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터 우리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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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터 우리불자
  • 강승오 기자
  • 승인 2007.03.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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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음포교사, 제 천직이죠”



   
 
  관음정사 합창단 이상철 지휘자  
 
최근 각종 법회에서 고운 한복 차림의 보살들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낭랑한 화음을 들려주며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아름다운 합창단의 화음과 멋드러진 피아노 반주지만 이 둘을 잘 포장하는 것은 바로 지휘자다.

1990년대 초부터 관음정사(주지 효덕스님) 합창단을 맡아 지도해오고 있는 이상철(55·오현고등학교 교사) 씨.

이씨와 관음정사 합창단의 인연은 아주 얇지만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거미줄처럼 지속되고 있다.

“처음 합창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우연히 지인의 연락으로 관음정사 주지 효덕스님과의 만남에서 였어요. 합창단이 창단하니 지휘를 맡아달라는 말에 불교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 처음에는 손사래를 쳤지요. 그러다 스님을 뵙고 얘기를 나누고 ‘아! 이러한 것이 부처님의 인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15년이란 시간이 다 돼 가네요.”

그 후부터 매주 한차례 꾸준히 연습하며 부처님의 말씀을 노래에 담아내고 있다. 연습시간이 몇 번 바뀌어 지금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2시간동안 사찰에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

현재 합창단에 적을 올린 신도들은 모두 우바이로 40여명에 이른다. 이씨는 관음정사 합창단의 가장 큰 장점으로 초창기 단원들이 상당수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을 꼽는다. “단원들의 꾸준한 연습참여야말로 합창단을 원만히 하는 원동력”이라는 이씨는 “직업과 가정을 살피며 불자로서의 수행도 열심인 단원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다”고 단원들에게 공덕을 돌렸다.

이씨는 관음정사 합창단을 이끌고 매년 제주도불교연합봉축위원회가 주최하는 불교합창제에 꾸준히 참가한 것을 지휘자로서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1년동안 꾸준히 다양한 곡들로 연습하고 불교합창제가 다가오면 집중적으로 음성공양할 곡을 선곡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선곡에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죠. 부처님의 나투심을 찬탄하고 말씀을 전하는 곡들과 함께 민요, 국내외 가곡 등 다양한 레파토리로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에도 단원들이 잘 따라줘 멋진 연주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씨는 지난 2003년 관음정사 합창단 창단 10주년 기념 연주회를 상기하며 보람과 아쉬움을 함께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연주회가 많은 스님들과 불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치러진 반면, 당시 연주때에는 우바새 신도들도 참여해 혼성합창으로 진행됐지만 그 후에 연습시간이 평일 오후시간대로 정해지면서 남성들의 참여가 어려워진 점을 아쉽다고 했다. 이씨는 관음정사 합창단을 혼성합창단으로 꾸미는 것이 바람이다.

“지금의 찬불가로 통칭되는 불교음악은 불교적 내용을 서양의 음계에 표현하고 있지만 동양적 선율과 한국적 가락으로 작곡된 작품들이 많이 선보였으면 한다”는 이씨.

자칫 매너리즘에 빠져 지도에 소홀했다는 지난날을 참회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불교합창계가 포교의 성격을 띤 대중적인 모습으로 불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지휘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승오 기자

attbud@jeju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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