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탐라역사문화권 정립을 위한 학술대회 탐라의 고려 불교 수용과 전개 양상(2) - ‘제주 폐사지로 본 탐라의 불교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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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탐라역사문화권 정립을 위한 학술대회 탐라의 고려 불교 수용과 전개 양상(2) - ‘제주 폐사지로 본 탐라의 불교 수용’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7.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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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5일~7일 제주대학교 박물관에서 2023년 탐라역사문화권 정립을 위한 학술대회, ‘탐라의 고려불교 수용과 전개 양상’이 개최됐다. 본지는 제1327호에 이어서 제1329호는 ‘제주 폐사지로 본 탐라의 불교 수용’ 제주대학교 전영준 교수의 주제발표를 요약정리해서 게재한다.
2023탐라역사문화권 정립을 위한 학술대회가 열린 제주대학교 박물관
2023탐라역사문화권 정립을 위한 학술대회가 열린 제주대학교 박물관

 

‘제주 폐사지로 본 탐라의 불교 수용’ 

◆ 주제발표: 전용준 교수(제주대학교 사학과) ◆

 

전영준 제주대 사학과 교수
전영준 제주대 사학과 교수

고려시대에 운영되었을 사암(寺庵)에 대한 기록은 『新增東國輿地勝覽』을 근거로 확인할 수 있는데, 수정사, 법화사, 원당사, 보문사, 관음사, [오등사지], 묘련사, 서천암, 산방굴사, 존자암, 월계사, 문수사, 해륜사, 만수사, 강림사, 소림사 등 적어도 15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사찰 중 수정사지, 법화사지, 원당사지(현, 불탑사)에 대한 기왕의 발굴보고서를 확인하면, 대체로 10세기에서 12세기에 해당하는 유물이 다수 발굴되었고, 이를 근거로 사찰의 창건 연대를 고려시대 전반기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정밀조사가 진행된 오등동사지를 포함하여 초창 연대를 탐라국 후기(고려 전기)로 특정할 수 있는 사지들을 검토해보았다.
고려 숙종10년에 자방으로 편제된 탐라는 연맹체의 정치세력이 와해되면서 유력 집단에 의한 중앙정부와의 교섭 과정에서 폭압적 수탈에 저항하는 민란이 발생하는 등 사회적 소요를 겪었다. 고려의 팔관회의 참여나 문물교류를 통하여 선진문화를 경험하고 수입하면서 연맹왕국의 정치체로 성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고려 초기의 선진불교를 받아들여 텀러국 후기 사회의 사상적 변화를 시도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탐라는 ‘1만 8천 신들의 고향’ 으로 명제화 될 정도로 많은 神格과 神話가 존재하였고, 이러한 고대적 사유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로 고려의 불교를 수용하였던 것은 한 단계 더 발전된 정치체로의 전환을 꾀하려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탐라의 고려 접촉은 동아시아의 전통적 조공질서 속에 포함되어 부정기적인 진헌무역이 이루어졌고, 팔관회 참여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불교가 수입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탐라국 후기인 고려 전기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수정사, 법화사, 원당사, 오등동사지 등에서는 10~11세기의 유물이 출토되는 사실은 제주 고고학의 연구성과에도 부합한다. 떠 『신증동국여지승람』 에 적시한 寺名들도 이전 왕조의 불교를 전승하였다는 의미이므로 이를 숙고하면 탐라국 후기에 전래된 고려의 선진불교가 지방 정부 편입 이후에도 지속되어 수많은 寺庵의 수축으로 이어젔다.
불교의 전래는 寺院贈物에 해당하는 건축술, 제지술, 판각술 등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도 함께 전승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이른 시기부터 관련 수공업도 성장하였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사지 발굴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와 등의 건축자재들은 고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이유로 중앙에서와 같이 탐라-제주애서도 사지 발굴에서는 규모가 큰 건축물의 기단부가 노출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록에만 의지하여 탐라국의 정체성을 제한할 이유도 없고, 또, 고고학적 성과에만 의지하여 문물의 제한적 교류 정도로만 이해하는 것은 탐라 –제주를 변방사적 시각에서 보는 단편적 시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 제주 불교는 고려 또는 그 이전 시기부터 전승된 정체성을 바탕에 두고 이해하여야 하며, 문헌학과 고고학이 상호 협력하는 연구방법론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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