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에 이르는 길-절 수행법<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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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에 이르는 길-절 수행법<3>
  • 제주불교
  • 승인 2007.07.0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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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속에 나타난 절 수행



절(拜, prostration)이란 고두경례(叩頭敬禮)의 뜻이다. 상대에 대해 예를 나타내는 방식은 어떤 문화에서도 나타나지만 특히 불교의 절의 의미에 대해서는 ‘육방예경’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경전에서는 시가라월이라는 한 장자가 여섯 방향에 예경하자 부처님이 그 예경의 이유를 묻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시가라월은 단지 아버님의 유훈이라 할 뿐 그 이유를 모른다고 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각 방향의 예경에 대한 의미를 설해 주신다.

이 경전에서 부처님은 육방예경의 의미를 설하시면서 동방을 예경하는 것은 부모에 대한 절이며, 남방을 예경하는 것은 스승에 대한 절이며, 서방을 예경하는 것은 아내에 대한 절이며, 북방을 예경하는 것은 친척과 친구를 위한 절이며, 땅을 향에 절하는 것은 아랫사람을 위한 절이며, 하늘을 향해 절하는 것은 사문이나 수행자를 위한 절이라고 말씀하신다.

위와 같이 불교의 절은 일차적으로 불보살이나 불탑 등에 대한 예경이지만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도움을 주는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은 불교가 개체의 자성을 부정하고 연기설을 통해 일체의 존재가 상의상관하여 존재한다고 주장한 점에서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또 이 경전은 불교의 대사회적 윤리의 일단을 보게 한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있다. 특히 불교에 있어서 예배의 대상은 다음과 같은 경전의 구절을 통해 알 수 있다.

“지금 모든 부처님·보살·가라밀·부모·아라한·벽지불께 예를 올립니다. 모두 최상이며 무상의 밝음 중에서도 밝음이신 견줄 바 없고 또한 비할 데 없는 분께 예를 올려서….” 「삼만타발타라보살경」 ‘원락품’.

“제가 이제 일체의 부처님·조어사·무등쌍의 한 길 여섯 자 몸 법신에게 예배하고 또 불탑에 예배합니다. 태어난 곳과 득도한 곳과 법 바퀴 굴린 곳과 열반하신 곳과 다니고 서고 누우신 그 일체 곳에 다 예배합니다.” 「문수사리문경」 상권.

이와 같이 불교의 일차적 예배 대상은 부처님을 포함한 삼보(三寶)나 수행이 높은 고승이나 부모와 기타 불탑과 부처님의 유적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절은 구참 승려에 대한 예경과 참회시의 증명법사 등에게 참회의 뜻으로 올리는 점이 불전에 주로 나타나고 있다.

“부처님 법 중에 나이가 어린 비구는 나이 많은 오래된 비구를 마땅히 공경해야 한다.” 「대반열반경」 제6권.

“소승참(小乘懺)은 반드시 대비구를 부르고 대중스님들에 증명을 구하기 위해 오법(五法)을 갖춰야 하는데, 처음은 편단우경(偏袒右肩), 둘은 우슬착지(右膝着地), 셋은 합장이고, 넷은 죄명을 설하는 것이고, 다섯은 예족(禮足)이다. …대승 또한 작법(作法)이 있으니… 먼저 엄숙하게 도량을 깨끗이 하고, 향을 땅에 뿌리고, 실내에 둥근 단을 지어서 채색하고, 오색번을 걸고, 해안향(海岸香)을 태우고, 높은 자리를 펼치고, 24존상을 청하여….” 「원각경약소초」 제12권.

위 두 번째 인용문에서 어떻게 참회를 위한 절을 진행하며 도량을 장엄해야 하는가를 잘 묘사하고 있다. 위 과정으로 볼 때 우선 편단우견 한 다음,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왼쪽 무릎을 세우는 ‘호궤좌’를 취하고 합장한 뒤 참회의 죄명을 설하고 오체투지 하여 상대방의 발에 예를 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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