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 산업화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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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차 산업화 문제점
  • 조영동(농학박사)
  • 승인 2007.02.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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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차산업 미래 성장 가능성 충분”

국내 차산업, 경영능력·가격경쟁력·품종화율 등 문제점

제주지역, 자본 부담·재정지원·연구기반 미약 등 선결과제



   
 
   
 
산업화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식료품의 소비패턴도 변화하는데 이에 따라 쌀 등 주식 위주의 농업이 낙농업, 원예, 과실, 채소, 기능성 분야 등 보다 고부가가치 부문으로 고도화하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녹차도 이러한 맥락에서 큰 변수가 있었지만, 수많은 농업 대상 작물 중 1차 산업 영역 외에 2, 3차 산업과 연계가 가능한 작물이라는 특성에 따라 산업화 측면에 가장 근접해 있으며, 고도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녹차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경쟁력 있는 농업 분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국내 차 산업의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 차의 재배 면적과 생산·소비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차의 농업적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전남 보성, 경남 하동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농가 주요 소득 작목으로 녹차 재배면적 확대와 생산 기반 지원을 적극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생산량은 급격히 증가됐지만 소비증가는 낮은 수준으로 머물면서 산지 수매가격의 하락과 농가 보유 재고가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둘째, 국가간 생산비 차이가 커(국가별 생산원가 kg당 : 한국 5,084원, 중국 1,350원, 시즈오카 3,318원, 가고시마 1,753원) 소비 가격(제품 100g 기준 : 한국 55,000원, 중국 6,000원, 일본 15,000원)이 낮지만 품질이 열악한 중국산 녹차 및 티백 원료 조제품(차 음료, 현미혼합 녹차 원료 등) 등의 수입이 급속히 증가하였다. 1995년 335톤의 수입물량이 2005년 2,982톤으로 약 9배 증가하였는데, 같은 기간 우리나라 생산량은 700톤에서 3,300톤으로 4.7배였다. 이러한 추세는 DDA와 FTA 협상 타결에 의한 농업 개방 확대가 이행되면 더욱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셋째, 차를 생산하는 생산 규모는 확대되었지만, 재배·생산 주체인 생산자단체의 경영 능력이 전문화와 조직화가 미흡한 실정이다. 생산기반의 취약과 자본의 영세성은 다양한 제품개발, 자가 유통 채널 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생산자 중심의 가격 결정구조로 판매 전략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넷째, 차밭의 대부분이 산간지에 조성된 실생 다원으로 기계화 작업이 어려워 고령화된 노동력에 의존하므로 생산비가 많이 들어 가격 경쟁력이 매우 낮다.

다섯째, 우리나라 차밭의 품종화율은 17% 미만에 불과하다. 차나무 품종화율이란 재래종이 아닌 고유 육성된 품종으로 재배되고 있는 차밭의 비율을 뜻하는데, 품종의 중요성은 균일한 품질의 차 잎의 생산이 가능하며, 수확량이 많아 생산성을 높고, 한발, 병충해 등의 재해 극복 능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표준화된 차밭 관리가 가능하여 기계화 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차 산업의 시작 단계에 있는 제주도는 지역적·환경적 특수성을 고려해 볼 때 차 산업 발전 기회 요인이 ① 감귤산업의 구조조정과 연관하여 감귤 부적지(표고 200m이상 감귤원)의 폐원이 실시되었는데, 이러한 지역은 오히려 차 재배에는 적합하기 때문에, 최근 새로운 작목 도입에 대한 의지가 확산되고 있는 과정에서 녹차가 그 중심에서 거론되고 있다. ② 녹차의 효능과 장점은 TV, 라디오, 신문 등의 언론 매체와, 인터넷 등으로 이미 일반화된 지식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소비자 호감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③ 제주의 차 재배여건은 높은 생산성(차 주요 생산지의 ha당 생산량은 전남 0.95톤, 경남 0.55톤, 제주 2.16톤임)과 청정 이미지를 갖추는데 충분한 입지 조건을 갖고 있는 등으로 뚜렷하지만, 문제점도 적지 않다.

첫째, 제주 농업의 기간 작물인 감귤에 의한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며, 새로운 분야의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농가형 차밭 조성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 둘째, 차 밭 조성시 타작물에 비해 초기 투자비(차밭 1ha 조성시 투자비용은 약 2,800만원 : 밭 기반 정비 300만원, 묘목 1,000만원, 퇴비·비료 450만원, 관수시설 750만원, 기타 300만원)가 많이 필요하다. 셋째, 목표 수확기에 도달하려면 처음 밭을 조성한 후 약 8∼10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필요하여 자본이 영세한 농가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넷째,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차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와 중요도가 차 소비자에게 깊이 인식되어 있지 않아 소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새로운 농업 분야인 차 산업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과 연구기반의 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제주지역의 차 산업은 시작 단계이며, 생산, 가공, 유통 등 기본 인프라가 약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이 높고, 새롭게 추진하므로 적합한 계획이 수립된다면 다른 지역에서 경험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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