 설빔을 차려 입고 세배를 드리는 ‘설’은 한식· 단오· 추석과 더불어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4대 명절인데, 일제강점기에 양력설로 바뀌어졌고, 광복 이후에도 이중과세 방지라는 명목 하에 오랫동안 양력설로 지내온 우여곡절이 있었다.
설날에 전해지는 대표적인 풍속으로는 차례지내기, 세배, 설빔 입기, 떡국 먹기, 연날리기 등이 있고, 요즈음에는 별로 볼 수는 없지만 1년간 모은 머리카락을 태우면서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원일소발’, 복조리 달기, ‘야광이’라는 귀신에게 신발을 도둑맞은 사람은 재수가 없다하여 신발을 방에 들여놓고 잠을 자는 ‘야광이 쫓기’등도 설날에 전해지는 풍속들이다.
세상이 바뀌었지만, 세배와 떡국, 연날리기와 윷놀이 등은 오늘날에도 성행하고 있으며, 특히 절에서는 불교만의 특별한 의식인 ‘통알의식(通謁儀式)’ 등이 치러진다. 이 통알의식은 말 그대로 ‘모두에게 아뢴다’는 것이니 석가모니 부처님과 제불보살, 호법신중, 사부대중 등 모두에게 세배를 올리는 의식을 말한다.
이날엔 모든 대중이 법당이나 큰 방에 모여 서로 마주보고 인례자(引禮者)의 선창에 따라 복창하면서 함께 삼배하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처음 시작하는 부분을 예로 들면 ‘복청대중(伏請大衆) 일대교주(一代敎主) 석가세존전(釋迦世尊前) 세알삼배(歲謁三拜)’하고 선창자가 선창하면 참석대중들이 이를 따라 복창하면서 삼배를 한다. 점차 순서가 진행됨에 따라 어른스님부터 차례대로 앉게 되고 마지막에는 젊은 스님이나 신도들이 절을 하고 앉는다.
이러한 통알의식을 하는 이유는 동안거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새해인사로 인해 수행분위기가 흐트러지고 공부하는데 방해되는 것을 방지하고 촌각이라도 시간을 아껴 수행에 매진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관음사에서의 통알의식(2017년)
관음사에서의 통알의식(2017년)

 

이렇듯 좋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통알의식도 한 때는 대부분의 절에서는 점차 사라지고 몇몇 강원이나 총림에서만 간신히 명맥만을 유지해오던 적이 있었으나 요즈음에는 대중이 그리 많지 않은 사찰에서도 적극적으로 통알의식을 시행하고 있어 다행한 일이다. 
한편 동국세시기나 조선불교통사 등에 전해지고 있는 불교와 관련된 설날 풍속으로는 정초의 법고(法鼓)와 승병(僧餠)에 대한 풍속을 들 수 있다.
법고는 정월 초가 되면 스님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북을 치면서 염불을 하면 사람들이 시주하는 것으로, 오늘날의 탁발(托鉢)과 비슷한 것이다. 지금은 여러 폐단을 우려하여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조계종 등에서는 종법으로 ‘탁발’을 금지하고 있다.
또 하나의 풍속으로는 승병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예로부터 절 떡, 즉 승병을 먹이면 마마(천연두)에 좋다고 하여 절에서 만든 떡 하나에 일반 여염집에서 만든 떡 두 개와 바꾸었다고 한다. 이는 동지 풍속 중 애동지가 든 해에 팥죽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하여 팥떡으로 대신하였고 정이나 팥죽을 먹으려면 이러한 속설에 구애되지 않았던 절에서 팥죽을 얻어먹었던 전통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설날’은 한 해를 시작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명절로, ‘설’이라는 말도 새로움, 시작을 의미하는 ‘낯설다, 설다’라는 말에서 유래됐다고도 하고 ‘사리다, 삼가다’는 의미의 ‘살’에서 유래됐다고도 한다. 또 나이나 세월을 의미하는 ‘한 살, 두 살’의 ‘살’에서 유래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모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고, 시작함에 있어 삼가고 조심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이 공통의 내용인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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