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에 이르는 길 - 대승불교의 지관수행법 - 천태의 지관 수행(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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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에 이르는 길 - 대승불교의 지관수행법 - 천태의 지관 수행(16)
  • 제주불교
  • 승인 2008.12.1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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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관법(觀法) : 10승관법-6


9) 안온히 참는 것(能安忍)






능안인이란 법장을 전환하여 묘혜를 열 때 내외강연(內外强軟) 두 가지 유혹을 거부하고 안인하는 관법이다.


앞서 설명한 지위차(知位次, 계위차례를 아는 것) 등 7가지 수행의 공에 의해 내외 장애를 안인하여 오품위에 도달했으나 거기서 더 분발하여 육근청정위(六根淸淨位)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된다.


안인이란 내외 역순의 경계를 인내하는 의미다. 번뇌·업·선정·제견·만심 등이 안의 적이고 명리권속 등의 유혹이 밖의 적이다. 이 두 적에게 유혹될 때에는 자행을 방해받을 뿐 아니라 화타행도 성취할 수 없다.


그러므로 능히 안인하여 내적(內敵)에게는 원융삼제의 원리에 입각하여 일심삼관을 써서 대처하고, 외적(外敵)에게는 막수막착(莫受莫著)·축덕로비(縮德露比)·일거만리(一擧萬里)의 3가지 방법을 가지고 처리해야 할 것으로 안다. 이것을 내삼덕 및 외삼덕이라고 한다.


막수막착이란 명예 등을 얻으려 하지 않고 또 이것에 집착하지도 않는 것이다. 축덕로비는 명리의 유혹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덕을 숨겨 세간의 이목을 야기시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며, 일거만리는 멀리 외딴 지역으로 가는 것이다.


특히 외적의 유혹에는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자행을 정진하여 육근청정위까지 도달하였으나 명문이양의 유혹에 빠져 화타로부터 자행까지도 타락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沙論)》에 따라 이것을 파패(破敗)의 보살이라고 한다. 이 파패의 보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강한 의지와 내외의 3술에 의해 강연 양적(兩敵)을 떨치고 안인행을 정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능안인의 관법은 혜사선사나 천태대사 지의 자신의 체험에 의거하여 세워진 것이다.


혜사선사는 《입서원문(立誓願文)》 말미에서 경전 강의나 공양 등에 대해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천태대사 지의는 이것을 《마하지관》에서 인용해 서술하고 있다. 진(陳)·수(隋) 2조의 제사(帝師)로 조야의 존숭을 한몸에 받은 지의가 명문이양의 유혹 때문에 자행화타가 방해받는 것을 실제 체험에 기초하여 통렬하게 경고한 것이다. 특히 외3술의 하나인 일거만리는 이러한 유혹을 회피할 수 없는 최악의 경우에 행하는 법이다. 지의가 금릉을 나와 천태산으로 들어간 것은 일거만리의 좋은 예이다. 지의는 구나발마(求那拔摩)가 왕위의 유혹을 거부하고 멀리 외지로 가서 수행한 것을 일거만리로 예를 들었다.





10) 법에 대한 애착을 버리는 것(無法愛)





이법애(離法愛)라고도 한다. 관법을 닦아 10신위(信位)를 성취하고 내외의 장애를 제거하여 육근청정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주위로 나갈수 없다면 그것은 법애(法愛)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것을 정타(頂墮)라고도 한다.


보통 정타라고 하면 4선근 가운데 제2 정위(頂位)에서 퇴타하여 악취로 생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지의는 《대지도론》에 의거하여 정취를 타재주착(墮在住着)하는 뜻으로 하고 있다.


10신위에서는 순도법애(順道法愛)가 생겨 악취로 떨어지지는 않지만 초주에 들지 못하는 주착을 의미하는 것으로 하였다. 이 법애를 거부해야만 비로소 수행자가 초주위로 진입할 수 있다.


법애를 끊는다면 초주위에 들어 정각을 이루고 실상을 알아 자연히 살바야해(薩婆若海)에 유입할 수 있다.


10승관법은 초주에 들 때까지 지관행을 설명한 것이므로 무법애의 관법을 최후로 하여 어떤 둔근행자라도 진위인 초주위로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담연에 의하면 10승관법 가운데 제1 관부사의경(觀不思議境)·제2 진정발심(眞正發心)·제3 교안지관(巧安止觀)·제4 파법편(破法遍)은 적용하는데 전후가 없다고 하고, 제5 식통새(識通塞)·제6 도품조적(道品調適)·제7 대치조개(對治助開)는 앞의 4가지를 성취하는 보조적인 관법이라 하며, 제8 지차위(知次位)·제9 능안인(能安忍)·제10 무법애(無法愛)는 앞의 7가지를 판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담연은 제1 관법에서 제4 관법까지의 관법이 10승관법의 기본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제1 관부사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담연은 《지관대의》에서 지관의 수행자를 상중하로 나누어 상근기는 관부사의경 1법만으로 족하다 하고, 중근기는 2내지 7종 관법을 필요로 하면, 하근기는 10승관법이 필요로 한다고 했다. 천태대사 지의에게는 이러한 규정은 없지만 담연은 《마하지관》을 해석하면서 위와 같이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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