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미신타파 위해 마라분교에 관세음보살 첫 봉안
1987년 평화통일 원력 창건…“불교 대중화 불사 박차”
12월 중순까지 궂은 날씨가 계속되던 바람에 마라도를 향하는 발길을 한번 돌렸던 터다. 지난달 21일 다시 마라도로 향했다. 마라도로 향하는 송악산 유람선 선착장에 섰다. 바람이 분다. 제주시에서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던 바람이 온몸을 날린다.
마라도에 다다를 즈음 바다가 운다. 끊임없이 우는 바다. 바람이 불면 파도로 울고, 바람이 그치면 속으로 운다. 남해안 진도의 ‘울돌목’은 명랑해전에서 수천의 젊은 혼령들이 울음소리라면 이곳 마라도를 근해는 지난해 11월 어선 전복사로로 운명을 달리한 故 이영두 서귀포시장을 비롯한 일행들의 울음처럼 들린다. 다시 한번 부처님 전에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극락왕생하길 기원해 본다.
마라도에 불상이 들어선 것은 1977년. 군사정권시절 미신타파의 목적이었다. 남제주군의 요청에 의해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 부처님을 봉안하게 된다. 당시 마라분교 인근 2평 규모의 작은 건물에 관세음보살을 봉안했다. 당시 관음사 신도였던 마라분교 교사가 매일 조석예불을 드렸다고 한다. 이후 관세음보살은 누군가에 의해 훼불 됐다고 한다.
기원정사는 현재 모연불사 중이다. 지금의 해수관음보살상은 해풍의 영향으로 녹이 스는 등 문제가 생겨 올 연말에 8m높이의 화강암 해수관음보살상을 모실 계획이다. 중국과 티벳 그리고 일본의 국토 최남단에도 해수관음신앙이 발달하였고, 해수관음보살상이 조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도 동해 낙산사와 땅끝마을 남해 보리암에도 모셔졌다. 국토의 최남단에 해수관음보살이 상주한다는 경전의 유래에 따라 국토 최남단 기원정사를 해수관음성지로 회복하려는 주지스님의 뜻을 이해 할 듯 하다.
“마라도는 이제 동북아 중심입니다. 평화의 출발은 마라도부터라 생각됩니다. 평화통일의 기운이 넘나드는 곳 마라도 기원정사에서 해수관음의 기운이, 평화의 기운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불사의 원력을 세웁니다.”
혜진스님은 불교는 기본적으로 대중화, 생활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변화에 따르는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고, 그에 따르는 실천도 중요하다는 것이 주지스님의 생각이다.
혜진스님은 “대중과 함께하며 작은 일부터 소박하게 실천해나가고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쉼터 및 기도 도량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마라도의 풍랑만큼이나 기원정사는 그동안 존폐위기까지 불어 닥쳤다. 어렵게 개화한 바다 위 연꽃처럼 세상 전국 불자들의 수행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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