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역사, “을묘왜변 제주대첩” [최종편] - 문화적 기억으로 전승되는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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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역사, “을묘왜변 제주대첩” [최종편] - 문화적 기억으로 전승되는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기대하며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6.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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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이가 거의 없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조선 임진왜란이라는 난세의 영웅이기도 하지만, 충무공 이순신 장군만큼 수많은 문화 매체로 지속적으로 재현된 인물도 없다. 
1968년 4월 서울 광화문광장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세워진 이래, 1980년대에는 전국적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산이 학교마다 세워졌으며, 대한민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른 사람은 없었다.
영화에서도 1962년 유현목 감독의 <임진왜란과 성웅, 이순신> 제작 이후 이 소재는 역사극의 단골 소재가 되었으며, 김진규 감독의<성웅 이순신(1971)>, 장일호 감독의<난중일기(1978)>, 민준기 감독의 <천군(2005)>, 김한민 감독의<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2)>, <노량, 죽음의 바다(미개봉)> 등의 영화가 만들어졌고, TV드라마로는 MBC문화방송의 <조선왕조 500년, 임진왜란(1985)>, KBS한국방송공사 <불멸의 이순신(2005)>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해남, 진도, 통영, 남해, 여수 등지에서 임진왜란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 관련 축제를 개체하고 있다. 명량대첩축제, 한산대첩축제, 노량해전승첩제, 거북선 축제 등에서 매년 임진왜란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 대한 문화적 재현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밖에도 여행길, 도서, 음식물 등 수많은 문화적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우리로 하여금 임진왜란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억하도록 만들고 있다.
사건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이나 미래 세대들이 문화적 기억으로 과거를 기억한다는 점에서 을묘왜변 제주대첩에 대한 문화적 콘텐츠 발굴과 향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을묘왜변 치마돌격 관련 삽화
을묘왜변 치마돌격 관련 삽화

현재 을묘왜변 제주대첩과 관련하여 제대로 된 문화 콘텐츠라고 할 만한 문화적 재현물들은 많지 않다. 3개의 기념비와 몇몇 2~3차 기록물, 한시, 삽화, 동화책 정도가 발굴되었을 뿐이다.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문화적 재현물들을 만들어가는 활동들이 일어나면서 신문기사와 다큐멘터리, 삽화, 연극 제작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화적 재현물들이 문화매체를 통하여 만들어지는 만큼, 문자를 비롯하여, 사진, 영상, 인터넷, 놀이, 축제, 음악, 미술, 연극, 무용, 공간, 실감형 등 다양한 형태의 재현물들로 확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을묘왜변 제주대첩 및 치마돌격과 관련된 교양서를 비롯하여 문학서, 시나리오, 오페라, 뮤지컬, 무용, 회화, 조각, 공예, 게임 등을 창작할 수 있다.
문제는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할 주체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제주유일의 승전사를 기념하는 ‘을묘왜변 제주대첩 기념사업회’ 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을묘왜변 제주대첩은 향후에도 역사적 사실의 발굴을 비롯하여 연구해야할 것들이 많다. 앞선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왜구가 건입포를 두고 화북포로 들어온 이유를 비롯하여 중앙군 없이 제주관민으로 승전할 수 있었던 요인, 각 인물들에 대한 연구, 을묘왜변 제주대첩이 제주사회 및 한국사회 나아가 동아시아 사회에 미친 영향 등 산재한 연구주제들이 많다. 
또한 지역민과 미래세대의 정체성과 지역성 확립을 위한 교육사업과 선양기념사업을 비롯하여 지역의 문화산업과 연계하여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발굴하는 일들이 매우 필요하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한국사』 에도 을묘왜변은 조명 받고 있지 못하다. 동아출판의 을묘왜변 부분은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16세기에 들어 여진과 왜인이 국경에서 자주 소란을 일으켰다. 조선은 국방 문제를 전담하는 비변사를 설치하는 등 변화하는 정세에 대비하려 하였으나 군역이 문란해지면서 국방력은 점차 약화되었다”

이처럼 삼포왜란(1910), 을묘왜변(1555) 등을 전반적인 왜구 침입으로 뭉뚱그려 표현하고 있다.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도 기록화되지 못하였다는 것은 문화콘텐츠로 가공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혹자들은 을묘왜변 제주대첩과 치마돌격에 대한 기록화 사업을 중시 여기고 있다. 제주의 지리와 언어,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집대성하기 위해 발간한 『제주도지』에는 조선왕조실록의 기사를 정리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싣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건공장군 김성조 묘역-제주 mbc,  『숨겨진 역사, 을묘왜변 제주대첩』 중 캡쳐
건공장군 김성조 묘역-제주 mbc, 『숨겨진 역사, 을묘왜변 제주대첩』 중 캡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을묘왜변 제주대첩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하고, 그 일환으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주정체성 교육의 하나인 제주이해교육에 을묘왜변 제주대첩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역사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첫 단추일 수 있다.
지역의 승전사가 지역민들에게서 잊혀 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념되고 기억되길 바래본다. 우리 후손들의 기백을 심어주는 일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작업이기도 하다.

헌찬 건공장군 김성조
헌찬 건공장군 김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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