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에 읽으면 좋은 책이야기 - 이익태 제주목사가 쓴 한문본《지영록》 국립제주박물관에서 한글로 번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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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에 읽으면 좋은 책이야기 - 이익태 제주목사가 쓴 한문본《지영록》 국립제주박물관에서 한글로 번역해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2.02.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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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다룬 최초의 인문지리서라고 평가받는 보물 한문본   《지영록》이 한글로 번역되어 나왔다. 
한문본 지영록(知瀛錄)은 제주목사 이익태(1633~1704)가 제주에 목사로 부임하면서 쓴 일기와 글들을 모은 책으로 이번에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새롭게 한글로 번역했다.
지영록(知瀛錄)의 영(瀛)은 제주의 옛이름인 ‘영주(瀛州)’를 가리키는 말로 이익태 목사가 1694년(숙종 20) 7월부터 1696년(숙종 22) 9월까지 약 2년간 제주목사로 일하면서 제주도민의 생활안정을 위해 여러 제도를 정비하고, 제주의 교육과 문화발전을 위해 여러 기관과 시설을 중창하고 창건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예를 들면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연무정을 증건하고, 한학과 왜학의 역생 등의 호적을 보관하는 삼학청을 창건했으며, 우암 송시열을 귤림서원에 배향하고 2년마다 승보시를 시행하는 등 제주에 유교를 뿌리내는 데 힘썼다. 특히 그가 직접 제주의 명승지 10곳을 골라 서문을 쓰고 화공에 그림을 그리도록 한 《탐라십경도》는 훗날 제주목사 이형상이 화공 김남길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자신이 설명을 삽입해 《탐라순력도》를 완성하는  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는 1694년 5월2일을 시작으로 1695년 11월13일까지 약 1년6개월 동안의 일기를 기록한 것으로 이익태가 제주목사를 제수받은 후 한양에서 육로와 해로를 따라 제주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과 부임지에서 수행했던 업무와 개인적 소회 등을 담고 있다. 일기 속에는 전임자의 시와 문장들이 다수 삽입되어 있으며 또한 귤림서원, 문묘, 홍화각 등의 중건과 관련된 기록이나 제주와 관련된 제문과 상소문 등이 삽입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익태가 선별한 제주의 10경과 자신이 신설하거나 폐지한 업적 10가지를 쓴 문장도 있다. 후반부에는 이익태가 부임하기 이전인 1652년부터 1693년까지 사건이 발생한 순서대로 14편의 표류기가 정리돼 있다. 이 중에 하멜표류기로 알려진  『서양사람표류기』에서는 1672년 제주도에 표류했다가 조선에 귀화한 네덜란드인 박연과의 만남 장면은 감동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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