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종교부는 캄보디아 불교계의 최고 승려인 텝봉스님이 2월 27일 93세의 나이로 입적했다고 발표했다. 텝봉스님은 1970년대 후반 크메르루즈가 불교를 말살하려고 했을 때 불교 활성화에 주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텝봉스님은 2006년부터 캄보디아 불교계를 총괄 지휘하는 대주교로 역할을 해왔다. 스님은 캄보디아의 대표적 종파인 마하니카이와 담마윳 교단을 모두 지휘하였으며, 불자가 97퍼센트인 캄보디아에서의 영향력이 지대했다.
그는 1975년부터 79년까지 크메르루즈 정권의 폭정에 맞서 캄보디아에서 불교를 활성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크메르루즈 정권은 불교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막기 위해 170만 명의 승려를 죽였다. 1979년 크메르 루즈 정권이 축출된 후 베트남의 후원으로 텝봉스님은 승가를 재건하고 계를 내림으로써 프놈펜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져나가도록 하여 캄보디아의 불교를 재건했다.
텝봉스님은 1932년 씨엠립에서 태어나 1952년 승려가 되었다. 그러나 크메르루즈 시대에 강제로 승려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1991년 두 종단이 다시 분리될 때까지 고위 승려로 재직하면서 캄보디아 불교 승려 공동체에서 존경받는 지도자가 되었고, 그중 마하니카이 승단의 최고 종정이 되었다. 2006년에는 두 종단을 모두 이끄는 대주교가 되었다.
캄보디아 정부는 텝봉스님이 입적한 2월 27일을 공식 국가 애도일로 선포하고, 모든 공공 및 민간 기관이 조기를 게양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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