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길라잡이 (29) -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出入息念] 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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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길라잡이 (29) -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出入息念] Ⅷ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2.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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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
유현

소나 존자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세존께서 “소나여, 그대의 류트의 활줄이 지나치게 팽팽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느슨하지도 않고 적당한 음계音階에 맞추어졌을 때 그대의 류트는 그때 선율이 아름답고 연주하기에 적합하다. 이와 같이 지나치게 열심인 정진은 들뜸으로 인도하고 지나치게 느슨한 정진은 나태함으로 인도한다. 소나여, 그러함으로 그대는 정진을 고르게 유지해야 한다. 다섯 가지 기능[五根]의 균등함에 확고해야 하고 거기서 표상을 취해야 한다.”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다섯 가지 기능(paňca indriya, 五根)은 수행의 입장에서 깨달음과 열반을 실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계발해야 할 능력입니다. 초기 경들에서 이러한 기능으로 믿음의 기능[信根], 정진의 기능[精進根], 마음챙김의 기능[念根], 삼매의 기능[定根], 통찰지의 기능[慧根]의 다섯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찰나적으로 생멸하며 흘러가는 그 마음을, 초기경의 주석서는 심상속[心相續, citta-dhāra]이나 바왕가[bhavańga-sota]의 흐름 등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그 마음을 일어나게 하는 근본 뿌리인 갈애와 무명으로 대표되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다할 때까지 강물이 흐르듯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 탐·진·치의 거센 흐름에 역류하거나 벗어나기 위해서는 삼매를 계발해야 하는데, 그 방편이 마음을 들숨날숨이나 ‘빠띠바가 니밋따’(닮은 표상)에 밀어붙이고 고정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다섯 가지 기능의 조화로운 도움이 필요합니다. 수행자가 “단지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선정을 성취할 수 있을까?, 표상(욱가하 니밋따, 빠띠바가 니밋따)은 환영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한다면 수행자의 믿음은 약해질 것이고 결국 사마타 수행을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나빠나 사띠’를 통해 초선에 들었던 것처럼, 수행자도 어떤 의심도 없이 그 길을 가야합니다. 
『청정도론』은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기능을 조화롭게 닦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➀ 믿음이 강하고 통찰지가 약한 자는 미신이 되고, 그 반면  통찰지가 강하고 믿음이 약한 자는 교활한 쪽으로 치우치므로 진다. 두 가지 모두 균등함을 통해서 믿을 만한 것을 믿어야 한다. ➁ 삼매는 게으름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삼매가 강하고 정진이 약한 자는 게으름에 압도된다. 정진은 들뜸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정진이 강하고 삼매가 약한 자는 들뜸에 의해 압도된다. 따라서 삼매와 정진이 서로 함께 짝이 되어야 한다. ➂ 마음챙김(sati)은 마음이 들뜸으로 치우치는 믿음, 정진, 통찰지로 인해 들뜸에 빠지는 것을 보호하고, 게으름으로 치우치는 삼매로 인해 게으름에 빠지는 것을 보호한다. 그러므로 마음챙김은 모든 요리에 맛을 내는 소금과 향신료처럼 모든 곳에서 필요하다.”
들숨날숨에 마음챙김(sati)하여 생겨난 ‘빠띠바가 니밋따’(닮은 표상)에 집중력을 계발한다면 분명히 선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굳건하다면, 수행자는 머지않아 본 삼매를 증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빠띠바가 니밋따’에 마음을 집중한 결과, 선정의 다섯 요소가 현전할 때까지 수행자에게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번뇌가 있습니다. 모든 번뇌를 압축 표현하면 다섯 가지의 장애[五蓋]입니다. 오개는 명상수행을 시작하면 나타나는 손님이므로 없애려고 애쓸 필요 없이 마음 챙겨야 할 대상일 뿐입니다. 마음챙김과 동시에 그 번뇌는 사라집니다. 
도와 과의 경지(출세간)에 들어가지 아니하는 한, 그 번뇌는 다시 또 다시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근본적으로 다섯 가지 장애를 제거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처방은 앞에서 언급하는 일곱 가지 깨달음의 인자, 즉 칠각지를 닦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섯 가지의 장애의 완전한 제거는 칠각지를 통한 성자의 단계에 들어서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염각지가 성취되면 감각적 욕망이 소멸되고, 택법각지가 성취되면 회의적 의심이 소멸되고, 희각지가 성취되면 성냄이 소멸되고, 경안각지와 정각지와 사각지가 성취되면 들뜸과 회한이 소멸된다고 주석서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행자가 마음을 호흡에 집중할 때 오로지 호흡만이 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호흡과 단지 그 호흡을 아는 마음만 있습니다. 마음을 호흡에 머물게 하고 숨을 주시하여 매 찰나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알아차릴 때 어떤 대상에 대하여 좋아하는 마음 또는 싫어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호흡관법의 이로움은 탐욕과 성냄, 그리고 무지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입니다. 호흡은 마음 상태를 반영합니다. 마음이 평화롭고 조용하면 호흡은 규칙적이고 점잖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 성냄, 질투, 공포와 같은 해로운 마음부수가 일어나면 호흡은 보다 더 거칠어지고 무겁고 빨라집니다. 
이렇게 내안의 호흡은 자신의 마음상태를 점검하게 하는 지표가 되므로 호흡을 조절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상태를 잘 다룰 수 있습니다. 
사마타 수행의 목표는 선정禪定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지혜가 없습니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라는 번뇌는 사마타의 힘으로는 일시적으로 억압할 수 있을 뿐이고 선정에서 나오면 다시 번뇌가 일어나므로 근본적으로 그 번뇌를 멸진시키기 위해서는 통찰지(반야)를 증득해야 하는데, 세존께서는 그 방편으로 위빠사나 수행을 제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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