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신행 이렇게 해요<정홍장·김순미씨 가족>
상태바
우리가족신행 이렇게 해요<정홍장·김순미씨 가족>
  • 김현정 기자
  • 승인 2004.11.04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반에서 연인, 결국 부부의 연으로

대학시절 대불련에서 불교와 인연 맺어

부부 모두 교사의 길…종교도 인생도 ‘도반’

각각 룸비니지도교사·법화사 합창단서 신심고양



   
 
  살아온 인생의 반이상을 함께해 온 정홍장·김순미 불자부부는 밝은 웃음으로 서로를 복돋운다. /사진·이병철 기자  
 
불교에서는 결혼을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도와주는 평생 도반(道伴)을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또 결혼은 성불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서로를 격려하며, 선혜선인과 구리선녀가 일찍이 무상도를 구할 것에 뜻을 모아 꽃을 여래에게 공양하기 위해 언약을 나누었던 인연과도 같은 것이다.

부부가 하나의 뜻으로 함께 마음을 나누면 사랑의 깊이와 시간은 그 만큼 길어지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도 남성과 여성이라는 관계를 초월해 깨달음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도반으로써 이해하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그만큼 깊어진다.

서귀포시 중문동에 살며 교사의 길을 함께 가고 있는 정홍장(43)·김순미(43) 씨 부부.

이들 부부는 대학 재학 시절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이하 대불련) 동아리활동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당시 정 씨는 대불련 제주지부 총무, 김 씨는 섭외부장 역할을 맡아 행사 준비로 항상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레 도반에서 연인으로 결국은 부부의 연까지 맺게 됐다.

어느새 도울(15)과 한울(13) 두 살 터울 사내아이를 둔 아빠, 엄마가 된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면 속상한 일이 떠오르지만 아이들이 막상 앞에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며 서로 밉지 않은 눈길을 보낸다.

   
 
   
 
현재 남주고 룸비니 학생회 담당교사이자 현 제주도사회복지사협회 대의원이기도 한 정 씨는 “룸비니 학생회 학생들과 정기적으로 제주양로원·요양원(원장 강부자)과 약천사(주지 원조스님) 등에서 봉사활동 및 사찰 정화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남주고와 삼성여고, 서귀포여고 등 룸비니 연합회 산남 지구에서 1주일에 한번이나 한 달에 2번 정도 연합법회를 마련, 신심을 돈독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인 김 씨는 지난 2000년부터 5년 여 동안 법화사 마야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김 씨는 “음성공양을 통해 대학 때 처음 맺은 부처님과의 연(緣)을 계속 이어오고 있고 법화사 마야합창단과 대불련 등에서 활동한 경험 때문인지 친목 모임을 만들어도 으레 불자들의 모임이 돼 불교와는 멀어지려야 멀어질 수가 없다”며 남편을 바라보며 활짝 웃는다.

특히 김 씨는 “타종교단체에서 운영되고 있는 ‘Y-틴’이라는 전일제 클럽활동이자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불교단체에서도 조직돼 청소년들의 불교활동을 활성화시켰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교직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바람을 내비쳤다.

이들 부부는 대불련 출신인만큼 제주 대불련 동우회(cafe.daum.net/mahabori)의 활동 재개에 대해 우선 반가움을 표현했다. 정 씨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활동을 재개한 만큼 체계적인 활동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며 “예전에는 개인위주의 경향이 강해서 뜻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었지만 이젠 공공의 관심사를 이끌어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벌써 44년 차 정도가 됐으니 대불련 총동문들의 수는 1000여 명을 훨씬 넘을 것”이라며 “대불련 동우회가 활성화돼 대불련·룸비니 학생회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의 방법도 모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씨는 불교를 어렸을 때부터 접하긴 했지만 당시엔 불교가 미신적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불련 활동을 하면서 선배들의 교리강의를 통해 불교가 지식과 깨우침을 주는 종교임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불교에 눈을 뜨게 되고 신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정 씨는 불교의 매력을 “남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종교”라고 말했다. 또 보시에 부정적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평온을 되찾은 공덕을 쌓는 것이라는 의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부인 김 씨는 끝으로 “가족들이 건강하고 밝은 웃음을 잃지 않기를 항상 발원한다”고 말했다.

어진 생각으로 참된 이야기를 하고 열심히 정진하며 노력하는 사람들. 깊은 지혜로 가르침을 베풀고 착한 마음으로 고통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 이른 새벽 모든 생명의 영혼을 맑게 하는 깨달음의 울림소리인 사물(四物)처럼 이들 부부는 가슴속에 품은 따뜻한 마음과 식지 않는 신심으로 함께 부처님의 음성을 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