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법문, 명강의 - 한국명상심리학회 이사장 인경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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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법문, 명강의 - 한국명상심리학회 이사장 인경 스님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12.2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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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신문이 2024(갑진)년 기획한 명법문, 명강의를 통해 제주불교계의 중흥에 한 걸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고자 그 첫 번 째로 한국명상심리학회 이사장 인경 스님을 본지 편집인(김승석)이 만나본다.

# 본지 편집인 (김승석)
저가 스님을 처음 뵙게된 곳이 명상상담아카데미 1기 연수생인 내자의 소개로 2007년 7월경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연구실로 기억합니다. 이후 스님께서 제주도에 와서 몇 차례 명상상담 강연을 했고 본지에도 관련 칼럼을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 성북구에는 목우가풍을 잇는 목우선원(5층 건물)에 명상상담평생교육원을 개설하고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교육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 또는 동기는 무엇이고, 현재까지 교육원을 수료한 분은 몇 명이 되며, 이 분들은 사회 일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요?

인경 스님 : 반갑습니다. 이렇게 뵙게되어서 기쁩니다. 명상상담사, 혹은 명상심리상담사는 명상을 기반으로 해서 심리상담을 한다는 의미로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우울, 불안과 같은 다양한 정신적인 문제를 치유하는 전문가를 이르는 말입니다. 
현대인들의 이런 다양한 문제를 치유하는데 명상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고, 대중으로부터 크게 각광을 받으면서 명상을 활용한 심리치료나 심리상담의 전문가 양성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의해서 ‘명상심리상담학회’와 함께 ‘명상상담평생교육원’이 설립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많은 분들이 공부를 함께 했고, 대부분 자격과정에서 자격취득을 위한 지도자로서 상담훈련과 혹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교육적 목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밴드회원이나 유튜브, 그리고 홈페이지 회원은 모두 각각 대체로 약 1800여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자격과정은 명상심리상담 2급, 1급, 전문가, 슈퍼바이저 4등급으로 구성되고, 최고위 단계인 슈퍼바이져 자격을 취득한 이들은 50명 정도입니다.
수업은 주말에 출석으로 진행되는 ‘주말 집중반(월1회)’과 줌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반’이 개설되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2024년 2월 3일 첫 주말토요일 오전 10시에 개학하는 주말 출석반 24기 모집과 함께 2024년 2월 14일 수요일 저녁 7시 30분에 개학하는 14기 온라인 줌화상 수업반이 공지되어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반은 제주도에 계신 분들도 접수하여 공부하는 연수생들이 있습니다(문의, 02-2236-5306). 

#2 편집인 
스님은 「몽산덕이(蒙山德異)의 선사상 연구」로 동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간화선(看話禪)의 연구에 몰입하여 많은 저술을 남기셨는데, 다른 한편 고엥카(Goenka)의 <단지 바라보기만 하라(1991년)>를 번역하면서 위빠사나 수행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간화선과 위빠사나 수행을 비교 연구하고 그 성과물을 2022년 <쟁점으로 살펴보는 현대 간화선>이라는 책에 상당 부분 언급하였는데, 그 요지를 간략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스님 : 남방불교의 위빠사나와 대승불교의 간화선에 대한 논쟁이 많이 있었습니다. 양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남방불교의 위빠사나는 몸과 마음과 같은 ‘마음현상’을 중심으로 수행을 진행한다면, 대승의 간화선은 인간의 ‘본성’이나 ‘불성’에 대한 깨달음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양자는 매우 큰 차이점이 있기에 비교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관점을 의도적으로 서로 끼워 맞추기식으로 이해하다 보면 억지스런 부분이 생겨납니다. 대표적으로 ‘간화선’을 남방불교의 ‘집중명상’이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남방불교의 사마타나 위빠사나의 대상은 산란한 마음상태나 그 현상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것들을 가라앉히기 위한 수행을 집중명상이라고 합니다. 
간화선은 마음의 고요함보다는 주된 관심이 ‘나는 누구인가?’, ‘이것은 무엇인가?’ 하는 자기-정체성을 묻는 참된 자기를 찾는 것에 핵심된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서로는 다른 관점이라 동일한 관점에서 비교는 무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인경, 쟁점으로 살펴보는 현대 간화선> 제2장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3 편집인 
2010년대 들어와 국내에서 명상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스님은 불교명상, 즉 염(念)·지(止)관·(觀) 명상을 상담과 심리치료에 응용하여, 여러 유형의 인격 장애자들의 치유에 성공했다고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데, 염지관 명상의 의미는 무엇이고, 기억에 남는 치유 사례가 있다면 소개 좀 해 주시겠습니까?

스님 : 염지관(念止觀) 명상은 그 뿌리는 초기불교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변천하는 마음현상에 대한 통찰명상에 해당되는 명상입니다. 그동안 남방이나 북방 수행에서 ‘지관’이나 ‘정혜’ 양자를 강조해왔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염지관’을 강조합니다. 지관이 대상에 대한 집중과 통찰을 중시합니다. 그러나 대상을 집중하고 통찰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상을 포착하는 ‘알아차림’입니다.
비유적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초점을 맞추고 그것의 구도나 배경을 잘 관찰하는 작업이 요청됩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는 피사체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피사체를 선택하지 않고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명상수행을 할 때도 먼저 수행 대상으로써 몸과 마음의 상태나 현상을 구체적으로 포착하고 ‘알아차림’ 해야 함을 강조한 목적으로 ‘지관(止觀)’ 이전에 먼저 ‘염(念)’을 강조해서 ‘염지관’을 말한 것입니다.
두통이나 어깨의 중압감 등등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몸느낌들입니다. 이것들을 명상의 대상으로 하고자 한다면 우선적으로 대상에 대한 포착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두통이면 머리의 어디인지, 어깨라면 어깨가 어떻게 불편한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지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알아차림이고, 그런 다음에 그것에 머물러 집중함이 뒤따르고, 마지막에는 그것을 호흡과 함께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작업이 요청됩니다. 이게 염지관(念止觀) 명상입니다.

#4 편집인
스님은 출가사문으로서 선원에 상주하거나 현장 포교에 진력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고 명상과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이에 더하여 전문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진력하고 계신데, 스님께서 이런 발심을 하게 된 동기나 이유는 무엇입니까?

스님 : 전도와 포교의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시대에 따라서 혹은 개인에 따라서 다릅니다. 이런 부분은 시대가 매우 빠르게 변천하고 변화를 겪고 있고,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다양한 필요와 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률적으로 이렇게 한다든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점은 없을 것입니다. 
법률적인 문제라면 법조항이 있고, 판례가 있기에 거기에 기준점을 두어서 판단을 해야 하지만 구도의 길은 예술과 같아서 매우 다양한 양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명상수행의 길도 사람에 따라서 서로 다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점은 다양성이란 점에서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5 편집인
요즘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다중 장소에서의 ‘묻지마 살상행위’, ‘학교폭력’,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 등등은 인성교육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정신 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인 것 같습니다. 명상상담이 인성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스님 : 인성교육에서 ‘인성(人性)’이란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불성(佛性), 본성(本性), 자성(自性)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에 대한 대응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마음을 평화롭게 가라앉히거나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작업입니다. 이것은 명상과 상담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명상은 내적인 통찰능력을, 상담은 타인과의 관계개선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줍니다. 
둘째는 자신이 누구인지 질문을 해야 합니다. 진정한 자기를 찾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 충동에 쉽게 휩쓸리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인 심성이나 본성에 대해서 ‘그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화두로 삼아서 참구하면, 곧장 마음충동에 덜 휩쓸릴 것입니다.

#6 편집인 
최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제주도가 ‘명상 힐링의 섬’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에 맞게 제주불교계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스님께서 한 말씀해주십시오.  

스님 : 저보다도 우리 변호사님께서 훨씬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제주불교신문사의 발전을 축원합니다. 앞으로 신문사가 다양한 기획을 통해서 제주불교계와 함께 좋은 기획을 해주시면 열심히 돕도록 노력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서 제주도 도민과 함께 제주불교신문이 행복한 2024년을 맞이하시길 부처님 전에 축원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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