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향기로움 - 시조시인 오영호, 여섯 번째 시조집 ‘농막일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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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향기로움 - 시조시인 오영호, 여섯 번째 시조집 ‘농막일기’ 출간
  • 김익수 주필·대기자
  • 승인 2023.09.20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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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오영호(혜향문학회장)
시조시인 오영호(혜향문학회장)

시조시인 오영호 혜향문학회장의 여섯 번째 시조집 ‘농막일기’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최근 한국현대시인선으로 엮은 여섯 번째 시조집 ‘농막일기’는 제1부 귤을 따며, 2부 길상사를 거닐다, 3부 풍속도, 4부 간수를 빼다, 5부 물외 된장 냉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늘과 땅, 물, 햇빛, 바람을 화두(話頭)로 농막을 오가며, 시를 쓰고 몰두하는 일은 자신의 삶의 원동력이 되어왔다고 말하고 있는 오영호 시인이다.
연담별서에서 귤나무, 감나무, 비파나무가 언제나 싱그럽게 느껴진다면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


새해

새철 드는 날
관덕정 앞마당에 
낭쉐 한 마리와 돌하르방 눈 부릅뜨고
자청비
언제 오실까
기다리며 서 있다
  (중략)


오영호 시인의 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제주의 삶의 역사와 풍정에 대한 시의 감응력이다.
제주에서 전래해온 입춘굿 한바탕이 관덕정 앞마당에서 펼쳐지고 있다. 일제 식민주의 시절 중단되었다가 복원된 입춘굿은 제주 공동체가 봄을 맞이하는 제의(祭儀)다. 
문학평론가 고명철 광운대 교수는 “시인은 평시조와 사설시조를 절묘히 배합함으로써 입춘굿에 대한 구연적(口演的) 상상력의 시의 감응력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 “오영호의 시학(詩學)은 ‘중도’의 성찰적 깨우침에 이른다”고 전하고 있다.

오영호 시인은 해방되던 해 제주시 연동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문학의 꿈을 꾸어 1986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제주시조시인협회 창립멤버로 『풀잎만한 이유』 『화산도 오름에 오르다』 『귤나무와 막걸리』 『올레길 연가』 『연동리 사설』 현대시조100인선 『등신아 까불지 마라』 등이 있으며, 한국시조비평문학상, 제주도문화상을 받았다.
영주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 후 농막 연담별서(蓮潭別墅)에서 귤나무와 벗들을 만나 놀며, 혜향문학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앞으로 지금까지 창작해온 것을 한데 모아 전집을 내놓는 일이 숙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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