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철의 『표해록』 해부 (13) - 아뿔싸 왜놈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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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철의 『표해록』 해부 (13) - 아뿔싸 왜놈들이구나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8.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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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1년 1월 1일 맑음

최부의 표해는 세세한 부분까지 이동 경로가 표시되어 있는데 장한철 표해 에는 위 광진일보 지도를 제외하곤 별로 기록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애월문학회에서는 위 경로 따라 탐방을 했었고 김선○ ○○일보 기자는 오래전 장한철 표류길을 탐방하여 논문을 쓴 것이 있고 제주대학○○캠퍼스 윤치○ 교수의 논문도 참고할 만하다.

주) 적당한 시기에 장한철 표해록과 최부의 표해록의 같은 듯 다른 점을 언급할 예정이며 덧붙여 하멜 표류기도 쓸 예정이다.


하멜
네덜란드의 선원(?~1692)이다. 효종 4년(1653)에 동인도 회사 소속의 상선을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도중 폭풍으로 인해 표류하다가 일행과 함께 제주도에 닿았다. 이후 조선에서 14년 동안 억류 생활을 하였는데, 이때의 경험을 담은 《하멜 표류기》를 저술하여 조선의 지리, 풍속, 정치 따위를 유럽에 처음으로 소개하였다.

주) 하멜 표착지가 어딘가에 대한 분부한 의견이 제시되었었다. 지금의 산방산 사계리와 모슬포 동일리, 신도리 등에 기록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나는데 필자도 이를 들여다보는 중으로 신도리 바닷가 고래가 보이는 곳에 하멜 표류기 역사가 기록된 걸 기록해 두었다.

장선비 일행은 신나게 윷놀이를 하다 지쳤는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기만 한다.
 
한낮이 되자 돛을 단 배가 동쪽 아득한 바다 바깥에서부터 다가왔다.
“배가 보인다.”
“이젠 살았다.”
뱃사람들은 기쁨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자, 서둘러라. 우리가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
장선비는 일행들을 독려한다.
장선비 일행은 모두 기뻐하며 땔나무를 모아 불을 붙여 연기와 불을 일으켰다. 어떤 사람은 대나무에 하얀 런링 셔츠 깃발을 높은 언덕에서 흔들어대면서, 크게 소리를 내어 저쪽 배에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어? 왜 안 오는 거지?”
“연기를 더 많이 피우자고.”

시간이 흐르자 날은 차츰 저물고 동쪽 끝에 있던 배는 오는지 안 오는지 기다려도 기다려도 감감무소식이었다.
“어? 온다. 배가 오고 있어.”
뱃사람들은 어린애처럼 서로 부둥켜안고 배가 이 섬으로 오는 걸 가슴 조이며 바라본다.
배가 가까이 오고 자세히 보니 배 위에 탄 사람들은 머리에 푸른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아랫도리는 가리지 않았다. 윗도리만 검은 색깔의 긴 옷을 걸쳐 입었다.
‘아뿔싸! 왜놈(일본 사람)들이구나!’
이런 생각을 할 때 그 배는 우리 일행이 있는 섬을 지나쳐버리고, 우리 구원 요청에 응하지 않고 구원해 줄 뜻도 없었다. 

“살려 주세요.”
“살려 줍서!”
우리 일행의 울부짖는 소리가 바다와 하늘을 울렸다.
그때 갑자기 그 배가 멈추더니 배 위에서 작은 배에서 내려 우리 일행이 있는 섬으로 다가왔다.
작은 배에는 10여 명의 장정이 타고 있었는데 그들은 우리 일행이 있는 섬 해안으로 올라왔다. 그들은 허리에 길고 작은 칼들을 차고 있었다. 얼굴 생김새가 험상궂고 사나웠다. 눈과 눈썹도 아름답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 일행을 포위하더니 글을 써서 물었다.
“너희는 어느 지방 사람인가?”
장선비가 답을 써주었다.
“우리는 조선인인데, 이곳에 표류해 왔소. 바라건대, 자비를 베풀어 우리 여러 목숨을 살려주시오. 잘은 모르겠지만, 여러 어른은 어느 나라 사람이고, 지금 어느 곳으로 향하고 있소?”
저들이 답을 써서 보여 주었다.
“나는 남해 부처님이며, 장차 서역으로 가고 있다. 너희들이 보물을 바쳐 우리에게 사정하면 살려줄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모두 죽여 버리겠다.”
장선비가 글을 써서 대답했다.
“우리나라는 본디 보물이 나지 않소. 또 바람을 잘못 만나 바다에서 표류해 만 번 죽을 고비에서, 배 위에 있던 물건들도 이미 다 바닷속에 던져버렸소. 이제 몸뚱이 외에 다른 물건은 하나도 갖고 있지 못하오.”
이에 왜놈들은 서로 시끄럽게 떠들어 댔다. 그 말소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한참 지나서 왜놈들은 칼을 휘두르고 큰 소리를 내지르며 장선비 옷을 모두 벗겨 내 몸을 나뭇가지 위에 묶고 거꾸로 걸어 매달았다. 또한, 우리 일행 여러 사람의 옷도 벗겨 거꾸로 매달았다.
그들은 우리 일행이 갖고 있던 자루 속을 뒤져서 육지 상인 백사렴이 갖고 있던 쌍 진주도 훔쳐 갔다. 또 초막 안에 광주리에 담아 두었던 전복 등의 물건도 빼앗아 갔다. 단지 먹을 쌀과 옷가지만 남겨 두고 서로 지껄이더니 작은 배를 타고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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