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눌음’으로 멍든 農心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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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눌음’으로 멍든 農心 달랜다
  • 강승오 기자
  • 승인 2006.10.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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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반대” 확산따라 감귤수확 등 자비행 활발

제주지역 불자 FTA협상 결과 ‘촉각’

2006년산 노지 감귤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도내 불자들이 수눌음을 통한 수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같은 불자들의 상부상조 보시행은 제주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 Free Trade Agreement) 제4차 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는 외국산 감귤의 관세 철폐문제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감귤산업은 관광산업과 함께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대표적인 1차산업으로서 90년대 중반 이후 생산량의 증가로 인해 가격하락을 면치 못하다 지난 2004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감귤유통명령제’ 이후 점차 예년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감귤산업은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불자들의 가정 경제, 더 나아가 사찰의 재정문제까지 인드라망처럼 엮여 있어 감귤가격 추이에 대해 관심이 높은 실정이다.

따라서 매년 감귤 수확철이 되면 지역주민들이 돌아가며 수확을 도와주는 등 수눌음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화합을 다지는 대표적인 지역문화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불자들 사이에서도 각 사찰 및 신행단체 등을 중심으로 회원들의 감귤수확을 도와주는 등의 보시행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감귤수확에 나선 농가에서는 한미 FTA 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팽배해지고 있다. 이는 한미 두나라간 무역에 있어 관세가 없어지면 외국의 감귤류가 저렴한 가격으로 공세를 펼것이 확실해지기 때문에 감귤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귀포시의 한 감귤농가에서 감귤을 수확하고 있던 오태숙(53)씨는 “FTA가 체결되면 힘없는 1차산업은 질좋은 외국 농산물에 도저히 경쟁할 수 없다”며 “어느선까지의 양보는 어쩔 수 없지만 반드시 제주의 감귤만큼은 지역 경제를 지키는 측면에서라도 반드시 유예품목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출신 국회의원들과 김태환 특별자치도지사는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제주신라호텔에서 한미 양국 대표단을 만나 감귤에 대한 협상유예를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측 대표인 김종훈 수석대표는 “감귤에 대한 관세철폐의 예외 적용을 받는 기타 품목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협상 결과에 제주지역 감귤농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번 한미 FTA 제4차 협상이 열리고 있는 제주중문관광단지 인근에서는 FTA 철폐를 주장하는 도내외 각 시민·농민단체들은 협상 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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