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 뽑은『이띠웃따까』(Itivuttaka, 如是語經) (21) - 시간 경(It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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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 뽑은『이띠웃따까』(Itivuttaka, 如是語經) (21) - 시간 경(It3:14)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7.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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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주석서』에서 전해지는 쿳줏따라(Khujjuttara)는 선천성 꼽추이자‘꼬삼비’나라의 사마와띠 왕비의 하녀였다. 이런 비천한 신분임에도 전생에 벽지불을 시봉한 공덕이 있어 부처님께서‘꼬삼비’도시에서 설법하신 112개의 경을 듣고, 수지하여 예류과를 증득하였음은 물론, 그 경들을 왕비와 시녀 500명에게 전달하여 그 여인들까지 예류과에 확립하게 함으로써 보살도를 실천하셨기에 부처님의 재세 시에‘청신녀 제자들의 모범이고 표준’이라는 칭찬을 받으신 님. 법의 창고지기인 아난다 존자를 포함한 500명의 아라한들이 빠알리 삼장 가운데 경장의 다섯 번째인『쿳다까 니까야』의 네 번째 경전으로 결집하여 260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전승된 이 경전의 정수를‘각묵’스님께서 정리하여 격 주간으로 30여 회 법문한다.
각묵 스님은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로 지난 30여년간 초기 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를 널리 알리는 초기불전들을 한글로 옮기는 번역불사를 꾸준히 전개하며 불교의 현대화를 통한 불교교리의 대중화에 기여해 왔다. 1957년 밀양 출생으로 1979년 화엄사에서 도광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 1982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부산대 수학교육과 3학년 재학 중 출가 7년간 제방선원에서 수행하였고, 1989년부터 10년간 인도로 유학(산스끄리뜨, 빠알리, 쁘라끄리뜨를 수학)하여, 인도 뿌나대학교 산스끄리뜨어과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2년 대림 스님과 초기불전연구원을 설립하여, 팔리어 삼장을 번역하였으며, 조계종 교수아사리, 실상사 화림원 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각묵 스님은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로 지난 30여년간 초기 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를 널리 알리는 초기불전들을 한글로 옮기는 번역불사를 꾸준히 전개하며 불교의 현대화를 통한 불교교리의 대중화에 기여해 왔다. 1957년 밀양 출생으로 1979년 화엄사에서 도광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 1982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부산대 수학교육과 3학년 재학 중 출가 7년간 제방선원에서 수행하였고, 1989년부터 10년간 인도로 유학(산스끄리뜨, 빠알리, 쁘라끄리뜨를 수학)하여, 인도 뿌나대학교 산스끄리뜨어과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2년 대림 스님과 초기불전연구원을 설립하여, 팔리어 삼장을 번역하였으며, 조계종 교수아사리, 실상사 화림원 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경전】

1. 이것은 참으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아라한께서 말씀하신 것을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비구들이여, 세 가지 시간이 있다. 무엇이 셋인가? 과거의 시간, 미래의 시간, 현재의 시간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세 가지 시간이 있다.” 
   이러한 뜻을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2. 여기서 이것을 이렇게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인식하는 중생들은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머물러 있나니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철저하게 알지 못하면 죽음의 굴레에 매이게 되도다.
   그러나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철저하게 알면 표현하는 자를 더 이상 개념적 존재로 여기지 않아 위없이 고요한 경지인 해탈을 마음으로 체득하게 되도다.
   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구족하여 고요한 자는 고요한 경지에서 기뻐하나니 지혜의 달인은 명칭을 사용하여 수용하지만 법에 굳게 서서 명칭에 떨어지지 않도다.” 
   이러한 뜻 또한 세존께서 말씀하셨으니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해설】

  초기경의 방법에 의하면 재생연결 이전을 과거라 하고, 죽음 이후를 미래라 하고, 재생연결과 죽음을 포함한 그 중간을 현재라 한다. 아비담마의 방법에 의하면 ‘일어나고, 머물고, 부서지는’ 세 [아]찰나 가운데 이미 부서진 이후의 상태, 즉 이미 부서져 버려 지금 존재하지 않는 것을 과거라 하고, 아직 일어나기 이전의 상태, 즉 아직 일어나지 않아서 지금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미래라 하고, ‘일어나고, 머물고, 부서지는’ 세 [아]찰나를 현재라 한다.
  『이띠웃따까 주석서』에서는 과거·미래·현재는 법들에 있는 것이지 시간이라는 어떤 단위가 있어서 그것을 구분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이것이 불교의 시간관이다. 어떤 특정한 법이 지금 작용하고 있으면 그것이 현재요, 이미 작용했다면 과거요, 아직 작용하지 않았으면 미래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청정도론』은 ‘원인과 조건의 작용이 끝난 것을 과거라 하고, 원인의 작용은 끝났지만 아직 조건의 작용이 끝나지 않은 것을 현재라 하며, 두 작용을 얻지 못한 것을 미래라 말한다.
  북방불교의 「설일체유부」에서도 제법諸法이 작용하는 상태에 따라서 삼세三世를 구분하는 세우世友의 설을 정설도 채택하고 있다. 요컨대 법의 입장에서 보면 무수한 과거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상윳따 니까야 주석서』에서는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인식하는 자’라고 함은, 오온에 대해 중생(satta)이나 개인(puggala) 등으로 인식하는 자를 뜻한다.
‘신, 인간, 출가자, 재가자, 중생, 개인’등으로 일컬어지는 모든 명칭들이나 모든 대화의 주제인 오온을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함축하고, ‘중생, 사람, 개인, 여자, 남자’라는 이런 인식들을 중생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인식하는 자’로 은유하고 있다. 
  여기서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머묾’이라 함은, 여덟 가지 방법으로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탐욕에 물든 자는 갈망을 통해서, 분노하는 자는 성냄을 통해서, 미혹한 자는 어리석음을 통해서, 집착하는 자는 견해를 통해서, 완고한 자는 잠재성향을 통해서, 속박된 자는 자만을 통해서, 확고하지 못한 자는 의심을 통해서, 흔들리는 자는 들뜸을 통해서 (윤회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다섯 가지 무더기, 즉 오취온五取蘊에 대해서 ‘나’, ‘내 것’, ‘나의 자아’라고 
표현하고 인식하고 있는 한, 죽음의 굴레에 매이게 되어 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붓다의 사자후이다.
 여기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철저하게 알지 못함’이라 함은 오온에 대해 세 가지 통달지로 철저하게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일체를 철저하게 앎 경(It1:7)에서 천명한 세 가지 통달지라 함은 ① 안 것의 통달지[知遍知], ② 조사의 통달지[審察遍知] ③ 버림의 통달지[斷遍知]이다.
  무엇이 안 것의 통달지인가? 오온에 대해서 철저하게 아는 것이다. 무엇이 조사의 통달지인가? 이런 앎 뒤에 오온에 대해서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병이라는 등의 42가지 방법으로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이 버림의 통달지인가? 조사 후에 으뜸가는 도(agga-magga)에 의해서 욕탐(chanda-rāga)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표현하는 자를 더 이상 개념적 존재로 여기지 않는 경지’가 번뇌 다한 자, 즉 아라한이다. 세 가지의 통달지로 오온을 철저하게 알아서 일체의 사량분별을 제거했기 때문에 그 자신을 인간이든, 신이든, 중생으로 표현할 그 어떤 것도 그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아라한은 명칭이나 말에 속지 않고 이런 것들은 단지 오온일 뿐임에 사무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고, 그 오온의 무상·고·무아에 사무쳐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를 증득한다. 
  그 수행의 과보로 위없이 고요한 경지인 해탈, 열반을 성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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