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1. 이것은 참으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아라한께서 말씀하신 것을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비구들이여, 세 가지 느낌이 있다. 무엇이 셋인가?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다.”
2. “비구들이여, 즐거운 느낌들을 괴로움으로 보아야 하며, 괴로운 느낌들을 쇠살로 보아야 하며,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들을 무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비구들이여, 비구가 즐거운 느낌들을 괴로움으로 보고 괴로운 느낌들을 쇠살로 보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들을 무상한 것으로 볼 때 그를 일러 ‘비구는 성자요, 바르게 보는 사람이라 한다. 그는 갈애를 잘라버렸고 족쇄를 풀어버렸고 바르게 자만을 관통하여 마침내 괴로움을 끝내어버렸다.’고 한다.”
이러한 뜻을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2. 이 경에서 이것을 이렇게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행복에서 괴로움을 읽어내고
괴로움을 쇠살처럼 여기며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저 고요한 느낌
그것을 무상으로 인식하는
그 비구야말로 바르게 보는 자이니
거기서 잘 해탈하기 때문이로다.
최상의 지혜로 알아 목적을 이루었고
고요한 그가 바로 속박을 뛰어넘은
성자로다.”
이러한 뜻 또한 세존께서 말씀하셨으니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해설】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부처님의 두 번째 설법은 느낌[vedanā, 受]이다. 느낌은 젊은이들이 ‘필이 꽂혔다’라고 열광하는 feeling을 뜻한다. 느낌을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느낌은 감정적·정서적·예술적 심리현상의 단초가 된다. 왜 느낌이라 부르는가? 느낀다고 해서 느낌이라 한다. 그러면 무엇을 느끼는가? 즐거움도 느끼고 괴로움도 느끼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것도 느낀다.
<둘째> 초기경전에 따르면 느낌은 즐거운 느낌[樂受], 괴로운 느낌[苦受],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不苦不樂受]의 세 가지로 분류한다. 세 가지 느낌 가운데 즐거운 느낌은 탐욕의 잠재성향과 관계가 있고, 괴로운 느낌은 적의敵意의 잠재성향과,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은 무명의 잠재적 성향과 관계가 있다.
<셋째> 인식이 이념이나 사상을 더 중시하는 사회주의와 관계가 깊은 것이라고 한다면 감정이나 정서, 예술과 편리함의 추구와 관계있는 느낌은 자본주의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본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는 인간의 느낌을 무한대로 자극한다.
<넷째> 느낌은 반드시 일어난다. 피할 수 없다. 부처님께서는 “일체 법은 느낌으로 모인다.”라고 말씀하셨다. 남방 아비담마와 북방 아비달마, 유식에 의하면 느낌은 마음과 항상 함께 일어나는 심리현상, 즉 반드시들[遍行心所]에 속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살아 숨 쉬는 동안 상수멸想受滅, 즉 멸진정滅盡定에 들지 않는 한 느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다섯째> 느낌의 법들은 마음이 일어나는 바로 그 현장에서 함께 일어난다.
「뿌리 경」(A8:83)에서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도반들이여, 모든 법은 열의[慾, chanda]를 뿌리로 하며, 모든 법은 마음에 잡도리함[作意, manasikāra]을 근원으로 하며, 모든 법은 감각접촉[觸, phassa]으로부터 일어나며, 모든 법은 느낌으로 모인다. …”
<여섯째> 그러면 피할 수 없는 괴로운 느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간병실 경」(S36:7)에서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 그대들에게 괴로운 느낌이 일어나면 이렇게 숙고해야 한다. 이것은 조건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다. 바로 이 몸에 의해 조건 지어졌다. 그런데 이 몸은 참으로 무상하고 형성되었고 조건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다. 이렇듯 무상하고 형성되었고 조건에 의해서 생겨난 몸에 조건 지어진 이 괴로운 느낌이 어찌 항상할 수 있을 것인가? 수행승이 몸과 괴로운 느낌에 대해 무상을 관찰하며 머무르고, 사그라짐을 관찰하고 머무르고, 탐욕의 빛바램을 관찰하며 머무르고, 소멸을 관찰하며 머무르고, 놓아버림을 관찰하며 머무른다. 그러면 몸과 괴로운 느낌에 대한 적의의 잠재성향이 사라진다.” 즐거운 느낌과 평온한 느낌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말씀하셨다.
<일곱째> 느낌에 대한 부처님의 결론은 “느낌들이란 참으로 거품과 같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주석서는 “마치 거품이 조그마한 물에서 생겼다가 사라지고 오래 가지 않듯이 느낌도 그와 같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