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 가는 길 - 정방사 “전통문화 체험하는 생활불교 실천 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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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가는 길 - 정방사 “전통문화 체험하는 생활불교 실천 도량”
  • 임관표 기자
  • 승인 2022.07.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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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불자 양성하는 어린이 불교학교 24년간 운영
유형문화재 석조여래좌상 친견법회 매년 열렸으면
정방사 석조여래좌상이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있다.
정방사 석조여래좌상이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있다.

법구경에 “마음은 대지와 같아 칭찬과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성문의 기둥처럼 견고하며 티 없이 맑은 호수처럼 고요하다. 부처님 말씀에 이런 사람에게 더 이상 윤회는 없다.”라는 말씀에 자유와 평화를 노래하며 불로초 전설이 서려 있는 서불과지와 정방폭포, 4·3 아픔과 함께하며 동홍천에 자리잡은 도내 유형문화재 23호 석조여래좌상과 불구류(복장유물)를 보존하고 있는 한라산 자비도량 한국불교태고종 정방사를 찾았다. 정방사는 올레6코스에 절로 가는 길 선정의 길에 있다. 
석조여래좌상은 1702년 전라남도 순천의 대흥사에서 조성하여 봉안하던 불상인데, 후일 쌍계암에 봉안하다가 정방사로 옮겨 왔다고 한다. 정방사는 1938년에 창건되었으며 1997년 5월 16일 혜일 스님이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중창불사가 이루어져 전통사찰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 유형문화재 23호인 석조여래좌상을 친견하게 되는 인연도 있었다. 얼굴은 사각 모양으로 둔탁해 보이나 눈은 날카로우며 작고 얇은 입술은 꼭 다물고 있다. 17세기 불상 양식을 계승한 18세기 초의 불상으로 절제미와 세련미, 유연함을 보여주는 우수작이다. 이 석조여래좌상은 과거칠불 가운데 제3불인 “비사부불”로 1702년(숙종 28) 순천 동리산 대흥사에서 조성한 뒤 정방사로 옮겨 봉안하였다고 한다. 불상의 재질은 경주 불석이며 전체 높이는 61.5cm, 전체 너비는 44.5cm, 어깨너비는 28.0cm, 무릎 너비는 42.0cm이다. 복장유물로는 불상 조성 발원문과 함께 후령통(候鈴筒) 1조, 다라니 51매 등이 있었다. 발원문에 의하면 이 불상은 과거칠불 중 제3불인 비사부불이다. 국내에서 불상으로 과거칠불을 발견한 예는 처음이다. 이뿐만 아니라 과거칠불을 불상으로도 조성하여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사료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한다.

정방사 대웅전과 세심정이 고즈넉한 모습이다.
정방사 대웅전과 세심정이 고즈넉한 모습이다.

혜일 스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재유행 소식이 있어서 사회나 종교가 침체되어 가고 있지만, 정방사에서는 계속해서 명상도 하고 기도도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혜일 스님은 1968년 서귀포 지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룸비니 불교학생회 조직을 만든 인연과 함께 24년간 아무리 힘이 들어도 어린이 포교에 중점을 두면서 어린이 불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혜일 스님 모친이 방동화 스님의 유발 제자일 정도로 불심이 깊었으며 방동화 스님이 독립운동할 당시 스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혜일 스님은 유형문화재인 석조여래좌상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했다. 1997년 5월 16일 정방사에 주지로 부임하고 나서 대웅전에 참배하려고 들어갔는데, 하단에 불상이 모셔져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아주 오래된 불상이라고 생각하고 서울 중앙박물관 관장에게 의뢰하여 고증해보니 이조 숙종 때 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정방사 세심정
정방사 세심정

혜일 스님 약력을 살펴보면, 제주 구룡사에서 1964년 동진출가하고 1971년 사미계 수지, 1975년 대승계 수지, 1980년 선암사 강원 졸업, 1987년 일본 대정대학 불교학과 졸업, 1991년 대정대학 대학원 불교학 석사학위 취득, 1993년 불이성 법륜사 주지, 2005년 종사 법계 수지, 2007년부터 정방사 주지, 2012년 태고종 법규위원회 위원, 2013년 태고종 총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2019∼2021년 태고종 제15대 중앙종회 차석부의장, 2021년부터 태고종 호법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혜일 스님은 불교문화대학을 개설하여 부처님의 진리와 불교음악을 전할 것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유형문화재로 등록된 석조여래좌상 친견법회를 1년에 1회 봉행하였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정방사 대웅전과 요사채
정방사 대웅전과 요사채

정방사 신행단체로는 지장회, 거사림회, 어린이불교학교, 합창단들이 다양한 신행활동을 하고 있다. 다도, 요가, 사찰음식 강좌도 운영하면서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사찰이기도 하다.
정방사 도량 바로 옆으로는 동홍천이 흐르고 있다. 제주 돌로 조성된 연못으로 맑은 샘이 솟았다고 전해지는 옥루천이 있다. 이 샘 주변 바위에는 수행납자들이 마음을 닦는 수행공간이라는 의미에서 세심정(洗心亭)도 있다.
정방사와 함께 둘러볼 만한 곳으로 제주 4·3의 아픔을 간직한 정방폭포, 백중 물맞이로 유명한 소정방폭포, 중국 진시황 때 불로초 전설이 있는 서복전시관, 서예의 거장 소암기념관, 칠십리음식특화거리, 백두산 천지를 닮은 보목동 소천지와 연계한 정방사 순례길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정방폭포
정방폭포
소정방폭포에서 사람들이 물맞이를 하고 있다.
소정방폭포에서 사람들이 물맞이를 하고 있다.
정방사 정모시쉼터
정방사 정모시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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