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 가는 길 - 서산사 - “제주불교 항일운동의 역사를 지닌 문화재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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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가는 길 - 서산사 - “제주불교 항일운동의 역사를 지닌 문화재 사찰”
  • 임관표 기자
  • 승인 2022.08.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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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조선조 목조보살좌상 친견
매년 유형문화재 친견 법회가 열리게 되었으면
서산사 대웅전과 종각 그리고 해수관음보살상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산사 대웅전과 종각 그리고 해수관음보살상이 한 눈에 들어온다.

법구경에 “우리가 할 일은 끝없는 수행이다. 진리를 체험한 사람들은 다만 그 길을 가리킬 뿐 그 길에서 명상을 실천하는 수행자는 악의 사슬에서 벗어나리라”는 말씀을 마음에 안고 평화로를 달려 모슬포로 가는 길에 메리골드가 만발하고 모슬봉을 마주하면서 제주도 한라산의 서쪽 줄기 태평양을 바라보는 모슬포에 위치한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 제20호 목조보살좌상이 있는 사찰로서, 1928년에 독립운동가인 강창규 스님에 의해 창건한 제주불교 항일운동의 역사를 지닌 대한불교조계종 관음사 말사인 서산사를 찾았다.

서산사가 소장하고 있는 목조보살좌상이 예술적 미를 전해주고 있다.
서산사가 소장하고 있는 목조보살좌상이 예술적 미를 전해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 제20호인 서산사 소장 목조보살좌상 및 복장일괄(西山寺 所藏 木造菩薩坐像 및 腹藏 一括)을 살펴보자. 서산사 소장 목조보살좌상은 중종 29년(1534년) 봄에 조성된 보살상으로 당시 증명 법사는 처인(處仁), 불상 조상승(造像僧)은 향엄(香嚴)이다. 보살상의 규격은 전체 높이 58cm, 상호 높이 11.5cm, 어깨너비 25cm, 무릎너비 33.5cm 등이다. 이 보살상 머리에는 청동제 보관을 쓰고 있으며 상호는 원만하다. 이마 중앙에 백호가 있으며, 코는 크고 콧날은 넓으며 인중은 길고 뚜렷하다. 입은 두툼하며 귀 또한 크고 두툼한 편으로 귓불은 뭉툭하다. 눈썹과 눈은 먹선으로 그렸고 입술에는 붉은 칠을 하였다. 목은 짧으며 3도를 나타내었고, 법의는 통견이다. 수인은 설법인이며 자세는 오른 다리를 왼 다리 위로 걸친 강마좌(降魔座)이다. 복장에는 발원문과 사리 3과, 오방경 2개, 팔엽대홍련 1개, 백옥제 보탑 1개, 호박 6개, 수정 2개, 약초 봉지 13개 등과 함께 금강수보살주문이 발견되었으며, 1929년과 1939년에 개금하였다. 이 보살상은 조선조 전기의 불상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는 수작으로서 복장 유물이 남아 있는 등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 나와 있다.

서산사 대웅전 내부 모습이다.
서산사 대웅전 내부 모습이다.
제주의 돌로 아담하게 세워진 서산사 대웅전이 자리하고 잇다.
제주의 돌로 아담하게 세워진 서산사 대웅전이 자리하고 잇다.

서산사 경내를 돌아보자. 옛날 모습 그대로 범종각이 정겨움을 더하고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는 해수관음상과 함께 대웅전은 소박하면서도 제주의 독특하고 세련된 건축문화를 살려 현무암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진 전각으로서, 지역민들의 정서와 삶을 담아내는 신행 공간으로서 배롱꽃이 피어 아담하면서도 멋스러움을 느끼게 했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다. 오른쪽 법당문을 열고 들어가 참배를 하고 난 후, 도난 방지를 위해 유리관에 모셔져 있는 목조보살좌상을 친견하였다. 오랜 세월 불자들과 함께 해 온 목조보살상을 친견하면서 힘들어하는 불자들을 위해 현세의 편안함을 서원하며 발원했다. 

서산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선명 스님은 “승가대 졸업 후 제방 선원에서 안거를 하다 10여년 전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오게 될 당시 서산사는 아주 열악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선명 스님은 요사채 불사를 하려고 했는데, 대웅전에서 법회나 재를 지낼 때 머리 위에서 흙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요사채 불사가 먼저 아니라 대웅전 불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웅전 단청 불사를 시작하여 원만히 회향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해수관음상과 도량 정비를 어느 정도 마무리할 수 있었으며, 내년에는 문화재 등록사찰로서 보조사업으로 요사채 불사를 원만히 진행되기를 발원하고 있었다. 본 기자 역시 매년 1회 유형문화재 친견 법회가 열려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발원해 본다.

서산사 앞에 있는 산이물이 흐르고 있다.
서산사 앞에 있는 산이물이 흐르고 있다.

참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오랜 세월 함께 한 사적비가 잘 정돈되어 있었다. 제주의 정낭에 바다를 보니 제주의 용천수인 산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의 용천수에서 물을 마시고 한여름에는 어린이들의 물놀이를 하였을 것이라 생각하며 수애기(돌고래의 제주방언) 길을 따라 올레길을 걸었다. 

최남단 모슬포항구 모습이다.
최남단 모슬포항구 모습이다.

서산사 주변에 둘러볼 만한 곳을 살펴보자. 추사 기념관이 있으며, 대정향교와 단산(바굼지 오름), 산방산, 송악산, 용머리 해안, 대한민국 최남단 항구인 모슬포항과 운진항이 있고, 가파도와 마라도, 모슬포 방어 축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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