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낯설게 바라보기 ② -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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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낯설게 바라보기 ② -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 글·수월심 김현남 불자
  • 승인 2022.02.0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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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 와서 불자로 거듭나고 있는 글쓴이 수월심 김현남 불자는 제주사찰문화해설사 3기로 현재 제주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임인년 새해에는 제주에 살면서 느끼는 것들을 소박하게나마 제주불자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지속적으로 글을 보내겠다고 한다.

그 다음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내가 다니는 제주대학교 바로 앞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횡단보도는 대학 앞인만큼 통행인구가 많을 텐데 신호등이 없다. 깜짝 놀랐고, 당황스러웠다. 혼자는 건너가지 못하고 차가 완전히 없을 때까지 멈추어 서 있었다. 육지도시의 사고방식은 횡단보도와 도로에는 점멸할 지언정 신호등이 있고, 사람이 멈추어서 차의 눈치를 본다. 이제 여기에서는 그렇게 지내지 않는다. 제주의 여유있는 시간의 길들을 걷는다. 걷다가 길에서 차를 만나면 차량운전자들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차가 멈추어 기다려준다. 이게 참 고맙다. 그래  맞아, 이게 인간다운 삶이지, 그래 사람이 우선이지!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아는 사람은 귀머거리뿐입니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채로운 축복을 누릴 수 있는지는 소경밖에 모릅니다. 시각이나 청각을 잃어본 적 없는 사람은 그 능력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그들의 눈과 귀는 집중하지도 않고 감사하는 마음도 없이 그저 무덤덤하게 풍경이며 온갖 소리를 받아들일 뿐입니다.’
앞으로 나는 제주에 관해 눈과 귀를 열고 말해보려 한다.  제주에 내가 와서 보고 느낀 낯선 매력을 통해, 이 글을 읽는 제주민 혹은 이주민들이 제주와 새로 연애하는 기분을 가졌으면 한다. 나 또한 헬렌 켈러가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어떻게 바라보고 느낄 것인가의 그 마음으로 제주의 새로운 점을 발견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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