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우리절·제주한마음선원 aaaaa겨울 수련회a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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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우리절·제주한마음선원 aaaaa겨울 수련회aaaaa
  • 이병철 기자
  • 승인 2007.01.25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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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 싹틔운 선재동자 겨울나기



   
 
   
 
“내가 항상 잘났다고 생각했던 마음, 엄마·아빠에게 투정부렸던 못된 마음, 주인공! 거만했던 나의 마음을 모두 태우고 새롭게 태어나게 해 주세요”

한마음선원 제주지원(지원장 혜묘스님) 어린이겨울수련회 화엄놀이 중에서 ‘마술 불’ 시간.

그 동안 잘잘못을 태우기 위해 참회종이에 깨알 같은 글씨로 하나하나 써 내려 간다. 참회종이에 쓰인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손 바닥위에 하얀거품을 올려놓는다. 그 거품위에 불을 댕기자 순식간에 불길이 솟았다가 사르르 꺼진다.

어린이겨울수련회 지도교사는 “진실 된 마음으로 말하면 거짓된 마음은 몇 초안에 이렇게 다 태울 수 있다”며 “이 시간이 끝나더라도 잘못된 마음이 올라오면 참된 주인공의 마음의 불로 태워버리라”고 말했다.

‘마술 불’ 시간은 물거품 속에 가스를 주입, 손에 조금만 거품을 올려놓아 순식간에 가스가 타면서 아이들에게 신기함을 심어준다. 내 손에서 불길이 솟았다는 것이 아이들의 눈빛에는 신기하기만 하다. 저건 어떻게 하는 걸까! 재미있어요, 따뜻해요 등등 아이들의 뜨거운 반응도 가지가지다.

어린이겨울수련회는 110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한 가운데 ‘모두가 주인공이 하는 거’란 주제로 열린 가운데 20~21일 1박 2일 여정으로 화엄놀이, 촛불제, 예불, 존자암 참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화엄놀이는 ‘마술 불’ 뿐만 아니라 솟대 위에 자신의 발원을 담은 ‘발원솟대’, 노래와 흥겨운 율동이 어우러진 ‘선법가와 찬불가 율동 배우기’, 스님의 법문과 한마음선원 사진이 새겨진 ‘법문퍼즐 맞추기’ 등으로 아이들의 희망을 심어줬다. 또한 영실에서 존자암까지 1.2km를 자연과 벗삼아 걸으며, 부처님과 내가 하나 되는 시간도 가졌다.

지도법사 혜권스님은 “아이들의 외적으로 힘든 일, 어려운 일, 마음의 고통을 하나 하나 실타래를 풀듯 수련회를 통해 ‘주인공에 모두 맡기면 힘든 마음이 사라진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며 “주인공이 편안한 마음으로 이끌어 주면 일상생활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쓸 수 있도록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수련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딱” 죽비소리에 거친 숨소리뿐이다. 절을 거듭할수록 몸에 열기가 느껴진다. 다리는 묵직해 온다. 시간은 얼마나 흘렀을까. 절은 몇 번 했지. 마음을 흔드는 번뇌의 시간은 어느덧 지났다. 내 몸을 이끌어 가는 것은 오직 하나, 원력뿐이다.

지난 20일 오후 5시 전법도량 우리절(주지 인성스님). 우리절 동연 중고등부 겨울수련회에 참가한 30여명의 학생들이 뿜어내는 입김으로 법당 유리창엔 서리로 하얗다. 2시간 전 1080배를 시작, 마지막 죽비소리에 혼신의 힘을 다해 귀의했던 학생들의 얼굴에는 흥건한 땀과 함께 원력을 세웠다는 자신감에 눈빛만이 초롱초롱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1080배가 아니다. 요즘 빈약하다고 하는 아이들이 힘든 일을 해냈어. 6학년을 갓 졸업한 학생들도 1080배를 해냈다.”

수련회 입재식 이후 바로 1080배를 시작한 인성스님은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한다.

우리절 동연 중고등부 겨울수련회는 20~22일 오리엔티어링을 비롯, 발우공양, 촛불발원, 총회 및 신입생 환영회 순으로 2박 3일의 수련회로 ‘참 나’를 찾아갔다.

1080배에 이어 마련된 저녁공양. 여느 수련회처럼 발우공양을 하기 위해 습의부터 들어가 장황한 설명이 곁들여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동연 중고등부는 동연 어린이 법회를 통해 수 없이 닦아온 실력(?)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그들의 힘이 느껴진다.

21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학생들이 운동화 끈을 단단히 조인다. 동연 중고등부겨울수련회의 오랜 전통인 ‘오리엔티어링’에 나서기 위해서다. 우리절에서 한라수목원을 통과, 천왕사를 거친다. 그리고 구, 신천지 미술관에서 다시 우리절로 회향하는 도보코스다. 30여명의 학생들은 4개조로 나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걸음 자체가 고행길이다. 난 누굴 위해서 이러고 있는 거지. 나를 위해서, 아니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 그토록 밀려오던 잡념은 내 몸이 힘들어질수록 머리는 텅 비어버린 백지 상태가 된다. 그 속에서 나를 찾는다. 이번 우리절 중고등부수련회를 떠난 의미가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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