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길라잡이 (17) -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개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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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길라잡이 (17) -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개요 2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11.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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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
유현

대승불교에서 ‘논의제일’이라고 칭송받는 깟짜나(가전연) 존자는 어디서나 늘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확립 수행을 통해서 성취한 선禪을 기초로 하여 위빠사나 수행을 하여 아라한 됨을 얻었다고 『우다나 니까야』의 주석서에 쓰여 있습니다.   
전승되어온 깟짜나 존자의 신수관身隨觀은 이렇습니다. 하루를 6등분하여 모든 시간에 정신과 물질의 구분에 의해서 자기 존재를 둘로 나누고 나서, 몸에서 몸을 대상으로 삼아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의 무더기(五取蘊)에 대해 무상 등의 명상을 하고, 나아가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끈기 있는 가행정근加行精勤을 통해서 마음챙김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가에 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소라고둥처럼 빛나는 이와 같은 수행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조건과 함께하는 정신과 물질의 상호의존관계를 천착하지 않고서는 명상의 지평을 확장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정신은 물질에 의지하여 일어납니다. 여섯 가지의 마음들은 각각의 물질 토대(vatthu)에 의존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비록 재가 수행자라 할지라도 사대四大요소 명상을 수행하기에 앞서 물질의 몇 가지 특징을 반드시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물질(rūpa)은「삼켜버림 경」(S22:79)에서는 ‘변형된다고 해서 물질이라 한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변형은 변화와 다릅니다. 변형은 형태나 모양이 있는 것[樣態]이 그 양태가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정신의 무더기들[受·想·行·識]은 변화는 할 수 있지만 양태가 없기 때문에 변형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몸은 물질인 세포로 구성되어 있어서 끊임없이 변형됩니다. 
세존께서 왜 물질을 변형으로 정의하셨을까요? 이 몸뚱이를 32부위로 해체해서 꿰뚫어 볼 때 변형이라는 무상함이 또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둘째> 물질의 무더기에 대한 설법은『상윳따 니까야』 「분석 경」(S12:2)에 실려 있습니다. 여기서 근본물질은 지地·수水·화火·풍風의 사대를 뜻하고 파생된 물질은 근본물질에서 파생된 24가지 물질을 뜻합니다. 이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요약, 정리해 봅니다.
근본물질인 사대는 실제로 땅, 물, 불, 바람이 아니라 땅의 요소[地界], 물의 요소[水界], 불의 요소[火界], 바람의 요소[風界]를 뜻합니다. 지대는 단단함과 부드러움, 거칢과 매끄러움, 무거움과 가벼움의 여섯 가지 성질을, 수대는 유동성과 응집성의 두 가지 성질을, 화대는 따뜻함과 차가움의 두 가지 성질을, 풍대는 지탱함과 움직임의 두 가지 성질을 각각 드러냅니다. 사대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며 이들은 서로 분리될 수 없고 여러 형태로 조합되어 모든 물질을 구성합니다. 
<셋째> 물질에서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것은 아위닙보가(avinibbho-ga), 즉 분리할 수 없는 것이라는 개념입니다. 『아비담마』에서는 사대와 형색(rūpa), 냄새(gandha), 맛(rasa), 자양분(ojā)의 여덟 가지 원소를 ‘아위닙보가’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 이들은 항상 서로 묶여서 가장 단순한 형태에서부터 아주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적인 대상에 나타나 있습니다.
<넷째> 화학에서 물질은 원자 상태로는 존재할 수 없고 분자 상태로만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아비담마』에서도 고유성질을 가진 물질이 개별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무리 지어 존재하는데 이러한 물질의 무리를 깔라빠(kalāpa)라 부릅니다. 깔라빠는 물질을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이고, 또 사대요소 명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다섯째> 『아비담마』에서는 모든 물질의 특징을 일곱 가지로 요약해서 분류하고 있습니다. “➀ 모든 물질은 원인(hetu)을 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익하거나[善] 해롭거나[不善] 결정할 수 없는[無記]’으로 표현되는 원인은 모두 정신적인 법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➁ 모든 물질은 조건을 가진다. 왜냐하면 물질은 업·마음·온도·음식을 조건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➂ 모든 물질은 번뇌와 함께한다. 왜냐하면 물질은 네 가지 번뇌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➃ 모든 물질은 형성된 것이고 세간적(lokiya)이다. 왜냐하면 취착의 대상인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의 세상을 넘어서는 물질이 없기 때문이다. ➄ 모든 물질은 욕계에 속한다. 물론 색계에도 물질이 존재하지만 물질은 그 성질상 욕계에 속한다. 왜냐하면 감각적인 갈애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➅ 물질은 대상을 가지지 않는다. 마음과 달리 물질은 대상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➆ 물질은 네 가지 출세간도를 통해서 번뇌를 버리는 것처럼 버릴 수 없다.” 
<여섯째>『아비담마』에서는 물질이 생기는 요인은 업·마음·온도·음식의 네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⑴ 인간으로 재생할 때 자궁에서 제일 먼저 생기는 물질은 심장, 몸, 성性인데 모두 업으로부터 생겨납니다. 부처님께서 인간으로 재생하는 물질은 선업으로부터 발생한 것이지만 재생 그 자체는 갈애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재생은 갈애와 무명(사성제를 모르는 것)에 의해 조건화 됩니다. 보시·지계·지혜 수행에서 생긴 물질은 살아있는 내내 생성되며 그것은 모든 물질의 기초가 됩니다. 생전에 선업을 닦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⑵ 마음에서 생긴 물질은 심장토대에 의존해서 일어나는 마음에 의해서만 생겨나고 눈·귀·코·혀·몸의 다섯 감각의 문(토대)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성냄은 불의 요소가 우세한 마음에서 생긴 물질을 생성합니다. 화를 낼 때 열이 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 반면에 명상하는 마음에서 일어난 빛은 마음과 온도에서 생긴 물질로부터 발생합니다. 수승한 마음을 개발한 수행자의 피부와 기관이 밝고 깨끗하게 빛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⑶ 업에서 생긴 물질의 깔라빠 속에 있는 최초의 불의 요소는 외부의 불의 요소와 결합하여 온도에서 생긴 유기물질을 일으키기 시작하고, 거기서 생겨난 깔라파는 다시 새로운 깔라파를 생성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시신이 빳빳해지는 이유가 온도가 생성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⑷ 우리가 매일 먹은 음식에서 영양소가 생겨납니다. 하루에 먹은 음식은 7일까지 영양소를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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