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터 우리불자<불자가수 김형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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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터 우리불자<불자가수 김형섭씨>
  • 이병철 기자
  • 승인 2007.04.05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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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心 담은 희망노래 보람”



   
 
  불자가수 김형섭씨  
 
지난 24일 ‘나무자전거와 함께 떠나는 만원의 행복 콘서트’ 현장. CF를 통해 유명해진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비롯 개그프로그램의 한 코너인 마빡이 배경음악으로 쓰여 인기를 얻은 ‘보물’ 등 주옥같은 25곡의 노래 선물은 만원이상의 행복과 기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나무자전거의 콘서트는 화려하거나 특수효과가 있지는 않았다. 통기타의 잔잔한 리듬 속에 나무자전거 멤버 강인봉씨의 매력적이고 편안한 톤의 저음과 시원시원하며 환상적인 김형섭씨의 고음이 조화를 이뤄 나무자전거 만의 색깔을 발휘했다.

콘서트 중간 중간 제주사투리로 폭소를 자아낸 김형섭씨는 한림읍 대림리 출신으로 고향이 제주다. 콘서트의 화려한 막이 내리고 김형섭씨가 고교시절 룸비니 활동을 했다는 소식에 무작정 분장실로 향했다.

제주불교신문에서 나무자전거 리드보컬 김형섭(39)씨에게 취재를 왔다기에 서슴없이 반갑게 응해준다. 김씨에게 고교시절 추억을 묻자 어김없이 ‘룸비니 수련회’ 당시를 회상했다.

“고1 당시 2박 3일 일정으로 김녕 백련사에서 열린 여름수련회에 참여하게 됐는데 일정 중에 1080배가 잡혀있었죠. 정좌해도 땀줄기가 흐르는 여름에 1080배를 하니 옷은 땀으로 쥐어짤 정도였습니다. 540배를 마치니 스님이 수박화채를 주셨어요. 얼마나 달고 맛있었는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맛이죠. 나중에 알고 보니 수박화채는 소금덩어리더군요. 학생들이 땀을 많이 흘리니까 스님이 일부러 소금을 넣으셨던 거죠. 문득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가 생각이 나더군요. 원효스님이 깨달음을 얻었던 일화처럼 말입니다.”

그에게 룸비니 활동은 무의미하게 지낼 수도 있었던 고교시절을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해 보였다.

또한 김형섭씨가 룸비니 활동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항상 친구처럼 지냈던 스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룸비니 지도법사가 지금의 월라사 주지스님인 도종스님이었죠. 스님은 직지사에서 출가 얼마 후 관음사에 내려오셨는데 벌써 20년 넘었네요. 그때만 해도 스님들이 참 어렵게 느껴졌는데 도종스님은 아이들과 허물없이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언제 한번 찾아 뵈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네요.”

옛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나는지 금세 끝난 공연의 흥분도 잊은 듯 하다. 제주를 찾을 때면 친구들에게 도내 불교소식을 묻곤 하지만 그 후로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사찰한번 제대로 찾아보지 못한 미안함일까 멋쩍은 웃음으로 대신한다.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의 가사처럼 그에게 룸비니 시절은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됐고 후회없이 남을 그림처럼 소중했던 푸르던 날로 기억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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