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보리분법-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 어떻게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할 것인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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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보리분법-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 어떻게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할 것인가(2)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9.07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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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5월 초부터 대략 20여 회에 걸쳐 진용스님께서 (사)21세기불교포럼에서 월 1회 정기적으로 ‘37보리분법’이라는 주제로 법문하신 내용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사문과 경』(D2)에는 부처님께서 출가사문은 이와 같이 다섯 가지 장애를 제거하여 머물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는 소욕지족(少欲知足)하고, 마음 챙김과 알아차림(正念·正知)을 잘 갖추어 숲 속이나 나무 아래나 산이나 골짜기나 산속 동굴이나 묘지나 밀림이나 노지나 짚더미와 같은 외딴 처소를 의지합니다. 그는 탁발하여 공양을 마치고 돌아와서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 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sati)을 확립하여 앉습니다. 그는 오취온에 대한 욕심을 제거하여 욕심을 버린 마음으로 머무릅니다. 욕심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악의의 오점을 제거하여 악의가 없는 마음으로 머무릅니다. 모든 생명의 이익을 위하여 연민하여 악의의 오점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해태와 혼침을 제거하여 해태와 혼침이 없이 머무릅니다. 광명상(光明想, Aloka-saňňā)을 가져 마음 챙기고 알아차리며 해태와 혼침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들뜸과 후회를 제거하여 들뜨지 않고 머무릅니다. 안으로 고요히 가라앉은 마음으로 들뜸과 후회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의심을 제거하여 의심을 건너서 머무릅니다. 유익한 법들에 아무런 의문이 없어서 의심으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나아가 세존께서는 다섯 가지 장애가 제거되었는지, 아니면 현존하는지를 스스로 관찰하라고 합니다. 다섯 가지 장애가 현존하면 스스로를 ‘빚진 사람, 환자, 옥에 갇힌 사람, 종, 사막을 걷는 여행자’로 여겨야 하고, 다섯 장애가 제거되었다면 ‘빚에서 벗어난 사람, 병이 쾌유된 사람, 감옥의 굴레에서 풀려난 사람, 자유인, 그리고 안전한 곳에 다다른 사람’이라고 여겨도 좋다고 합니다.

감각적 욕망을 떨치는데 도움이 되는 수행법에는 여섯 가지를 들 수 있는데,
⑴ 부정관(Asubha-bhāvanā), ⑵ 감관의 문을 수호함, ⑶ 식사의 절제, ⑷ 훌륭한 도반(선지식), ⑸ 적절한 대화, ⑹ 하나의 대상에 대한 집중력과 사띠 확립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부정관의 대상은 「염처 경」(M10)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묘지 명상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그 밖에 몸의 32부위에 대한 명상도 포함됩니다. 부정관에 전념하는 자는 아름다운 것들에 초연해질 수 있는 힘을 굳건히 확립하게 됩니다. 
눈으로 형색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촉감을 느끼는 지각과정에 즐거워하지 않고 집착하지도 환대하지도 않는다면 다섯 가지 대경에 대한 즐거움이 사라집니다. 
몸을 가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이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 위해를 피하고 청정범행을 유지하기 위해서 음식을 취할 뿐입니다. 
성스러운 팔정도를 닦고 실천하는데 도움이 되는 도반과 사귀고 담마(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잡담을 삼간다는 뜻입니다. 

분노는 자애수행, 기쁨에 대한 무량한 마음, 삼보에 대한 믿음, 평온함에 대한 집중, 업에 대한 숙고로 다스리면 됩니다. 『라훌라를 교계한 긴 경』(M62)에는 자애관(慈觀)을 닦으면 어떤 악의라도 다 제거되고, 연민관(悲觀)을 닦으면 어떤 잔인함이라도 다 제거되고, 더불어 기뻐함(喜觀)을 닦으면 어떤 싫어함도 다 제거되고, 평온관(捨觀)을 닦으면 어떤 노여움이라도 다 제거된다고 합니다. 
감각적 욕망은 다만 가라앉히는 것만으로도 되지만, 분노를 가라앉히려면 정반대의 마음인 자애를 마음에 만들면 간단하게 상쇄됩니다. 자비의 명상을 하면 좋습니다. 

혼침과 수면은 죽음에 대해 끊임없는 사띠(Maraṇānussati), 환희심을 일으키는 대상을 회상함, 부처님을 따라 성인들이 가신 법의 길을 따라 가야함을 되새김, 분발심을 일으키면 됩니다. 또한 대상에 대해 부지런히 집중하고 있으면 졸음은 자연스럽게 물러갑니다. 졸음이 물러가면 머리가 칼날처럼 명쾌하고 주위가 빛나게 됩니다. 눈으로 보는 것 같은 빛이 아니라, 눈부신 것도 어슴푸레한 것도 아니지만 분명히 ‘밝다’라는 것을 압니다. 물론 그 밝음도 올바르게 사띠하는 대상입니다. 

들뜸이 있을 때는 경전과 계율에 대한 독송, 차분하게 하나의 대상에만 몰두하면 제거됩니다. 또한 집중이 잘되면 들뜨기도 하는데 그것은 마음의 혼란이므로 주의해서 들뜨지 않게 해야 합니다. 반대로 ‘수행이 잘 되지 않는다.’라는 생각도 들뜨게 하므로 제거해야 합니다. ‘잘 되어가든 잘 안 되던, 다만 사띠를 할 뿐’이라고 마음을 정해야 합니다. 
의심은 삼보에 대한 믿음, 적절한 대화로 원인 결과에 대해 고찰함, 모든 현상을 삼법인에 비추어 지혜롭게 행함으로 제거됩니다. 일어난 마음은 제대로 결과를 내기 때문에 ‘역시 이 가르침은 올바르다.’라고 확신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혐의나 불안, 의심도 날려버려야 합니다. 

다섯 가지 장애는 지혜를 약하게 하는 번뇌이기 때문에 그것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지혜가 나타납니다. 결국 다섯 가지 장애는 장애가 아니고 사띠의 대상으로서 수행의 재료입니다. 수행자가 다섯 가지 장애를 대상으로 알아차리면 진리를 볼 수 있는 힘이 쌓이고, 알아차리지 못하면 계속 장애가 수행자를 휩쓸어 버립니다. 

수행을 시작하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이 다섯 가지 장애를 수행자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여, 그런 현상에 반응하지 않고 알아차리고, 그 순간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즉시 몸으로 돌아와 느낌의 변화를 알아차리다가 느낌이 사라지면 다시 수행의 주 대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럴 때 수행자는 장애에서 사띠의 힘을 키우고 장애를 극복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사띠를 하려는 수행자에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힘과 참고 견디는 인내력을 키워줍니다. 이런 노력과 사띠가 결국 고요한 마음상태를 얻게 하고, 드디어 생멸하는 법의 성품을 보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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