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신행수기 공모 우수상 수상작 ④ 기도의 효험 - 김시현 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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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신행수기 공모 우수상 수상작 ④ 기도의 효험 - 김시현 불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8.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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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처님과의 인연은 시집와서 시어머니를 따라 사찰에 다니면서 시작되었다. 그때는 일년에 몇 번 정도 어머님께서 가자고 하면 따라나서는 정도였다.
사찰에 그렇게 오래 다니면서도 불교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를 못했다. 주위에 불교 공부를 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해야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이도 없었다. 그러던 중 주지 스님께서 돌아가시면서 사찰 가는 것을 소홀히 하게 되었고, 또한 어머님께서도 연세가 있으셔서 더 이상 다니시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2년 정도 공백이 생기고 쉬고 있을 때쯤 나에게도 큰 시련이 찾아왔다. 집을 보러 공사현장에 갔다가 떨어지면서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 꿈속에서 염줄을 들고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사람도 아닌 시커먼 물체가 달려들어 내 손에 들려있는 염줄을 뺏으려고 하였다, 너무 무섭고 놀래어 잠에서 깨어보니 실제로 내가 침대 위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관세음보살을 외치고 있는 게 아닌가! 아직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그 꿈이 생생하다.
이제 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 부처님의 자비로 내 목숨이 붙어있구나! 살아있구나! 부처님께서 자비를 내려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내 마음속 깊이 불심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공사현장에서 떨어져 몸을 크게 다치면서 병원에 입원하고 의사선생님이 한쪽 발을 절 수도 있다는 말에 얼마나 청천벽력이었는지 모른다. 반평생을 불편한 몸으로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하였다. 꼼짝 못하게 3개월을 병상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는 내 몸을 보면서 고통과 함께 눈물을 흘린 날이 며칠이었던가……. 아직 어린애들을 보고 있자니 한숨밖에 안 나왔다. 한발자국, 두발자국 걷기 연습을 하면서도 내가 과연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떠나지를 않았었다,
그렇게 몸이 어느 정도 회복을 하자 병원에서 퇴원을 하였다. 퇴원 후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기도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씩 걸을 수 있게 되자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사찰을 찾아다녔다, 사찰을 찾아다니던 중 사라봉에 위치한 사라사라는 절이 눈에 들어왔고 마음이 끌렸다.
그렇게 나의 기도가 시작이 되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미친 듯이 열심히 기도정진 하다보니 부처님이 자비를 베풀어 주셨는지 선몽을 꾼 후 절뚝거리던 다리도 많이 회복되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너무너무 기뻤다, 두 다리로 멀쩡히 땅 위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부처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몇 번을 외쳤는지 모른다. 삼년동안의 병치레로 건강이 얼마나 중요하며 최우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병치레하는 동안 열심히 기도하면서 함께 불교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준 곳은 사라봉에 위치한 사라사 사찰이였다. 365일 매일같이 열심히 새벽기도와 함께 종소리로 하루의 문을 열어가시는 진경스님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소리내어 경을 따라 읽게 되었고, 스님께서 주신 신묘장구 대다라니 사경을 처음으로 쓰고 외우게 되었다. 반야심경을 처음으로 외우시는 분들이 많지만 나는 스님을 따라 읽게 되다보니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먼저 외우게 된 것이다.
새벽기도의 매력에 안 빠져본 사람은 모른다. 고요한 새벽에 진경스님의 목탁소리와 함께 불자들과 하나 되어 울려 퍼지는 불경소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새벽의 합창이리라.
이제는 사찰에 다니는 것이 내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법당에 들어가 부처님을 뵈면서 “보련심 왔습니다” 하고 눈을 마주치면 부처님께서 환하게 웃음으로 반겨주시는 것 같다. 그러면 어느새 복잡했던 내 마음이 부처님 미소에 녹아내려 편안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렇게 열심히 기도정진 한 덕분인지 건강도 많이 회복되었다. 아직은 서툴고 많이 배워야 하지만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는 진경스님과 수선화 보살님이 계셔서 더욱 힘이 난다.
사라봉 사라사에 부처님께서 자리 잡고 있는 한 마음의 행복을 만드는 수행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수행의 배움터……
정진하세 정진하세 자비의 빛 일깨울 때까지 물러남이 없는 정진을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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