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보리분법 -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사념처 수행의 시작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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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보리분법 -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사념처 수행의 시작Ⅱ]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5.1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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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5월 초부터 대략 20여 회에 걸쳐 진용스님께서 (사)21세기불교포럼에서 월 1회 정기적으로 ‘37보리분법’이라는 주제로 법문하신 내용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 경행 수행법 

경행은 자신이 걷고 있는 행위를 상세하고 꼼꼼히 하나하나 사띠하면서 행하는 것입니다.
우선 ‘걷는다.’라고 사띠합니다. 자신이 오른쪽 다리부터 걷기 시작한다면 오른쪽 다리의 움직임에 의식을 두어 ‘들어 올림’, ‘나아감’, ‘내려놓음’이라고 명칭을 붙여서 자신이 걷는 다리의 감각을 하나하나 확인해 가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반드시 명칭을 붙여서 확인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망상과 혼란을 피해 집중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다리를 들어 올리고 있다면 ‘들어 올림’이라고 명칭을 붙이는 것이 위빳사나 수행의 숙달에는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약속입니다. 명칭을 붙여 확인한다고 해도 소리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손은 뒤나 앞으로 서로 살며시 잡는 것이 좋겠지요. 한 걸음의 거리는 그다지 크게 떼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걸음이면 됩니다. 한 걸음 걷는 것이 종료되면 다음의 한 걸음으로 옮겨갑니다.
주의할 점은 오른쪽 다리를 내리는 것과 왼쪽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을 연속하지 않도록 하는 것 즉, 오른쪽 다리를 내리는 것과 동시에 왼쪽 다리의 뒤꿈치를 들어 올리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오른쪽 발바닥이 확실히 지면에 닿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 왼쪽 다리를 들어 올리도록 해야 합니다. 
경행할 때 처음에는 발을 들고 내릴 때 ‘들어 올림’, ‘내려놓음’이라고 2단계로 나누어 알아차리십시오. 이렇게 2단계로 구분하여 5분 정도 한 다음 마음이 가라앉은 단계에서 3단계로 들어 올림’, ‘나아감’, ‘내려놓음’이라고 3단계로 구분하여 알아차리면 좋겠지요.
집중이 한층 잘 돼서 다리의 움직임을 확연하게 알아차리게 되면 6단계로 나누어 갑니다. 즉, ‘뒤꿈치 들어 올림’, ‘앞 꿈치 들어올림’, ‘나아감’ ‘내려놓음’, ‘닿음’, ‘누름’으로 더욱 세밀하게 알아차려 갑니다.
더더욱 마음이 움직이는 발에 집중되어 예리해질 때는 발을 들어 올릴 때는, ‘들어 올림’ ‘발바닥 떨어짐’ ‘올라감’이라고 구분하고 발을 옮길 때는, ‘나아감’ ‘나아감’ ‘나아감’이라고 구분하고 발을 내릴 때는 ‘내려놓음’, ‘닿음’, ‘누름’이라고 9단계로 나누어 사띠하도록 하십시오.
 
이와 같이 수행자 마음의 가라앉음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구분하여 실천하도록 하십시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너무 느리게 걸어 사띠가 흩어지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상태에 따라 걷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경행만으로도 위빳사나 수행법의 사띠, 사띠를 향상시키는 중요한 방법이 됩니다. 예를 들어 매일 한 시간 위빳사나 집중수행을 하려고 마음먹었으면 20분에서 30분은 먼저 경행을 하도록 하십시오.


□ 입선(立禪) 수행법 

문명이 발달할수록 우리는 서 있는 시간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서 있으면 신체도 건강해지므로 스님은 입선을 자주 합니다. 하루에 한 시간 집중수행을 한다고 결심했다면 5분 정도 입선을 합니다. 그 경우에도 양손은 앞이나 뒤로 부드럽게 마주 잡고 안정감이 있도록 어깨너비 정도 다리를 벌리고 섭니다. 
서 있으면서 발바닥이 지면에 닿아 있는 감각을 먼저 느끼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마음속으로 ‘서 있음’, ‘서 있음’이라고 명칭을 붙입니다.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정말로 간단합니다. 서 있을 뿐이기 때문에 이것만큼 간단한 것은 없습니다. 
단지 서서 발바닥으로 ‘서 있구나.’라고 느끼며 그것을 맛보는 것입니다. 그런 후 마음이 안정되어 사띠의 힘이 강해지면 호흡을 알아차리십시오.
배가 불러오고 꺼질 때 ‘일어남’, ‘사라짐’하며 호흡의 들이쉬고 내쉼을 알아차리십시오.
만약 경행을 하다가 돌아서기 위해 멈추어 섰을 때나, 돌아서고 나서 멈추어 있을 때도 이처럼 관찰해야 합니다. ‘서 있음’, ‘서 있음’ 하며 서 있는 상태를 확인하고 나서, 다시 호흡의 들이쉬고 내쉼을 ‘일어남’ ‘사라짐’ 하며 알아차리고, 다시 서 있음’, ‘서 있음’ 하며 서 있는 상태를 확인하도록 해야 합니다.


□ 좌선(坐禪) 수행법 

앉을 때는 우선 앉으려고 하는 의도를 먼저 사띠한 후, 그때 가능하다면 눈을 감고 천천히 신체의 움직임을 따라 앉아가는 다리의 감각을 사띠 하면서, 다리가 ‘굽혀짐’, ‘굽혀짐’, ‘앉음’, ‘앉음’이라고 천천히 행하면 한층 사띠가 선명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방석에 엉덩이가 닿을 때는, ‘닿음’, ‘닿음’, 완전히 앉고서는 ‘닿음’, ‘닿음’, 왼쪽 다리를 꼴 때는, ‘왼쪽 다리를 꼼’, ‘왼쪽 다리를 꼼’이라 사띠하고, 오른쪽 다리를 꼴 때는, ‘오른쪽 다리를 꼼’, ‘오른쪽 다리를 꼼’이라고 사띠 하면서 천천히 움직입니다. 
다리는 자신에게 무리가 없는 형태로 꼬고 앉는 것이 좋습니다. 의자에 앉아도 됩니다. 그러고 나서 등줄기와 머리를 똑바로 한다고 사띠하며 똑바로 폅니다. 
자신의 행위에 붙이는 명칭은 가능한 한 정확하고 간결한 말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양손을 어깨에 부담을 주지 않는 형태로 ‘오른쪽 손을 놓음’, ‘왼쪽 손을 놓음’ 하며 놓습니다. 느긋한 형태가 좋습니다. 엄지손가락은 붙이지 않도록 하십시오. 엄지가 서로 닿아 있으면 맥박 뛰는 소리로 인해 장애가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2, 3회 정도 들이쉬고, 내 쉬고 하며 천천히 숨을 호흡합니다. 이렇듯 앉아서 자연스러운 호흡을 사띠하고 있는 것만으로 사마디(samadhi=집중)가 상당히 나옵니다. 
2회 또는 3회 그런 식으로 호흡을 할 때는 명칭을 붙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호흡을 알아차려 보십시오. 그렇게 호흡하는 감각, 이른바 배의 팽창 수축을 관찰하도록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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