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헤쳐나갈 지 보여주는 이야기들
최근에 팃낙한 스님의 책들을 읽고 있다. 스님의 열반에 즈음해서 다시금 스님의 삶과 수행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듯해서이다. 두 번째 책으로는 열 가지 우화가 담긴 “틱낫한의 마음 한가운데서서”이다.
이 책은 틱낫한 스님이 1960년대부터 1980대 이후까지 쓴 글들을 모아 만든 책이다. 특히 이 우화들을 통해 베트남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얼마만큼 큰 고통을 받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는 데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그 고통을 다시 틱낫한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해서 자비와 연민의 마음으로 승화시키려했다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깊은 숲속 나무둥치에서 깨어난 작은 새가 자라서 자신의 터전인 숲이 불타오르자 끊임없이 물줄기를 쏟아내는 폭포수처럼 두려움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불을 껐다는 첫 번째 이야기부터 사랑스러운 조카 티가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동안 화가인 삼촌 탄과 물리학자인 아버지 도안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아이의 고통을 온몸으로 함께 겪으면서 새로운 가치관에 눈 뜨게 된다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모두가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일곱 번째 이야기 “소년은 산에서 내려왔다”와 여덟 번째 이야기 “외로운 분홍빛 물고기”는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잘 알려주면서도 궁극에 가서는 고통을 어떻게 견디어 내야 하는 지를 이야기 해주고 있다.
틱낫한 스님이 승려로서의 삶과 더불어 사회운동가로서 평화주의자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전쟁의 고통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몸소 겪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망명자로서 타국을 헤매면서도 베트남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수많은 이야기를 쓰고 그것을 온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