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뮤지컬 싯다르타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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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뮤지컬 싯다르타를 보고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3.29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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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비구니회가 전관 대관해 공연
고타마 싯다르타의 탄생과 출가
그리고 깨달음을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화두 던져
곽은진(한국불교태고종 반야사 사무장·시인)
곽은진(한국불교태고종 반야사 사무장·시인)

지난 3월 19일, 뮤지컬 ‘싯다르타’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을 다녀왔다. 이번 행사는 한국불교태고종 전국비구니회가 전관 대관을 하게 되면서 인연이 되었다.
뮤지컬 ‘싯다르타’ 공연은 불교적 소재이지만 종교를 떠나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화두를 갖고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하였다.
뮤지컬 ‘싯다르타’는 고타마 싯다르타의 탄생, 출가, 깨달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중 싯다르타가 19세 신부를 맞이하던 날, 29세 출가를 결심하던 날, 그리고 기원전 589년 12월 8일, 35세인 그가 깨달음을 얻은 날, 그 세 날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엮었다.
인도의 분할된 왕국 중 하나인 카필라 왕국, 그곳엔 왕 중의 왕인 전륜성왕이 되거나 아니면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붓다가 될 두 가지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 왕자가 있다. 그가 열두 살이 되던 해, 카필라국 태자로 즉위하며 전륜성왕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열아홉이 되던 해 야쇼다라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싯다르타는 시종인 찬나와 궁을 빠져나와 농경제가 한참인 농부들 사이에서 한 가난한 백성과의 대화를 통해 늙고 병들어짐과 죽음을 목격하고 깊은 생각에 잠긴다. 
12살 무렵의 일을 회상하며 -농경제 때 잠부나무 아래 앉아 있는데, 작은 새가 벌레를 쪼아먹는 것을 보게 된다. “약한 것은 왜 강한 것에 잡아 먹혀야만 하는가, 왜 그들은 서로 다른가?”, “다르게 태어나서 다르게 사는 것일까? 다르게 살아서 다르게 태어나는 것일까?”- 번민이 이어진다.
왕위 계승이 이뤄질수록 가슴 깊은 고심이 함께 자란 싯다르타는 가족과 왕궁을 뒤로한 채 깨달음을 위해 출가를 결심하게 된다. 삶의 근복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륜성왕의 길을 과감히 버리고 고통의 길에 나서게 된다. 이후 6년간의 고행과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뮤지컬 ‘싯다르타’는 마왕 마라파피야스를 등장시켜 싯다르타를 끝없는 번뇌의 길로 유혹한다. 그리고 계속된 고행을 유도하여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다. 6년 고행 끝에 싯다르타는 결국 마라파피야스의 유혹과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겨냄으로써 두 극단을 떠난 중도의 법을 깨닫게 된다.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되는 순간 터져나오는 빛의 환희는 뮤지컬을 보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감동으로 이끌기에 충분하였다.
인간 싯다르타의 고뇌와 번민을 바라보며 우리 또한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다.
뮤지컬을 보는 내내 관객은 때로는 슈도다나가 되어 보기도 하고 야소다라가 되어 보기도 하고 싯다르타가 되어 보기도 하였다.
우리 삶속에 나를 부여잡고 있는 수많은 것들에게서 자유롭지 못한 모든 것들이 싯다르타가 고민하고 번민했던 속박과 장애들과 모습만 다를 뿐 결코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2600년 전 시간을 거슬러 인도의 카필라 왕국을 다녀온 3시간여의 시간 여행은 관객을 모두 붇다가 되게 하였다.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의상, 역동적인 안무는 보는 내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260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붓다가 결코 멀리 있지 않고 우리는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되어 찬란한 빛이 쏟아질 때 붓다가 우리를 향해 외치는 무언의 법문이 가슴을 강하게 두드린다.
시공을 초월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부처님과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깨달음의 빛이 세상을 밝히는 순간, 함께 기뻐하고 함께 벅찬 감동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커튼콜에서 함께 합창을 하며 부른 이 노랫말은 법문처럼 감동있게 다가왔다.
“홀로 있지 않아, 살아 있는 모든 게 서로가 서로의 인연과 인연으로 모두 다 이어져 있다. 홀로 있지 않아, 살아 있는 모든 게 서로가 서로의 인연과 인연으로 모두 다 이어져 있다. 모두 다 모두다”
이 외에도 뮤지컬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시처럼 아름다운 노랫말들이 너무나 좋아서 몇 번이나 되뇌이고 읖조려 본다. 
‘마음에 눈을 뜨면 볼 수 있다네. 흩날리는 작은 먼지 하나도 수많은 시간이 바람으로 내게 오는 인연이라. 그저 스쳐가는 사람도 그저 살아지는 하루도 누군가의 사랑이 누군가의 운명이 만들어준 인연으로 지금 내게 올 수 있는 거야’

모든 것이 새로워진 뉴노멀시대에 오미크론이라는 어려운 시대적 상황 속에서 뮤지컬 싯다르타가 불교문화콘텐츠로 주목을 끈다는 것은 험난한 바다를 항해하는 것보다도 더 힘든 일이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엠에스엠시의  큰 원력으로 뮤지컬 싯다르타 시즌4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은 부처님의 가피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한국불교태고종 전국비구니회의 노력으로 많은 불자님들이 뮤지컬 ‘싯다르타’를 관람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뮤지컬 ‘싯다르타’는 서울 공연을 이어 지방 공연들이 예약되어 있다. 
2022년에 우리를 찾아오신 싯다르타를 꼭 만나 각자 깨달음의 세계를 여행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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