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보리분법 -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 균형 잡힌 수행의 다섯 가지 원리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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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보리분법 -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 균형 잡힌 수행의 다섯 가지 원리 Ⅰ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9.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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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5월 초부터 대략 20여 회에 걸쳐 진용스님께서 (사)21세기불교포럼에서 월 1회 정기적으로 ‘37보리분법’이라는 주제로 법문하신 내용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수행할 때 함께 일어나는 마음의 상태나 정신적 요인이 있습니다. 이 정신적 요인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이들이 각자의 기능을 잘 수행하는 한 우리의 수행은 즐겁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만일 그 기능들이 조화롭게 작용하지 않거나 어느 기능이 지나치게 뛰어나면 수행은 균형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이 기능들이 조화롭게 작용하게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각각의 기능들이 너무 많지도 너무 적어도 안 되게끔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수행할 때 많은 정신적 요인으로 마음의 상태가 복잡하게 되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섯 가지 제어하고 있는 기능입니다. 이 다섯 기능(pañca indriya)은 믿음(삿다-), 노력(위리야), 사띠(사띠), 마음집중(사마-디), 지혜(빤냐)입니다. 여기서 빤짜(pañca)는 다섯을 뜻하고 인드리야(indriya)는 기능이나 능력을 뜻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것을 오근(五根)으로 직역하였습니다.

수행이 잘되면 이 5가지 제어하고 있는 기능은 조화롭게 일어나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수행을 처음 시작하는 수행자는 보통 불안정한 행동과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방 지루해하고, 안절부절못하며, 건성으로 관념적인 사띠을 하고, 빛이나 색깔 같은 것에 집착하며, 고요함에 안주하려 하고, 쉽게 법을 의심하고, 통증 등 불쾌한 감각을 싫어하여 두려워하고, 막상 담마(법)가 드러나려는 순간이 올 때는 사띠(sati)하는 마음을 풀어버리고, 결국 해이해져 수행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수행자’란 생각으로 자만에 빠지기도 합니다. 수행은 진실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판단하여 현재의 위치에서 주의를 기울여 정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균형 잡힌 힘으로 수행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것은 수행을 도와주는 37가지 요인(보리분법) 중 가장 기본이 되는 다섯 가지 원리, 힘이라는 발라-니(balāni)입니다. 인드리야는 정신적 요인이라는 능력이고, 그 능력을 실제로 사띠하며 힘(五力)을 갖추는 것을 발라-니라고 합니다. 즉 정반대의 것을 제어하거나, 길들이는 능력을 ‘인드리야’라고 합니다. 

믿음은 신뢰(또는 의심)의 부족을 통제하고, 노력은 나태를 통제하고, 사띠는 부주의를 통제하고, 마음집중은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통제하고, 지혜는 어리석음을 통제합니다. 
이런 능력이 실제로 강화될 때 제어하는 능력은 정반대의 것을 정말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관심, 행복과 하나의 대상에 대한 날카로운 집중이라는 3가지 요인의 존재에 의해 강화될 때 믿음은 단지 제어하는 능력의 기능을 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초의 집중, 북받쳐주는 집중과 날카로운 집중에 의해 강화될 때 지혜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5가지 제어하는 능력(五根) 내에서 서로 균형을 잡는 요인이 있습니다. 믿음과 지혜는 서로 한 쌍입니다. 만약 지혜가 약하여 믿음의 지배를 받으면 비판적인 능력과 분석, 조사하는 지적인 힘이 약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만일 지혜가 믿음을 지배하면 이것은 불확실성으로 수행하려는 마음이 부족하여 자신감이 줄어듭니다. 
마찬가지로, 노력이 마음집중을 지배하면 이것은 불안함과 뒤흔들기를 가져오게 합니다. 그리고 만일 마음집중이 노력을 지배하면 나태와 마비 상태를 가져오게 됩니다. 
믿음, 노력, 마음집중과 지혜는 높여져야만 하고, 균형 잡힌 상태에서 지탱되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은 사띠(사띠)입니다. 사띠는 나머지 네 가지 기능이 적당하게 상호 균형 잡힌 관계를 확실하게 하는 파수꾼입니다. 
수행으로 이 다섯 가지 능력(기능)이 튼튼하고 굳으며 강력하게 되기 때문에 이 다섯 가지 요인을 힘이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다섯 가지 제어하는 능력과 다섯 가지 힘은 같은 물건의 두 가지 외형이라고 하셨습니다. 강(江)의 중앙에서 보는 동쪽과 서쪽 측면인 것입니다. 즉 다섯 가지 제어하는 능력과 다섯 가지 힘은 동일합니다. 다섯 가지 능력은 제어되고 강화되어야만 하는 잠재성이고, 다섯 가지 힘은 그 다섯 가지 요인들의 조합을 통하여 발달합니다. 다섯 가지 요인들의 능력이 굳게 안정되게 될 때 이것을 다섯 가지 힘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예류과에 이른 사람은 의심의 족쇄가 제거되었기 때문에 믿음은 꿈쩍도 않는 힘이 됩니다. 

지도론(指導論, Nettippakaraṇa)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오근이 정진의 힘에 의해서 오력이 된다. 지배한다(영향력이 있다)라는 의미로 근(根)이며, 동요되지 않는다(확고 부동하다) 라는 의미로 력(力)이다’
tāni yeva indriyāni viriya-vasena balāni bhavanti. adhipateyyaṭṭhena indriyāni, akampiyaṭṭhena balāni.
무애해도(無碍解道, Paṭisambhidāmaggo)의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근은 확신의 의미라고 분명히 알아야 한다.’ 
saddhindriyassa adhimokkhaṭṭho abhiññeyyo. Paṭis 16.14.
‘신력의 경우, 불신(不信)에 의해서 동요되지 않는 의미라고 분명히 알아야 한다.’
saddhābalassa assaddhiye/ akampiyaṭṭho/ abhiññeyyo
이처럼 『무애해도』등에서는 오력(五力)의 의미를 반대되는 사항[對治法]에 의해 동요되지 않는 힘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섯 가지 힘[五力]에 반대되는 사항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①믿음[信, saddhā] ↔ 불신[不信, assaddhiya]
②정진[精進, viriya] ↔ 게으름[懈怠, kossaja]
③사띠[念, sati] ↔ 방일[放逸, pamāda]
④마음집중[定, samādhi] ↔ 들뜸 또는 산만[散漫, uddhacca]
 ⑤지혜[慧力, paññā] ↔ 어리석음 또는 무명[無明, avijj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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