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보리분법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오력을 통한 사마타와 위빳사나 수행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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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보리분법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오력을 통한 사마타와 위빳사나 수행 Ⅲ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11.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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➌ 사띠(sati)

계를 지키며 고요한 마음을 만들기 위해서도 부처님이 발견한 불교만이 간직한 특유한 수행법인 위빳사나 수행이 필요하고, 선정에 들 때에도 하나하나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사띠하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정보가 들어오는 입구는 안·이·비·설·신·의라는 6개의 문(육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육근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고 파악해 관리하면 고요한 마음, 온화한 말과 행동을 할 수가 있습니다. 

육근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어떻게 제어하면 좋을까요? 예를 들어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제어하기 위해서 눈을 감아야 할까요? 그러면 쓰거나 읽거나 할 수도 없고 걸을 때 시궁창에 빠지거나 벽에 부딪히기도 하기에 마음이 고요해지기는커녕 일상생활 자체가 불편할 뿐입니다. 
게다가 눈으로부터 정보가 들어오지 않으니 귀나 신체 등 다른 입구로부터 정보를 보충하려고 본능적으로 정보를 긁어모으기 때문에 결국 정보량은 바뀌지 않습니다. 

만일 휴식 공간 등에서 안·이·비·설·신의 정보를 전부 차단할 수 있을지라도 마음(意, mano)이 혼자서 활발하게 망상하면 정보는 충분히 만들게 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하려고 해도 아무런 해결이 안 됩니다. 
육근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들어오게 놓아두고 자신의 마음이 그것에 붙잡히지 않게 하면 됩니다. 그 때문에 끊임없이 일어나서 사라지는 현상을 다만 있는 그대로 확실히 확인해서 들어온 정보에 의해 여러 가지 감정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다만 봄, 봄, 보임이라고 확인합니다. ‘미인이다’든지 ‘붉은 차다’ 등과 같이 자세하게 알려고 하나의 정보를 뒤쫓거나 하지 않아야 합니다.
‘미인이다’라고 보면 말을 걸고 싶다든지 만나고 싶다든지 망상이 자꾸 일어나 실재로부터 멀어져 버립니다. 그사이에도 실제는 끊임없이 일어나서 사라지고 일어나서 사라지고 있기에 망상에 붙잡혀 괴로워할 뿐만 아니라 그사이에 실제를 잃어버려 괴로워하게 되어 버립니다. 
눈으로 모양과 형태를 볼 때는 일어나서 사라지는 현상을 다만 봄, 봄, 보임이라고 사띠합니다. 그것이 눈을 지키고 마음이나 업을 지켜 온화하게 합니다. 

귀로부터 들어오는 소리는 소리, 소리, 소리 들림이라고 확인합니다. 코로부터 들어오는 냄새는 냄새남, 냄새남, 냄새남. 혀로부터 들어오는 맛은 맛봄, 맛봄, 맛봄. 신체로부터 들어오는 감촉은 느낌, 느낌, 느낌. 마음으로부터 일어나는 생각은 생각함, 생각함, 생각함. 이처럼 육근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다만 ‘정보다’라고 확실히 확인해서 그 어떤 것에도 붙잡혀 끌려가지 않고, 실재하는 현상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게 조심하면 육근을 지켜 신구의(身口意)의 3종류를 지키게 됩니다. 

확인하는 사띠에는 반드시 세트로 따라오는 것이 있습니다. 사띠하는 하나하나의 현상을 확실히 알아차려서 분명히 아는 것(sampajāna 삼빠자-나)입니다. 사띠와 분명한 앎(sati-sampajāna)은 하나의 세트입니다.
 
걸을 때는 걷고 있음을 사띠할 뿐만 아니라, 그 감각을 확실히 느낍니다. 다른 일로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걸음을 알아차리고 걷고 있음을 분명하게 압니다. 무엇을 볼 때는 보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 색깔과 형태에 집착하지 않고 ‘색깔과 형태이다’라고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편히 쉴 때도, 먹을 때도, 이야기할 때도, 잘 때도, 대소변을 볼 때도, 행주좌와의 모든 행위를 하나씩 확실히 알아차리고 확실히 느껴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의 현상에 집중하면 그 마음은 선정에 들어갈 준비가 됩니다. 


❹ 선정(마음집중)

선정에 들기 위해서는 하나의 대상에 계속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사띠·삼빠자나로 마음이 대상에 집중해서 알아차리고 있다면, 다음은 명상을 지속할 수 있는 몸의 자세를 정돈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장시간 편하게 집중할 수 있는 몸의 자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가자의 경우는 탁발해서 공양을 끝마치고 나서, 재가자의 경우는 공복도 아니고 만복도 아닌 몸의 상태는 적정합니다. 너무 자거나 수면 부족도 좋지 않으며, 용무가 남아있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어딘가 조용한 장소를 선택하여 
“결가부좌하고, 등골을 곧게 펴서 유지하며, 신체의 전면에 사띠를 확립하여 집중합니다.” 

전면에 사띠를 확립하여 집중한다는 것은 마음을 ‘정면(코끝이나 배)에서 일어나는 대상에 마음을 두어 철저히 알아차려라’는 의미입니다. 호흡을 세는 일도, 배의 수축과 팽창도, 콧구멍에 공기가 접하는 것을 보고 사띠하는 일도, 전부 신체의 전면에서 행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정 수행의 왕도입니다. 더구나 이것은 집중을 지속할 수 있는 좋은 몸의 대상이기 때문에 위빳사나 수행을 할 때도 사용됩니다. 

결가부좌는 신체를 가장 견고하게 자리 잡게 하는 자세이지만, 반가부좌로도, 정좌에서도, 의자에 앉아도 좋습니다. 다만 어떻게 앉든 등골만은 곧게 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등뼈의 원반 하나하나를 아래서부터 순서대로 쌓아 올려 그 꼭대기에 두개골을 둔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런 후에 명상이 끝날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고 마음을 결정합니다. 
그렇게 해서 신체의 전면에 마음을 집중시켜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에 마음을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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