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 종이신문에서 느끼는 소소함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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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 종이신문에서 느끼는 소소함이 행복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6.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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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이 무엇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학자들의 몫이겠지만, 그냥 좋은 상태, 자유로운 상태라고 생각해보면, 무사 안녕함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사는 일이 무사 안녕함이 쉽겠는가? 온통 일투성이고, 문제투성이고, 갈등과 고민과 걱정거리가 넘쳐난다. 이럴 때면 “아! 나는 이 세상에 문제해결놀이를 하려고 왔노라!”고 설정해 버린다. 그러면 이 문제해결을 위한 것이 마치 미션과 과제처럼 내 의지와 범위 안에 들어온다. 그런데, 걱정과 불안에 휩싸이면 모든 일이 나의 의지와 노력보다는 타력에 기대거나 큰 힘이 어떻게 해주리라는 종교심을 의지하게 된다. 
행복은 내 스스로 문제해결을 놀이처럼 생각할지, 아니면 원력을 기대어 주어지게 할지 선택의 기로에서 결국 타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것은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많지 않다는 자괴감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나 청년들의 넘사벽이 된 부동산으로 인한 부의 갈등, 노력해도 결코 일정한 지위나 부를 누릴 수 없다는 박탈감으로 괴로운 이들이 많다. 
제주불교신문은 이러한 사회에서 최소한 내가 잘못 살지는 않고 있다는 위안을 주는 매체이다. 혼란한 세상에서 샘물같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고, 열심히 자신을 닦아가는 신심깊은 수행자들의 맑은 향기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독자로서 제주불교신문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다. 
지방지로서, 특히 종이신문이면서 불교정론지의 역할을 자임하는 신문이 어찌 경영이 어렵지 않겠고, 수많은 요구를 입맛에 맞게 조리해 낼 수 있겠는가. 더구나 상업적인 영향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불자들이 십시일반 함께 지켜가는 신문일 뿐이다. 그러나 거기에 질긴 희망과 믿음의 끈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8-90평생을 살면서 온갖 짓을 다했다고 해도, 순수했던 마음을 나눈 어린시절의 소박함처럼 우리는 동심의 회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렵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우리는 이 소박한 지면을 함께 바라보면서 소소하지만 진짜 행복하다고 말이다.                

/ 김동훈(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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