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길라잡이 (54) - 10가지 위빠사나의 지혜 Ⅷ
상태바
위빠사나 길라잡이 (54) - 10가지 위빠사나의 지혜 Ⅷ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8.24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현
유현

모든 형성된 것들[行, sańkhārā]에 대한 무너짐의 지혜를 반복하여 닦고 많이 공부 지을 때 수행자는 마치 물거품을 보듯이, 신기루를 보듯이 이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에겐 모든 존재, 모태, 태어날 곳, 거처에 속하는 형성된 것들이 파멸에 이르렀고, 무섭고, 공포로 나타나서 단 하나의 형성된 것에 대해서도 바라거나 집착하지 않습니다. 
색온色蘊을 구성하는 지수화풍의 사대四大를 소름 끼치는 독사처럼, 다섯 가지 무더기[五蘊]를 칼을 빼 든 살인자처럼, 안과 밖의 여섯 가지 감각장소[12處]를 갈애의 마그마를 내뿜은 화구처럼, 여섯 가지의 알음알이[識]을 탐·진·치의 삼독으로 시뻘겋게 타오르는 활화산처럼 각각 관찰함으로써 마치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섰다는 절박감을 느낄 것입니다.  
여섯 가지 감각접촉(phassa, 觸)에서 여섯 가지의 느낌의 무더기가 일어남과 함께 형색·소리·냄새·맛·감촉·법에 대한 갈애[六愛身]가 일어나 12연기가 회전하며 세상이 전개되고 세상은 시달리고 있습니다.  
범부중생들은 이 여섯 가지 갈애의 무리[六愛身]를 쫓으며 그것들에 매달리지만 그 어느 것도 그 자신을 절대로 만족시켜 줄 수 없습니다. 갖고 싶은 것을 소유하려 하고 욕망을 충족하려고 하는 강렬한 목마름 속에서 사람들은 윤회의 수레바퀴에 매이지 않을 수 없고 격심한 고뇌의 바큇살 사이에서 뒤틀리고 찢기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다섯 가지 무더기는 네 가지 음식(āhāra)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있는 그대로 바른 통찰지로 본 뒤 그 음식은 갈애가 그 근원이며 갈애로부터 생겨난 것이라고 있는 그대로 바른 통찰지로 봅니다. 
이와 같이 있는 그대로 바르게 통찰지로 볼 때, 온(蘊, kkhandha)·처(處, āyatana) ·계(界, dhātu)를 역겨워(염오, nibbidā)하고, 탐욕이 빛바래고[離慾], 소멸하기 위해서 도(道, magga)를 닦아야 하겠다고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합니다. 
12연기의 유전에 따라 일어난 형성된 것들은 ‘공’空이라고 숙고합니다. 다시 “이것은 자아가 공하고 혹은 자아에 속하는 것이 공하다. 나는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결코 속하지 않는다. 어느 곳에서든 누구에게 있어서 내 것은 결코 없다.”라고 네 가지 측면에서 공함을 내관합니다. 
  이와 같이 공하다고 보면서 세 가지 특상을 제기하고 형성된 것들을 파악할 때 공포와 즐거워함을 버리고 형성된 것들에 대해 무관심하게 되고 중립적이 되고, ‘나’라거나 ‘내 것’이라고 취하지 않게 됩니다. 
삼매의 목적은 있는 그대로 알고 보는 것[如實知見]인데, 이를 ‘약한 위빠사나’라고 하고, 여실지견의 목적은 윤회에 대한 염오인데, 이를 ‘강한 위빠사나’라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⑷ 공포의 지혜, ⑸ 위험의 지혜, ⑺ 해탈하기를 원하는 지혜, ⑼ 형성된 것들에 대한 평온의 지혜의 넷을 포함하여 뜻이 같다고 말합니다.
 『청정도론』 은 10가지 위빠사나의 지혜 가운데, ⑺ 해탈하기를 원하는 지혜, ⑻ 깊이 숙고하는 지혜, ⑼ 형성된 것들에 대한 평온의 지혜는 뜻으로 하나라고 말합니다. 
강한 위빠사나의 지혜가 일어나면, 상카라들에 대해 영원함[常]과 즐거움[樂]과 자아[我]라는 표상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는 표상 없는 마음의 삼매(animitta ceto-samādhi)에 들어갑니다.
안으로는 오염원들과 무더기들의 일어남으로부터 출리出離했기 때문에 평온의 지혜를 얻은 수행자의 위빠사나는 정점에 이르러서 도의 출현으로 향해 갑니다.  『청정도론』 은 이를 ‘도의 출현으로 인도하는 위빠사나’라고 부릅니다.
이제 도가 막 생기려는 그 순간에 수행자의 평온의 지혜는 ‘존재지속심’으로 향하고, 그 마음에 들어가서 형성된 것들에 대한 세 가지 특상을 제기합니다.
표상 없는 본 삼매가 일어날 때 존재지속심을 끊고 의문전향이 일어납니다. 작용만 하는 마음의 속행이 1~3번 연속되면서 앞의 아홉 가지 위빠사나의 지혜가 세 가지 특상을 명상하는 진실한 역할을 하였듯이 뒤의 (도의 순간에)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의 역할을 수순하게 됩니다.  『청정도론』 은 이를 ‘⑽ 수순하는 지혜’라고 부릅니다.   
결국 염오의 지혜를 포함하는 ‘강한 위빠사나의 지혜’는 탐욕의 빛바램[離慾]으로 기울어집니다. 이를 도의 흐름에 들었다고 말하고, 탐욕의 빛바램은 해탈 향向으로 이어집니다. 
세 가지 특상 가운데, ➀ 믿음의 기능[信根]이 강한 자는 무상으로부터 출현하여 ‘표상 없는 해탈’로 향하고, ➁ 삼매의 기능[定根]이 강한 자는 괴로움으로부터 출현하여 ‘원함 없는 해탈’로 향하고, ➂ 통찰지의 기능[慧根]이 강한 자는 무아로부터 출현하여 ‘공한 해탈’로 향한다고 말합니다.
나의 선택지는 이 셋 가운데 어느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