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길라잡이 (31) - 바른 삼매[正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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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길라잡이 (31) - 바른 삼매[正定]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3.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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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
유현

아나빠나사띠, 즉 호흡관법을 통해 얻어지는 선정의 다섯 가지 요소[尋·伺·喜·樂·定] 가운데, 정(定, cittassa ekaggatā, 집중)이라 함은 ‘마음이 여러 대상으로 흩어지지 않고 들숨날숨(닮은 표상)에 집중됨’을 뜻합니다. 중국에서는 심일경성心一境性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들숨날숨에 마음을 집중함에 따라 일어나는 ‘익힌 표상’이나 ‘닮은 표상’은 모두 개념(빤냣띠, paňňatti)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며 궁극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 개념은 시간을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삼매에 들면 이런 개념적인 표상에 마음을 오래 모을 수가 있습니다. 
다섯 가지의 장애[五蓋, 번뇌]들이 억압될 때 닮은 표상(빠띠바가 니밋따)이 마음의 문에 나타나는데, 이 경지를 욕계 삼매라 부르는 근접삼매라 합니다.  
그 다음에 근접삼매를 통해 2∼3시간 닮은 표상을 계속해서 반복할 때 색계 초선이라는 부르는 본 삼매를 성취했다고 말하는데, 이 점에 대하여는 깔라파(kalāpa) 명상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쌍윳따』 의  「분석 경」 (S45:8)에서 이르기를 바른 삼매(Sammā·Samādhi, 正定)는 아래의 정형구로 나타나는데, 초선부터 제4선까지를 포함합니다. 
“여기 비구는 감각적 욕망들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해로운 법들을 떨쳐버린 뒤, 일으킨 생각[尋·]과 지속적인 고찰[伺]이 있고, 떨쳐버렸음에서 생긴 희열[喜]과 행복[樂]이 있는 초선에 들어가 머문다.”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가라앉혔기 때문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자기 내면의 것이고, 확신이 있으며, 마음이 단일한 상태이고,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은 없고, 삼매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이 있는 제2선에 들어 머문다.”
“희열이 빛바랬기 때문에 평온하게 머물고, 마음챙기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며 [正念·正知] 몸으로 행복을 경험한다. 이를 두고 성자들이 ‘평온하고 마음챙기며 행복하게 머문다.’고 묘사하는 제3선에 들어 머문다.”
“행복도 버리고 괴로움도 버리고, 아울러 그 이전에 이미 기쁨과 슬픔이 소멸되었으므로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으며, 평온으로 인해 마음챙김이 청정한, 사념청정捨念淸淨의 제4선에 들어 머문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초선부터 제4선까지 구성하고 있는 키워드는 선정의 다섯 가지 요소와 평온[捨, upekkhā]을 포함한 여섯 가지입니다. 
초선은 심·사·희·낙·정의 다섯 가지 심리현상 혹은 마음부수법을 특징으로 하고 있고, 제2선은 이 가운데 심尋·사捨의 두 가지가 가라앉고 희喜·낙樂·정定의 세 가지가 두드러진 상태이고, 제3선은 다시 희喜가 가라앉고 낙樂·정定의 두 가지만이 있는 상태이며, 제4선은 낙樂도 가라앉고 대신에 사捨가 확립되어 사捨와 정定만이 드러나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근접삼매 또는 본 삼매의 성취 여부는 수행자 본인이 자각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미얀마의 수행센터에서 다년간 수행한 법우들의 전언에 따르면 선지식의 도움을 받아서 선정 체험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초선 후에 전향과 입정과 머묾과 출정과 반조의 다섯 가지 자유·자재함(vasitā)을 통해서 제2선, 제3선, 제4선을 단계적으로 증득할 수 있다고 주석서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 자신은 이 ‘다섯 가지 자유·자재함’의 능력이 매우 약하다고 체감하고 있어서 마음챙김과 통찰지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3선에서 ‘마음 챙기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며[正念·正知]’라는 정형구가 마음챙김과 통찰지의 힘을 시사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팔정도의 여덟 번째 요소인 정정(正定, 바른 삼매)에는 초선부터 제4선까지, 즉 색계의 4선정이라는 설명은「대념처경」 (D22)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학定學의 완성을 목표로 하는 저로서는 ‘사념청정’의 제4선을 증득하는데 관심이 있을 뿐이고, 무색계의 4선정에 대하여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대념처경」 의 주석에서는 예류도를 포함한 네 가지의 도는 초선을 통해서, 또는 제2선, 제3선, 제4선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의 출현으로 인도하는 위빠사나의 지혜의 크기에 따라 출세간의 도가 결정되는 것이지, 禪의 다섯 가지 구성요소의 채움과 비움의 차이에 있지 않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삼매 수행의 대상을,   『청정도론』 을 비롯한 주석서들은 40가지 명상 주제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수행자의 기질에 따라 적합한 명상 주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청정도론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저는 성내는 기질이 강해서 사무량심 수행을 선택하고, 또 사색하는 기질이 강해서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의 수행(호흡관법)을 선택해서 정진 중에 있습니다.
 「담바 경」 (Ud8:9)에 의하면 답바 존자의 경우는 10가지 까시나(kasina) 가운데, 세 번째 불의 까시나를 통해 제4선의 증득으로 삼매에 들었다가 신통력으로 허공에 앉아 화광삼매化光三昧의 힘으로 자신의 몸을 태워 없어버리고 반열반에 들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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