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보리분법 -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사념처 수행의 시작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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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보리분법 -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사념처 수행의 시작 Ⅲ]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5.2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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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5월 초부터 대략 20여 회에 걸쳐 진용스님께서 (사)21세기불교포럼에서 월 1회 정기적으로 ‘37보리분법’이라는 주제로 법문하신 내용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배의 팽창 수축을 잘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은 배꼽 주위를 따라서 손을 대 보십시오. 숨을 들이쉴 때는 배의 팽창을, 숨을 내쉴 때는 배가 수축하는 것을 잘 알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팽창과 수축을 이해했다면 손을 무릎 위에 되돌려 놓고 자연스럽게 호흡해 주십시오. 그 호흡에 맞추어서 배가 부풀어 오를 때 ‘일어남’이라고, 수축하여 갈 때 ‘사라짐’이라고 해 주십시오. 
앞에서 실행한 경행에서는 다리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그 하나하나에 명칭을 붙여 사띠하는 것이므로 망상이 쉽게 생기지 않지만, 이 좌선 수행에서는 몸의 움직임이 정지한 상태이기 때문에 마음은 곧 무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의 마음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므로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는 그 행동에 마음도 따라가지만, 그런 행동이 없을 때는 마음은 무언가를 생각하려고 곧 독자적 작동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즉시 ‘망상’, ‘망상’, ‘생각함’, ‘생각함’ 하면서 마음으로부터 망상이 사라질 때까지 사띠하도록 합니다.
위빳사나 수행에서 초심자 단계에서는 배에 집중하는 것이 여간해서 잘되지 않습니다. 호흡하여 배의 팽창 수축을 관찰하고 싶어도 곧 망상이 생깁니다. 그러나 배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하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빳사나에서는 지금 마음이 가장 강하게 느끼고 있는 현상을 그냥 사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행을 시작하자마자 곧 망상이 생겨도 ‘망상’, ‘망상’하고 알아차리면 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30분의 수행 중 모든 것이 망상이라고 손치더라도 그 망상 전부를 명칭 붙여 사띠했으면 훌륭하게 위빳사나 수행을 한 것입니다.


□ 명칭 하나로 향상의 정도가 결정
    된다.

통증과 저림, 추위와 더위 등도 그것을 느꼈을 때, 곧바로 ‘통증’, ‘통증’, ‘저림’, ‘저림’ 등으로 모든 것을 명칭 붙이며 사띠합니다.
‘싫다든가, 편하다든가, 즐겁다든가, 기분이 좋다든가, 무섭다.’ 등등의 감정도 모두 그 자리에서 명칭 붙여 사띠하십시오.
좌우지간 무엇이 나타나든, 어떤 감정이 떠오르든, 마음에 와 닿은 모든 대상을 명칭 붙여 사띠할 뿐입니다. 사마타 명상처럼 하나의 대상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장 많이 느끼고 있는 대상을 명칭 붙여 사띠합니다. 
명상을 시작해 얼마 되지 않는 사람 중에는 여러 가지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나는 복부에 전혀 집중할 수 없다.”, “집중하려고 해도 곧 마음이 산만해져 버려 무언가 생각하기 시작한다.” 등등. 
좋습니다. 마음이 산만해져도,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해도, 그 마음이 따르고 있는 대상을 한발 빨리 알아차려 그것을 명칭 붙이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 가면 드디어 마음은 가라앉아 자연히 복부의 팽창 수축을 관찰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갑니다.
배의 팽창 수축에 오로지 집중할 수 없어도, 나타나는 대상마다 명칭 붙여 사띠하면 위빳사나 수행은 향상되어 가므로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무리해서 복부의 팽창 수축을 관찰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마음은 언제 어떤 경우에라도 반드시 무언가 자극을 얻기 위하여 대상을 구하기 때문에, 앉아 있을 때 가장 관찰하기 쉬운 대상이 말하자면 배의 팽창 수축이므로 ‘일어남’, ‘사라짐’이라고 명칭 붙여 사띠하는 것입니다. 현상을 관찰하는 사띠야말로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래 앉아 있는 경우 곤란한 일이 졸음입니다. 졸고 있으면 수행은 되지 않으므로 졸음만은 피해야 합니다. 
졸음이 찾아오면 ‘졸음’, ‘졸음’하고 명칭 붙여 강하게 사띠해야 합니다. 그래서 졸음이 가라앉으면 좋겠지만, 졸음이라는 것은 끈질겨서 그 정도의 명칭만으로는 여간해서 퇴치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눈꺼풀 내려옴’, ‘눈꺼풀 내려옴’, ‘무거움’, ‘무거움’, ‘아픔’, ‘아픔’, ‘통증’, ‘통증’하며 졸음이 오는 길을 따라 명칭 붙이며 강하게 사띠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졸음이 물러가지 않으면 신체를 움직여서 졸음을 쫓습니다. 졸음이 쏟아질 때는 대개 신체가 앞으로 기울고, 목이 굽어진 경우가 많으므로 ‘자세를 고치려고 함’ 하며 사띠한 후, 천천히 등뼈와 목이 똑바로 되도록 바로 잡아 주면서 ‘허리 폄’, ‘허리 폄’, ‘목 폄’, ‘목 폄’ 하며 사띠합니다.
그것으로 졸음은 떨어져 나갈 것이므로 그 후에 다시 배의 팽창 수축으로 되돌아갑니다. 

또 다리가 아프거나 저리는 것도 오래 앉아 있으면 자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 경우 ‘통증’, ‘통증’하며 관찰합니다. 통증을 쭉 관찰해 가면 통증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싫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생기기 쉬우므로 그것도 관찰하여 ‘싫어함’, ‘싫어함’ 하며 사띠합니다. 
통증이라고 하는 현상은 대상으로서는 꽤 강한 부류에 속하지만, 관찰 대상으로서는 수행을 진보시키기에 적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증을 관찰하는 경우 주의할 것은 그 통증을 어디까지나 제삼자의 관점에서 자신의 신체의 통증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여 통증과 저림을 관찰해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앞의 졸음과 같이 신체의 자세를 고칩니다. 이 경우는 다리를 바꿔 꼬고 앉는다든지 하는 동작이 필요하므로 천천히 하나하나의 동작을 명칭 붙여 사띠하며 다리를 바꿔 앉아야 합니다. 

가려움이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려움이 나타나면 우선 ‘가려움’, ‘가려움’ 하며 가려움을 관찰합니다. 그렇게 해서 가려움이 신경 쓰이지 않게 되면 다음의 현상을 관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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