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보리분법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오력을 통한 사마타와 위빳사나 수행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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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보리분법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오력을 통한 사마타와 위빳사나 수행 Ⅱ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11.0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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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精進)
경전에는 발심한 사람은 출가해서 완전한 계를 지킨다고 말해집니다. 정확하게는 ‘계율 조항(빠띠목카)에 의한 방호로 자신을 지킨다.’는 뜻입니다. 
딱딱한 계율을 수행자가 필사적으로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계율을 지키고, 계율에 따른 생활을 하는 것에 의해, 그러한 생활을 하는 수행자 자신이 계율 덕분으로 여러 가지 장해나 곤란을 피할 수 있으므로 계율이 그것을 지키는 사람을 방호하게 됩니다. 
거짓말을 절대 하지 않는 사람, 죽이거나 훔치는 것을 절대 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로부터도 미움 받지 않고 원망 받지 않고 누구로부터도 신뢰받기 때문에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 계율에 의해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재가자인 경우는 갑자기 가족도 재산도 전부 버려두고 출가할 수 없으므로 재가 신도 오계를 꼭 지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한 마리의 모기조차도 죽이지 않겠다.’라고 결심하고 노력해 봅니다. 무심코 죽였으면 참회하고 또 노력합니다. 
‘어떤 것도 마음대로 자신의 것으로 하지 않는다.’, ‘불륜을 저지르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술도 마시지 않는다.’는 계율을 지키도록 노력하고, 실패하면 참회하고 또 노력합니다. 그 정도만으로도 자신의 세상이 서서히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계율은 주로 언행에서 나타나는 것이지만, 그것을 지킬 뿐만 아니라 마음도 계에 따라 온화한 상태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소욕지족의 만족한 마음입니다. 출가자는 몸을 유지할 만큼의 가사와 탁발에 만족하고, 의발만을 소유한 채 어느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생활해야 합니다. 
재가자는 가재도구나 의복을 일부러 처분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것들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 ‘없어도 괜찮아’라는 마음 상태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사도 배부를 때까지 먹는다거나 마음껏 먹는 것이 아니라, ‘아, 이 정도로 좋다!’라고 적절한 곳에서 숟가락을 내려놓고 끝낼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배고픔이 지나쳐도 수행할 수 없지만, 만복에서도 수행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이 가르치신 담마 이외에 어떤 것으로도 번뇌(kilesa)를 근절할 수 없고, 그 담마는 노력 없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모든 악행을 버리고, 좋은 행위를 힘써 행하며,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없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세간과 출세간 모두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담마에 대한 인내와 노력 없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더구나 세간보다 출세간은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보통 우리는 형태와 색깔, 소리, 냄새, 맛과 몸의 감각에서 접촉하는 것을 애착하고 원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행운, 명성과 행복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은 분명 매우 긴 시간을 분명하게 요구합니다.
부처님이 과거 보살이었을 때 마하자나까(Mahajanaka)로 태어났습니다. 청년이 된 마하자나까는 배를 타고 수완나부미(황금의 땅, Suvannabhumi)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항해 중에 큰 폭풍우를 만나 배가 부서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배가 가라앉고 있다는 것을 안 그는 먹을 수 있을 만큼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입은 옷에는 기름을 듬뿍 묻혀서, 나무판자를 부여잡고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배가 가라앉을 때 배에서 우왕좌왕하던 모든 사람은 바다에 빠져 죽었습니다. 그러나 마하자나까는 판자와 기름 묻은 옷으로 인해 바다에 뜰 수 있었고, 기름 냄새로 인해 상어의 습격을 피하게 되며, 충분히 먹은 기름진 음식으로 인해 힘을 유지하여 헤엄칠 수 있었습니다. 혹독한 조건을 이기며 인내와 노력으로 그는 7일 동안 바다에서 헤엄쳤습니다. 
마니메-칼라 천신(Manimekhala deva)이 그런 모습을 보고 그를 시험했습니다. “너는 7일 동안 육지를 볼 수 없었는데도 끈기 있게 헤엄친 이유가 무엇이냐?” 
보살이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노력은 항상 유익한 것이다. 비록 지금 육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어딘가에 육지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노력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천신이 다시 묻습니다. “바다는 너무나 넓다. 네가 끈기 있게 노력해도 무수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고, 더구나 육지에 도달하기 전에 너는 확실히 죽을 것이다”
보살이 답하기를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것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일 노력하지 않고 중단한다면, 나태의 결과로 반드시 고생할 것이고 바라던 목적지는 결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성공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문제에서도 우리는 심지어 노력해야만 한다. 그래서 나는 노력할 것이다. 나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으며, 기슭에 도달하기 위해 나의 힘이 다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이와 같은 말을 들은 천신은 그의 인내와 노력을 칭찬하며, 그를 미틸라(Mithila)란 도시의 기슭으로 인도하였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이루어야 하는 불굴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바다를 헤엄쳐서 건너기 위해 노력할 수 없으면, 어떻게 더 어려운 번뇌(Kilesa)의 바다를 건널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모두 번뇌를 가지고 있다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번뇌뿐만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는 번뇌를 버리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욕망(lobha)은 좋아하는 대상을 만나면 일어납니다. 눈, 귀, 코, 혀, 몸의 감각과 마음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일어납니다. 만일 우리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것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진리를 알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하면, 우리는 나쁜 행위(akusala)를 버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의 노력(viriya)이 욕망(lobha)을 비롯한 살아가는 모든 일상생활에서 함께 일어난다는 점에 주의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바로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는 노력의 특징을 조사해서 노력의 이익을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알아차리기 위해 여러분은 노력해야만 합니다. 노력은 신체적 노력이 아니라 정신적 노력을 말합니다. 즉 노력은 용쓰는 힘이 아니라, 우직하게 인내하는 정신적 노력이며 부드러운 노력을 말합니다. 
경행 중에 때로는 게으른 생각이 일어나면 그 마음을 놓치지 말고 알아차려야 하고 또한 그 마음이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것이 바른 노력입니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여러분의 경행은 뒤뚱뒤뚱되거나 걸음이 빨라지거나 걸음을 통제하게 됩니다. 
게으른 마음, 서두르는 마음, 통제하려는 마음을 사띠(sati)하는 것이 노력이므로 바른 노력은 정신적인 노력을 말합니다. 실제로 수행할 때 노력이 결핍되면 지루해집니다. 여러분은 사띠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적인 강한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사띠가 끊이지 않고 계속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노력도 다시 시작하고 또다시 시작해야 하지 단 한 번의 노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큰 노력으로 마음이 혼란스럽지 않고, 느슨한 노력으로 나태와 잠을 초래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노력은 단지 사띠를 끊이지 않게 대상을 향해 순간순간 노력하는 마음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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