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 전쟁, 기아, 기후 위기, 무력함, 그리고 희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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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 전쟁, 기아, 기후 위기, 무력함, 그리고 희망에 대하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4.03.20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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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혜(매듭테라피 공예작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현 대통령 푸틴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30년 집권 대통령에 다시 올랐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대통령은 연일 좁디좁은 가자지구를 쥐몰이 하듯이 군사적 공격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해협을 두고, 또 북한은 핵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지속적인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두려움을 넘어 UN은 기후위기를 당면한 인류의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UN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은 명확하다. 기후 위기는 인간의 안녕과 지구의 건강에 최대 적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은 무섭고 끔찍하기 때문에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면밀히 관찰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나는 화석 연료 산업, 자본주의, 전쟁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글을 쓸 수 있지만 이것의 복잡성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은 전쟁에, 그리고 그 전에는 팬데믹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누군가의 발에 있는 통증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으며, 통증의 원인은 환자의 몸을 휩쓸고 있는 열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으며 우리는 점점 더 악화되는 전환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구의 온난화가 기후위기라면, 온난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부처님은 탐욕, 증오, 미혹이 그 원인라고 지적하실 것이다. 우리는 명예, 부, 권력에 집착하고, 우리에 대한 다른 사람의 비판을 밀어내며, 게으름으로 자신의 어리석음을 덮는다. 전쟁은 지도자들이 욕심에 차서 배려를 버리기 때문에 발발한다. 전쟁의 이면에는 여러 세대에 걸친 개인적, 사회적 트라우마가 있다. 기후 위기의 이면에도 그와 똑같은 것이 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우리는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수많은 생명의 살상앞에 우리가 느끼는 무력감은 잔혹하기만 하다.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의 잔혹 행위를 목격하면서 그 무력감을 느낀다. 기후 위기에 대한 무력감도 마찬가지다. 인류가 멸종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나 자책한다. 어떻게 하면 이 끔찍한 현실을 벗어 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행동을 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내가 취하는 작은 행동이 실제로 지구를 구하는 것은 아니며, 79억 인구 중 한 명일 뿐이며 한 국가를 통치하거나 화석 연료 다국적 기업의 이사직을 맡지도 않았지만, 내 페이스북에는 수천 명의 친구가 있고 불자로서 자비실천을 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샘솟게 한다. 나는 불자이기 때문이다. 
한계로 가득찬 이 현실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뿐이고, 나머지는 부처님께 맡기는 것이다. 아마도 내가 서기 2050년까지는 살지 못하겠지만, 지구가 2100년에도 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면 내가 아는 사람들과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절을 찾아 봄꽃을 감상하면서 부처님의 지혜를 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내 자신을 돌보는 것이다. 
나는 전쟁이나 전염병, 기후와 생태학적 비상사태를 막을 수 없다. 그렇지만 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세상의 고통에 계속해서 마음을 열 수 있다. 나에게 한계가 있음을 받아들이고 무한한 자비와 지혜에 기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나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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